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려는 소년의 첫 걸음
거친 세상에 놓여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스스로를 돌아보며 어느새 자란 자신의 모습을 노래한 내용의 <소년이 어른이 되어>라는 노래는 필자가 즐겨듣는 노래이다. 이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문득 궁금해진다. 우리는 언제부터 어른이 되기 시작한 것일까.
성인이 되어 다니는 대학교를 제외한다면 보통의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은 초등학교 6년, 중학교와 고등학교 각 3년씩을 더해 총 12년간 학교생활을 하며 사회인, 흔히 말하는 어른이 되기 위한 기본적인 소양을 쌓는다. 또한 또래들과 함께 어울리며 평생을 곁에 두고 함께 우정을 나눌 좋은 친구도 얻게 되는 곳이 바로 학교다. 취학연령이 된 어린이들은 의무적으로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되는데 일곱 살 남짓한 이 나이의 아이들은 부모 눈에 아직 혼자 문 밖에 내보내기엔 한없이 어리기만 하다. 그 동안 부모의 보살핌과 시선 안에서만 자라던 아이는 학교에 들어가면서 비로소 스스로 사는 삶을 시작하게 되는데, 그렇다면 이때를 어른이 되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한 해 두 해 학년이 올라가고 학교를 진학할수록 아이는 어린이에서 청소년이 되고 점점 더 부모 품에서 벗어나 스스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서운해 하거나 슬퍼하지 말자. 아이가 어른이 되어갈 뿐, 부모자식 간의 정이 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니니.
영양 가득한 명란과 시금치
우리나라에선 명란하면 보통 명란젓을 떠올린다. 염장 식품의 대표 격인 젓갈은 우리가 흔히 집에서 먹는 반찬인데 그중에서도 단연 최고봉은 명태의 알, 명란을 이용해 담근 명란젓이라 할 수 있다. 톡톡 터지는 재밌는 식감에 더해진 풍부한 영양과 특유의 고소함은 언제 먹어도 거부감이 없어 명란젓만의 매력으로 꼽힌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의 아침식사에 강한 짠맛을 가진 젓갈반찬보다는 주재료인 명란을 이용해 아이들 입맛을 사로잡을 독특한 반찬이 있다면 좋을 것인데 이 때 좋은 것이 명란 달걀말이이다. 풀어놓은 달걀을 얇게 부쳐 한쪽부터 돌돌 말아 어슷하게 썰어낸 달걀말이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고 먹기에 부담이 없어 아침밥상에 제격이다. 여기에 명란젓의 주재료인 명란을 달걀요리에 얹어 먹는 명란 달걀말이는 이웃나라인 일본에서도 즐겨 먹는 가정식으로 영양과 맛 어느 하나 빠짐없이 채울 수 있다. 여기에 한 가지 팁을 더해 썰어놓은 달걀말이 조각의 중앙을 다시 한 번 더 어슷하게 썰어 한쪽을 위아래로 뒤집어 놓으면 예쁜 하트모양으로 꾸며낼 수가 있다. 설레는 첫 등굣길을 앞둔 아이에게 부모의 사랑 또한 한껏 담아 표현할 수 있으니 아이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반찬이 될 것이다. 더불어 2~3월 제철을 맞는 바지락과 시금치를 넣고 끓인 된장국을 준비해보자. 본래 바지라기라는 이름이 줄어 바지락이라 불리는 이 조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는 조개이며 양식 또한 쉬워 어민들의 주 소득원 중 하나이기도 하다. 국물에 넣어 끓이면 시원한 맛을 내기에 여러 국물요리에 널리 쓰이는 바지락과 궁합이 좋은 채소는 시금치이다. 예로부터 채소의 왕이라 불릴 만큼 영양소가 풍부하기로 유명한데, 다양한 비타민이 골고루 들어있을 뿐 아니라 보혈강장補血强壯(피를 보충하고 장기를 튼튼하게 하다)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발육기 어린이들과 임산부에게 더없이 좋은 식품이다. 부드럽고 폭신폭신한 달걀의 식감에 톡톡 터지는 명란, 바지락으로 육수를 낸 시금치 된장국 한 숟갈은 어른이 되기 위해 한 발 한 발 내딛으며 학교를 가는 아이의 발자국마다 부모의 사랑도 함께 새겨줄 것이다.
Recipe
명란 하트 달걀말이
재료 계란 5개, 저염 명란젓 40g, 맛술 1Ts, 소금 1/2Ts
만드는 법
1 - 계란은 맛술과 소금을 넣어 잘 풀어준다.
2 - 명란젓은 껍질을 제거해 보슬보슬하게 풀어서 준비한다.
3 - 사각 프라이팬을 달군 후 식용유를 살짝 두르고 계란물의 1/3을 부어 살짝 저어준 뒤 명란젓을 길게 올려 모양을잡 아준다.
4 - 남은 계란을 반씩 나눠 부어가며 익혀 말아준다.
5 - 완벽하게 익은 계란말이는 한 김 식혀 모양을 잡아준다.
6 - 식은 계란말이를 1cm 간격으로 자른 뒤 비스듬하게 잘라 하트모양을 만들어준다.
바지락 시금치 된장국
재료 백된장 90g, 물 1L, 시금치 150g, 바지락 10마리, 다진마늘 1Ts, 천연 조미료 2Ts
만드는 법
1 - 시금치의 뿌리부분에 十자로 잘라 잘게 뜯어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다.
2 - 해감 한 바지락은 굵은 소금을 뿌려 문질러 닦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둔다.
3 - 찬물에 바지락을 넣어 끓이다가 거품이 생기면 걷어가며 5분간 끓여준다.
4 - 천연 조미료와 다진 마늘을 넣어 끓어오르면 된장과 시금치를 넣어 한소끔 끓여낸다.
천연 조미료
재료 국물용 멸치 50g, 건 보리새우 50g, 건 표고버섯 100g, 다시마 10g
만드는 법
1 - 국물용 멸치는 내장을 제거한 뒤 몸통과 대가리까지 마른 팬에 볶아 수분을 바싹 말려준다.
2 - 다시마를 보리새우와 같은 크기로 가위로 잘라준 뒤 멸치와 같은 방법으로 볶아준다.
3 - 수분을 날린 재료들을 넓게 깔아 뜨거운 열기를 한 김 식혀준 뒤 믹서에 넣어 갈아준다.
4 - 갈아둔 천연 조미료는 국이나 찌개 볶음에 적당히 넣어 먹는다.
요리/푸드스타일링 한희원 대표, 이진영 쉐프(Cooking & ) 02.568.1003
그릇 내찬기 & 권기수 콜라보레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