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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이 열리는 평창의 자랑거리
우리가 평창이라 부르는 지역은 생각보다 넓다. 강원도 평창군의 대관령면, 진부면, 용평면, 대화면, 봉평면, 방림면, 평창읍, 미탄면을 포함한다. 평창군 대관령면에 닿기까지 ‘HAPPY 700’이라 적힌 표지판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이는 평창군의 평균 지대가 700m라는 뜻이라고 한다. 고도 700m는, 인체에 가장 적합한 기압상태로 생체리듬에 좋으며 모든 동식물의 생육에 최적의 조건이란다. 뇌에 분비되는 멜라토닌 호르몬의 증가로 5~6시간만 잠을 자도 충분한 수면효과가 있다는 것과 노화를 지연시킨다는 것, 산성비가 없이 맑고 신선한 공기가 있는 지역이라는 것도 모두 이곳 평창의 자랑이다.
이번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95개국 선수 2,900명이 15종목, 102개의 금메달을 놓고 경쟁한다. 경기장은 평창과 강릉, 정선에 나뉘어 있지만 개·폐회식장과 스키점프 등의 설상 경기는 평창과 정선, 빙상 경기는 강릉에서 열린다고 보면 된다. 설상 경기가 열리는 곳은 ‘평창 마운틴 클러스터’, 빙상 경기가 열리는 곳은 ‘강릉 코스탈 클러스터’로 불린다.
ⓒ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추진위원회
대관령우체국 그리고 삼양목장의 우체통
여섯 명의 집배원과 세 명의 사무실 직원이 있는 대관령우체국. 이곳에서 일한 지 삼십여 년이라는 채능수 국장이 말을 꺼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덕분에 이곳에도 사람이 많아요. 해외로 나가는 우편물도 많고, 요즘 아주 바빠요.”라며 들뜬 목소리다. 평창에선 어떤 곳보다 선자령과 삼양목장을 꼭 둘러보라 한다. 2월부터 올림픽 동안 올림픽 거점 우체국에서는 맞춤형 우편상품 스토어를 운영하는데 우표문화상품(기념 우표, 엽서 등)은 물론 우체국쇼핑 상품도 판매한다. 지역 우체국은, 이렇게 지역의 문화적 근거지 역할도 도맡아 한다. 또한, 지역 우체국마다 있는 관광 일부인에는 그곳을 대표하는 이미지가 담겨있는데, 정동진의 정동우체국에서는 근처의 조형물인 모래시계가, 대관령우체국에서는 삼양목장의 양떼를 볼 수 있다. 이처럼 관광 일부인을 보고 그곳을 찾아가는 것도 색다른 여행의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평창의 관광 일부인에 담긴 대관령 삼양목장은 사계절 각기 다른 모습으로 봄에는 들꽃, 여름에는 초록,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하얀 눈 세상이다. 온전히 자연과 날씨에 풍경이 담기는 목장이다. 5월부터 10월에는 양몰이 공연과 동물 먹이주기 체험, 초원 음악회, 새해에는 해돋이 행사도 열린다. 지금은 눈 덮인 풍경이 펼쳐지지만, 눈이 녹고 초록 풍경이 펼쳐지는 모습도 실제로 보고 싶어진다. 목장의 맨 위편에는 해발 1,140m의 동해전망대가 있는데, 시선의 끝에 동해가 펼쳐진다. 빼곡하게 채워진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는 것, 때론 전망대에 오르고 높은 곳에 올라 내려다볼 때, 나를 제외한 모든 것이 작게 보일 때, 정상에서 맞는 그 바람이 참 달다.
광장 옆의 목장매장에서는 라면, 과자 등을 비롯해 이곳에서 기른 소의 우유로 만든 ‘에코만주’를 판매 중인데 맛도 좋고 이곳에서만 판매하니 의미가 있어 선물로도 좋다. 1972년부터 대관령에 있다는 이 목장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의 눈과 귀, 마음과 몸을 한결 가볍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이곳에는 조금 특별한 우체통이 있다. 젖소가 목에 걸고 있는 우편 가방에 우표를 붙인 엽서를 넣으면 대관령우체국을 통해 수신자에게 배달된다. 총 2곳에 이 우체통이 있는데, 광장과 가까운 우체통 옆에는 이해인 수녀의 시가 적혀있다.
‘네가 누구인가 /내가 누구인가 /발견하고 사랑하며 편지를 쓰는 일은 /목숨의 한 조각을 떼어주는 행위/ 글씨마다 혼을 담아 멀리 띄워 보내면/ 받는 이의 웃음소리 가까이 들려오네 /바쁜 세상에 숨차게 쫓겨 살며 /무관심의 벽으로 얼굴을 가리지 말고/ 때로는 조용히 편지를 써야 하리’ 로 이어지는 시(‘편지쓰기’, 이해인). 우체통 옆에서 이 시를 보니, 마침 생각나는 이에게 무언가 적어보고 싶어진다. 편지를 쓰는 행위는 보내는 이가 받는 이에게 시간을 쓰는 일, 시간을 들여 오롯이 그 상대를 생각하는 것이라 한다. 그곳에서만 파는 엽서, 그곳에서 특별히 찍어주는 소인을 담아서 보내고 싶은 마음. 원래 사랑은 작은 것, 자신이 본 좋은 것을 나눠주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되니까.
삼양목장과 가까운 곳에는 하늘목장이란 곳도 있다. 삼양목장이 겨울을 제외하곤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곳이라면, 하늘목장은 트랙터 마차를 타고 오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두 목장 모두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데, 특히 하늘목장에선 눈썰매도 무료로 탈 수 있다.
ⓒ 평창군청
평창의 맛을 찾아서
평창은 맛있는 것도 많은 고장이다. 한우, 메밀국수, 오삼불고기, 황태 등이 유명하다. 아무래도 공기 맑고, 자연이 좋으니 식재료가 실하고 음식이 맛있는 건 당연한 일! 대관령 한우는 명품한우 특허등록이 되어 있다. 맛을 보장하며 정육점과 식당이 함께 있는 곳도 많다. 또한, 이 지역은 황태덕장이 많은데, 원래 황태는 명태다. 겨울철 눈보라와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추위에 명태가 얼어붙고, 낮의 따스한 햇볕에 녹는 과정을 반복하며 황태로 거듭난다. 그래서 그 과정을 눈여겨본 시인들을 통해 종종 황태가 시의 소재로 등장했나 보다. 황태는 해장국으로도 먹고, 구이로도 먹는데 여러 덕장을 지나고 난 뒤에 맛보는 황태는 진정 꿀맛이다. 메밀막국수, 오삼불고기도 남녀노소를 불문한 인기음식. 횡계 로터리 부근에는 오삼불고기 거리가 있고, 메밀막국수는 월정사 가는 길, 봉평면 등지에 여럿 있다.
ⓒ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여행의 또 다른 방법, 평범한 숙소에서 벗어나기
이번 겨울 평창과 강원지역 여행을 생각하고 있다면 평소 머물던 숙소에서 벗어나 자연을 보다가까이할 수 있는 곳은 어떨까? 강원도의 다양한 사찰(인제 백담사, 양양 낙산사, 동해 삼화사, 속초 신흥사, 평창 월정사)에선 템플스테이가 진행되고, 체험형과 휴식형 프로그램으로 선택할 수 있다. 여행의 시간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일부러 만들어 본다면 어떨는지. 또 오대산 국립공원 안의 방아다리 약수터에는 조금 특별한 숙소가 있다. 울창한 전나무 숲속 휴식공간인 ‘밀브릿지’란 이름의 공간인데, 계절의 분위기를 눈과 귀로 느끼면서 즐길 수 있다.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눈이 오면 눈이 오는 대로, 자연스러운 그 풍경이 이곳의 매력을 더한다.
이처럼 강원도 평창의 겨울은 먹고 즐길 것들이 다양하다. 지난해 말 개통된 KTX 경강선으로 더욱 쉽고 빠르게 갈 수 있으니, 겨울의 강원도는 분명 한층 더 매력적인 여행지가 되었다. 강원도의 품 안에서 보다 활기차고 뜨거운 열정을 느껴보자. 추울 때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그 에너지와 그 마음에 조금 더 귀를 기울여보자. 입춘을 앞두고 추위는 저만치 사라질 것이다.
여행 Note
겨울에 집을 떠나 어디론가 향해 가는 것은, 큰 결심을 전제로 한다. 춥지만 추위를 뚫고 그곳을 만나러 가는 열정! 눈도, 입도 즐거운 여행을 위해 짧고 굵게 정리한 평창 여행 정보를 참고하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추진위원회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2월 9일부터 25일까지 총 17일간 열리는 겨울 스포츠 축제. 총 7경기, 15종목으로 102개의 메달을 두고 경쟁한다. 주 개최지인 평창을 포함해 강릉과 정선에서 열린다. 개·폐회식이 열리는 평창 올림픽플라자의 라이브사이트, 메달 플라자, ICT 문화 체험관, 전통문화 체험관 등에서 매일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린다.
설상 경기 : 진부(오대산)역·평창역, 횡계·진부·장평·정선 버스터미널.
빙상 경기 : 강릉역·강릉 버스터미널 이곳에 하차하면 무료 셔틀 및 시내버스를 타고 경기장 접근 가능.
www.pyeongchang2018.com
ⓒ 김종오
밀브릿지
자연에 기대어 휴식을 취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는 곳. 조선 숙종 때부터 그 약효를 인정받아온 방아다리 약수터 근처의 전나무 숲 쉼터로 당일 또는 숙박 프로그램이 있다. 자연과 어우러진 개별 숙소. 진정한 쉼을 원하는 이들이 아끼는 공간이다.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방아다리로 1011-26
millbridge.co.kr
대관령 눈꽃축제
1993년 대관령의 시골 청년들이 모여 시작한 대관령 눈꽃축제는 눈과 얼음 위에서 즐길 수 있는 체험 행사다. 특히 올해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성공을 자축하는 승리의 축제로 더욱더 풍부해진 즐길 거리와 색다른 테마별 체험 이벤트로 관광객을 맞이한다. 눈으로 만든 조각전시, 눈썰매와 미끄럼틀 및 썰매장도 운영한다. 2월 7일부터 22일까지.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대관령로 135-6
www.snowfestival.net
오삼불고기 거리
고산지대에 위치한 횡계의 추운 날씨가 매콤한 고추장과 궁합이 잘 맞아, 이곳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오징어, 돼지고기(삼겹살), 고랭지 청정야채가 만나 ‘오삼불고기’란 이름의 메뉴로 탄생했다. 음식이 인기를 끌며 오삼불고기 거리도 조성됐는데 그중에서도 추천할 곳은 도암식당과 납작식당.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대관령로 97
선자령
제주에 올레길이 있다면 강릉에는 바우길이 있다. 산 위에 흰 바람개비처럼 펼쳐져 있는 우리나라 최대의 풍력단지를 따라 걸으며 만나는 풍경이 예술이다. 바우길 1구간 선자령 풍차길(총 12km)은 채능수 대관령우체국장이 종종 직원들과 함께 찾는 곳이라고도 전했다.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baugil.org
유명식당
막국수의 주원료인 메밀은 피를 맑게 해주고 소화가 잘 되며 피부미용에 좋아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한 그릇 뚝딱, 물과 비빔, 한우와 돼지 수육도 판매하는 곳. 특히 비빔 막국수, 꿩고기로 만든 만두가 큰 인기다. 강원도 옥수수 막걸리, 정선 곤드레 막걸리도 판매한다.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전나무길 3
033-334-1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