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봄 주주들에게 편지 보내는 워렌버핏
버크헤더웨이 회장 워렌 버핏은 매년 봄에 버크의 주주들에게 편지를 보낸다. 미국의 유명 경제지 <포브스>에서 2008년 최고 갑부로 뽑은 워렌 버핏의 추정 재산은 약 620억 달러(약 62조 원). 세계에서 가장 돈이많은 사람으로서‘투자의 귀재’라 불린다.
버크의 홈페이지(www.berkshirehathaway.com/lettles/lettles.html)에 가면 1977년부터 매년 주주들에게보낸 편지가 잘 정리되어 있다. 금년 2월에 발송된 메일은 2007년 회계연도에 대한 사업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대략 A4 용지로 21장 정도의 분량이다. 1965년부터 지금까지 버크의 장부가치 실적 요약 및 S&P와의 비교, 버크의 가치 영역, 기업 인수, 탁월한 사업∙최선의 사업∙최악의 사업, 버크가 경영하는 4가지 중요 영역─보험∙유틸리티사업∙생산서비스∙소매기업, 금융 및 금융 상품, 투자, 연례 미팅 등에 관하여 소상하게설명하고 있다.
공감은 논리가 아닌 이야기에서
편지는 창의력을 키우고 전체를 읽을 줄 아는 혜안을 제공하며, 작은 일에도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게 되고,상대로 하여금 공감을 이끌어내게 하는 위대한 작업이다. 또한 상대를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매체이기도하다.
우리는 앞으로 점점 좌뇌 구도적 사고(변호사∙회계사∙엔지니어)에서 우뇌 구도적 사고(연예인∙카운슬러∙예술가∙소설가∙만화가)로 이동해야만 미래를 열 수 있다고 본다. 편지는 미래를 여는 완벽한 동반자임을 CEO들이 감지해야 할 점에 주목하여야 한다.
물론 워렌 버핏이 변호사나 회사의 CFO/CMO를 통하여 숫자적이며 언어적이고 기능적∙분석적인 정보차원의 인포메이션을 주주들에게 프린트물로 배포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편지라는 매개물로 동시적이며, 은유적이며, 심미적이며, 문학적인 예술경영의 차원으로 주주들을 감동시키는 한편 쉽고 보기 좋게 이익과 손해를 극명하고도 단순하게 마음에 전달하고 있다. 숫자가 아닌 가능성의 여부와 미래의 종합적인 예상을 시사하기에 당연히 주주들은 그의 편지에 100% 믿음을 가진다. 그래서 불안해 하지 않고 일단 큰 변동과 동요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숫자적인 보고는 얼마나 삭막하고 불안하기만 한가? 근시안적인 해답 외에는 예상과 비전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를 못 한다. 병원에서 차트만을 보고 설명을 하면서‘2분 미팅’을 하는 의사가 못내 아쉽고 불안함을 대다수의 사람들은 실제로 경험하였을 것이다. 과거의 내 건강과 앞으로의 건강을 동시적이며 총체적으로 듣고 싶은 것이다. 인간은 선천적으로 논리가 아닌 이야기를 이해하는 것에 익숙하고 공감을 더쉽게 한다.
편지를 잘쓰는 CEO들
앞으로 CEO는 예술경영을 편지를 통하여 이루어 나가야만 지속적인 경영, 투명경영, 인류에 이바지하는디자인경영으로 존속할 수 있다고 믿는다. ‘행복한 CEO’를 운영하면서 많은 CEO와 인터뷰를 하는 중에 이러한 예술경영의 면모를 보게 된다.
태창철강의 유재성 회장은 친필로 편지를 써서 스캔하여 월요일 조찬미팅을 대신하며, 엘지의 남용 부회장은 월요일 아침 스토리텔링으로 직원들에게 감성경영을 전파하기로 유명하다.
KTF 조영주 사장, 엘아이지넥스원의 이동하 부사장, 우정사업본부 정경원 본부장, 그레이프커뮤니케이션의 채수삼 회장, 엘아이지 손해보험의 구자준 부회장,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방일석 올림푸스 사장, KT 남중수 사장, 63빌딩 정이만 사장, 삼익TKF 심갑보 사장, 우림건설 심영섭 회장, 에스텍 박철원 부회장, 휴넷조영탁 대표, 현대엔지니어링 김중겸 사장, 금융위원 전광우 원장, 삼성경제연구소 강신장 전무 등이 모두그런 분들이다. 전 코카콜라 사장 더글러스 데프트의 편지는 아직도 코카콜라 직원들의 가슴에서 감동을 일으키고 있다. “삶은 경주가 아니다. 한 걸음 한 걸음 나가며 음미하는 여행이다. … 어제는 역사이며, 내일은 미스테리이며, 오늘은 선물이다.”
기업은행장이었던 고 강정원님의 마지막 편지 또한 IBK의 신화가 되었다. “지난주에는 첫눈이 왔습니다.” 연애편지 풍의 지극히 감성적인 글로 직원들과 대화했던 강정원 행장이 그리워지는 오후이다.
모쪼록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CEO들이 더 많은 편지쓰기를 발판삼아 든든한 4만 불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기대하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