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큰 토끼의 간 이야기
동해에 사는 용왕이 중병이 들었는데 어떤 약도 소용이 없었다.
하루는 세 명의 도사가 나타나, 육지에 사는 토끼의 생간이 즉효약이라 일러주었다. 이 말에 수궁의 대신들이 회의 끝에 결국 자라가 육지에 나가 토끼를 잡아오기로 했다. 육지에서 우여곡절 끝에 토끼를 만난 자라는 용궁 세계에 대해 온갖 자랑을 늘어놓으며 용궁에 가서 함께 살자며 토끼를 유혹했다.
그러나 용궁에 도착한 토끼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는다. 용왕은 토끼를 환대하더니 곧 신하들에게 토끼의 간을 꺼내라는 명을 내렸다. 토끼는 눈앞이 노래졌다. 부귀영화를 누린다 해서 따라왔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스스로 무덤 속으로 걸어 들어온 꼴이었다. 하지만 토끼는 그럴수록 정신을 바짝 차리며 당당한 목소리로 용왕에게 말했다.
“제 간은 매우 귀한 거라 평소에는 가지고 다니지 않기 때문에 지금은 간을 꺼낼 수 없습니다.”
토끼의 말에 용왕이 펄쩍 뛰며 그런 거짓말이 어디 있느냐고 따졌다. 그러나 토끼는 더욱 침착하게, 그렇게 뛰어난 효험이 있는 간을 몸에 지니고 다닌다면 누가 꺼내 가더라도 진작 꺼내 가지 않았겠냐며 그럴싸하게 자신의 논리를 펼쳤다. 그러자 용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간이 어디 있는지를 물었다. 이에 토끼가 청산녹수 맑은 물에 씻어 바위 밑에 감추어 두었는데, 자기를 육지로 잠시만 보내 주면 얼른 갖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토끼의 말을 믿은 용왕은 자라에게 토끼를 육지에 데려다 주라고 했다.
그러나 육지에 도착하자마자 토끼는 깡충깡충 도망가며 어리석은 자라를 놀려댔다. 간을 빼놓고 다니는 짐승이 어디 있느냐고, 그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믿지 말았어야 했다며 자라를 비웃으며 달아났다.
딱 한 발만 앞서 가라
자라가 다 잡은 토끼를 눈앞에서 놓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너무 무지했거나 한발 앞서서 생각하지 못한 탓이다. 바다 속 어디에도 간을 빼놓고 다니는 자가 없다는 것을 간과한 무지와, 토끼가 일단 물 밖으로 나가면 자신보다 강자라는 사실을 예상하지 못했다.
남보다 크게 앞서 생각하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한발 앞선 생각을 해야 위기를 희망으로 돌려놓을 수 있는 순발력이 발휘된다.
경영자나 리더들이 보통 사람과 다른 것은 시대의 경향을 읽을 줄 아는 직관력과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거기다가 그들은 이 트렌드를 사업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 중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나 일본의 최고 갑부인 소프트뱅크 손정의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사람들이 디지털 경제에 관심을 갖지 않았던 때부터 그들은 디지털 경제를 예견하고 그 거대한 산업 변화에 맞는 사업을 준비하고 일구어왔다.
따라서 날마다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업무 안에서도 끊임없이 진부하고 구태의연한 사고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의식적으로 기울여야 한다. 할 수 있다면 기꺼이 외부로부터의 자극을 만들어낼 줄 알고, 끊임없이 현상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 성실하고 열심히 일하는 것만으로는 지속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한 발 앞선 의식구조로 사는 일은 때로 타인에게 오해의 시선을 받을 수 있다. 어떤 분야에서든 수많은 선지자와 선구자들이 제 정신이 아닌 사람으로 취급 받거나 시련과 박해를 당했던 사실은 역사 속에서 무수히 많이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앞서가는 사람에게는 기회와 넓은 선택의 폭이 있다. 세상이 가는 방향을 예의주시하자. 한 시대를 앞서가는 일은 많은 덕목을 요구한다. 타고난 예지력과 통찰력을 가진 사람들이 시대를 앞서가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한 발짝만 앞서 나가자. 그것은 누구든 노력으로 가능하다.
독서는 미래를 열어주는 창
CEO들은 일반인들보다 책을 많이 읽는다. 우리나라 성인의 월평균 독서량이 1.3권에 그치는 데 반해 그들의 월 평균 독서량은 2~3권이다. 특히 경제·경영서를 가장 즐겨 읽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CEO들은 책을 읽음으로써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어 좋다는 대답이 가장 많았고 시대의 트렌드 포착, 경영 아이디어 발굴 등을 중요한 소득으로 꼽는다. 독서의 중요성을 아는 CEO들은 자사의 기업문화에 독서운동을 크게 활성화하는 경우도 많다. 순간마다 생존경쟁을 벌이는 기업들이 어쩌면‘한가해 보이는’독서경
영을 강조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급변하는 기업 환경과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독서가 취미가 아니라 필수이기 때문이다.
그 할 일 많고 바쁘다는 CEO들보다 책을 적게 읽는 직장인이라면 자신의 독서량과 독서력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독서를 통한 지적 역량을 강화하는 것만이 불확실이 높아만 가는 외부 환경에 더 효과적·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으며, 새로운 지식과 간접경험을 쌓게 함으로써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된다. 신제품이나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는 데도 유용하다. 아마존을 창업한 제프 베조스가 비행기 안에서 잡지를 읽다가 인터넷의 급부상을 알았고 이것이 아마존 창업의 계기가 된 것은 유명하다. 따라서‘한가하게 책 읽을 시간이 어디 있느냐?’하고 핑계 대는 사람은 차라리 나는 변화와 성장을 원치 않는다고 고백하는 편이 나을지 모른다. 꿈이 큰 사람, 목표에 대한 확고한 열정이 있는 사람, 위기에 대한 준비가 철저한 사람일수록 책 읽을 시간을 어떻게든 낸다. 하루 중 책 읽을 시간이 남길 바라지 않고 책 읽을 시간을 중요한 자신의 스케줄에 넣는다는 것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