보다 생산적이고 안전한 물류센터를 위한 무인운반차
무인운반차(AGV: Automated Guided Vehicle)는 공장이나 창고에서 화물을 운반하는 설비로 지게차 방식, 견인차 방식, 컨베이어 방식 등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 최근 들어 물류센터의 생산성을 높여주는 무인운반차 업체들의 경쟁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2003년 설립된 시그리드(Seegrid)는 스마트 물류센터를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전문업체다. 시그리드의 무인운반차 모델 중 하나인 무인지게차(Automated Pallet Truck)는 8,000파운드(약 3,628㎏) 중량의 화물을 자동으로 픽업, 운반, 전달할 수 있으며 시속 4마일(약 6.4㎞)의 속도로 주행 가능하다. 무인견인차(Automated Tow Tractor) 모델은 최대 10,000 파운드의 중량을 다룰 수 있다.
이러한 최신 무인운반차에 있어 중요한 기술이 바로 컴퓨터비전(Computer Vision)이다. 컴퓨터비전은 컴퓨터가 카메라와 같은 시각 센서를 통해 입력된 영상 및 이미지를 분석하여 주변 물체와 환경에 대한 정보를 생성하고 인식하는 기술이다.
시그리드의 무인지게차는 컴퓨터비전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경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자동으로 상세한 3D맵을 구축한다. 또한 관제 시스템을 통해 다수의 무인지게차를 동시에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으며 자동화된 트래픽 관리를 통해 설비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무인지게차는 작업 효율성뿐만 아니라 안전 강화를 위해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운반, 하역을 위해 사용하는 지게차는 사망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설비 중 하나다. 운전자 시야 미확보에 따른 작업자와의 충돌, 지게차 전복 등과 같은 사고가 주로 발생한다. 무인지게차는 안전 지침을 정확히 준수하기 때문에 사고의 위험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시그리드의 경쟁업체인 페치로보틱스(Fetch Robotics)는 로봇 기반의 물류센터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실리콘밸리에서 주목받고 있는 유망 스타트업이다. 페치로보틱스는 버추얼컨베이어(VirtualConveyor)라는 브랜드로 여러 무인운반차 모델을 공급하고 있다.
시그리드의 무인지게차 ⓒ Seegrid
보스턴다이내믹스 핸들 로봇 ⓒ Boston Dynamics
딥러닝으로 성능이 크게 개선된 팔레타이징 로봇
팔레타이징(Palletizing)이란 화물을 팔레트 위에 쌓는 것을 뜻하며, 디팔레타이징(Depalletizing)은 팔레트 위에 있는 화물을 컨베이어 등에 내려놓는 것을 뜻한다. 팔레타이징 로봇은 이전부터 쓰여왔으나 최근 들어 컴퓨터비전 및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의 도입으로 성능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Alphabet Inc.) 산하에 있다가 2017년 소프트뱅크에 의해 인수된 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는 원래 군사로봇을 주로 개발했으나 소프트뱅크가 인수한 이후에는 물류로봇 및 관련 솔루션의 비중을 강화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픽(PICK) 시스템은 택배상자 감지 및 팔레타이징을 수행한다. 픽은 고해상도 3D/2D 감지 기능을 통해 다양한 택배상자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운반한다. 택배상자의 위치와 크기를 식별하기 위해서 딥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한다. 픽은 시간당 720개의 상자 처리가 가능하며 다양한 형태의 상자 처리를 위해 인쇄된 내용, 색상, 테이프, 밴드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한다. 모양이 특이하거나 구멍이 있는 상자도 처리할 수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핸들(HANDLE)은 팔레타이징을 수행하는 모바일 로봇이다. 핸들은 2개의 바퀴형 다리(wheel-leg)을 가진 로봇으로 스스로 균형을 잡으면서 흡착식 로봇 팔을 이용해 상자를 옮긴다. 핸들은 15㎏ 중량의 화물을 다룰 수 있으며 시간당 360개의 상자를 처리할 수 있고 초당 4m 이동이 가능하다. 핸들은 지게차 하역이나 컨베이어에서 팔레트로 상자를 옮기거나 물류센터의 여러 곳을 다니면서 물품을 픽업해 팔레트에 쌓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픽 시스템 ⓒ Boston Dynamics
첨단 테크놀로지 도입 경쟁과 미래 전망
이들 업체 외에도 6리버시스템즈(6 River Systems), 오토모터스(OTTO Motors), MiR(Mobile Industrial Robots), 아이톤(Aethon), 오토스토어(AutoStore), 베크나로보틱스(Vecna Robotics) 등 여러 업체들이 스마트 물류센터를 위한 각종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솔루션에는 핵심 기술인 컴퓨터비전, 인공지능과 더불어 클라우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현재 DHL, 보잉, 다임러, GM, 월풀, 신세계, 롯데, 판토스 등과 같은 여러 국내외 물류업체, 제조업체, 유통업체들이 관련 솔루션을 도입했거나 도입을 준비 중이다. 우정사업본부도 무인지게차, 무인견인차 등을 비롯해 물류센터의 노동부하 문제 해결을 위한 자동화 설비 및 관제 서비스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이제 물류센터의 효율화와 안전성 강화를 위해 무인운반차, 팔레타이징 로봇 등을 비롯한 첨단 테크놀로지를 적극 도입하는 것이 중요한 트렌드가 됐다. 궁극적인 목표는 스마트 물류센터의 모든 공정을 무인화하는 것이며, 이를 위한 치열한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