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생각하는 사람’을 만날 볼까
가족과 함께라면 어디든지 행복하겠지만 교육과 나들이 두 가지를 충족시키고 싶다면 미술관 나들이를 추천한다. 미술 감상은 아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은 물론 창의력과 사고력을 길러준다.
먼저 올 여름에 핫 이슈가 되고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곳이 서울시립미술관이다. 이곳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근대 조각의 선구자 오귀스트 로댕(1840-1917)의 회고전이 열린다. 로댕은 르네상스 거장 미켈란젤로 이후 최고의 조각가로 꼽히고 있는데 이번 전시회에서 석고, 청동, 대리석 등 113점의 조각 작품을 비롯해 드로잉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작품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이번 전시를 통해 그의 예술 세계와 삶을 조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전시회에는 로댕의 천재성을 세상에 알려준 <청동시대>를 비롯해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지옥문>에 등장하는 <생각하는 사람>, <입맞춤>, 근대 조각의 혁명이라고 일컬어지는 <발자크>상 등이 전시되고 있다. 로댕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안겨 준 작품은 <지옥문>이다. 로댕은 1880년 프랑스 정부의 요청으로 오르세미술관에 세워질 장식 박물관을 장식하는 일을 위촉받아 단테의 <신곡>중 처참한 지옥의 형상을 주제로 <지옥문>을 제작한다. <지옥문>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인물이 <생각하는 사람>이다. 벌거벗은 채 오른손을 턱에 괴고 벼랑 끝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는 남자의 조각상, <생각하는 사람>은 로댕에게 명성을 안겨 주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생각하는 사람>을 청동 작품이 아닌 로댕이 직접 손으로 빗은 초대형 채색 석고 작품으로 만날 수 있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로댕의 <입맞춤>
도심에서 로댕을 깊게 만나고 싶다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로댕의 회고전으로 감상했다면 태평로 2가 삼성생명 본관에 있는 로댕 갤러리에서 로댕의 청동 작품을 이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로댕 갤러리는 로댕의 작품 <지옥문>과 <칼레의 시민>이 상설 전시되고 있는데 시립미술관에서 채색 석고상 <생각하는 사람>을 만났다면 로댕 갤러리에서는 인물과 장면을 풍부히 살려 3차원적 공간으로 표현한 <지옥문>을 만나보자.
<지옥문> 옆에 전시되고 있는 <칼레의 시민>은 14세기 영국으로부터 프랑스 북서부 항구 도시 칼레시(市)를 구한 여섯 시민의 군상이다. <칼레의 시민>은 한 사람씩 독립된 조각처럼 각각 내면의 고통을 연출하고 있으면서도 무거운 열쇠로 연결되어 있어 공동체 운명을 표현한 작품이다. 로댕 갤러리에서 일반인들에게 전시 작품을 설명해 주는 도슨트 제도를 이용하면 더욱더 감상을 쉽게 할 수 있다.
영국 근대회회전 중 윌리엄 콜린스의 <물고기 잡는 아이들>
올 여름 가볼 만한 미술 전시
로댕의 영혼이 담긴 조각을 감상했다면 국립 중앙박물관에서 그리스 시대의 유물전을 감상하는 것은 어떨까. 136점의 그리스 유물들은 건축, 미술, 신화 등 4가지 테마로 나누어져 있어 감상의 폭이 넓다.
그리스 유물전을 통해 서양 역사의 근원을 공부했다면 서울 역사박물관에서 서울의 변천사를 감상해 볼 것을 추천한다. 서구 역사와 서울의 역사를 비교해보는 것도 아이들에게 좋은 학습 효과를 줄 것이다. 서울의 역사와 비교해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예술의 전당에서 9월 26일까지 열리고 있는 19세기 영국 근대회화전이다. 영국 근대회화전은 영국의 자연과 영국인들의 삶을 그린 작품들로 윌리엄 터너, 존 컨스터블 등 영국 낭만주의 화가들로부터 폴 고갱, 보나르, 피사르 등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 116점이 전시되고 있어 사진과 다른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