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부터 환자 크게 늘어
수족구병은 바이러스 감염 질환이다. 이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콕사키 바이러스나 엔테로바이러스에 속하는 것들이다. 주로 봄부터 본격적으로 환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해 여름철까지 환자 수가 크게 늘어난다. 주요 증상은 입안이나 손과 발에 물집이 잡히는 것이다. 심한 경우 입안에는 물집이 터진 뒤 염증으로 악화된 궤양이 생기기도 한다. 물집은 발보다는 손에 더 많이 생기며, 손바닥이나 발바닥보다는 손등 또는 발등에 더 많이 생기는 특징이 있다. 이름이 수족구병이지만, 물집은 사타구니 쪽에 생기기도 한다. 대부분 일주일 정도 지나면 저절로 좋아진다. 이런 물집과 함께 미열이 나타나기도 하나, 열조차 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물집이 잡히는 곳이 손과 발, 그리고 입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진단이 그리 어렵지는 않다. 이 질환에 걸린 아이들의 부모들도 잘 관찰하면 진단이 가능할 정도다.
드물게 뇌염 등과 같은 합병증 나타나
수족구병에 걸려도 심각한 합병증을 겪는 이들은 거의 없다. 물집과 같은 증상으로 인해 아이들이 식사를 제대로 못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증상이 가볍고 저절로 낫는다. 하지만 드물게 나타나는 합병증은 중증인 경우가 있다. 바이러스가 뇌 조직을 침투한 경우 뇌막염이나 뇌염, 마비성 질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원인 바이러스 가운데 엔테로바이러스 종류인 경우 합병증이 더 잘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보건당국이 수족구병에 대한 주의보 등을 내릴 때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종류를 잘 관찰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수족구병은 어린이들만 걸리나?
질병관리본부나 건강보험공단 등 보건당국의 통계 자료를 보면 수족구병은 대부분 어린아이들이 걸린다. 2011~15년 자료에서 연령대별로 분석한 것을 보면 10세 이하가 전체 환자의 97%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으로 많다. 특히 전체 환자의 81%가 5세 이하일 정도로 어릴수록 더 많이 걸린다. 어릴 적에 면역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원인 바이러스가 쉽게 침투해 번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연령대에서 수족구병 환자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전체 환자 가운데 10대가 2%를 차지했고, 이어 30대가 0.7%, 20대가 0.7% 등으로 집계됐다. 그 밖에 40대나 50대, 60대 이상은 0.1%였는데, 환자 수가 많지는 않아도 전 연령대에서 수족구병이 나타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즉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수족구병을 앓은 환자와 접촉하면 누구나 감염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는 말이다.
중국, 동남아 여행에서도 감염 주의해야
바이러스나 세균이 스스로의 힘으로 국경을 넘어서까지 멀리 이동하는 사례는 찾기 쉽지 않다. 대신 매개체가 있으면 이런 감염병도 전파는 가능하다. 최근에는 비행기 등 교통수단이 발달하여 아프리카 오지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 질환도 2~3일 사이에 전 세계로 퍼질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이 때문에 해외여행 시 수족구병 등 각종 감염병 유행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실제 중국과 동남아에서 수족구병이 크게 유행하던 2009년에는 국내에서 돌쟁이 아이가 수족구병에 걸려 사망하거나 뇌사에 빠진 사건도 있었다. 당시 중국 등지에서는 합병증이 더 심각한 엔테로바이러스에 의한 수족구병이 유행할 때였다. 이 바이러스들이 중국 일대를 다녀 온 관광객을 통해 국내로 전파되어 중국 여행을 다녀오지 않은 어린아이들도 이 감염병으로 인한 피해를 받아야 했던 것이다.
바이러스 묻지 않도록 손 씻기 철저히 해야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들은 코와 목에서 나오는 분비물인 침이나 가래는 물론 물집에서 나온 진물 등에 접촉했을 때 감염될 수 있다. 또 감염된 환자의 대변을 통해서도 사람 사이 전파가 가능하다. 이 감염원들은 우리 손에 가장 많이 묻기 때문에, 손을 철저히 씻는 것이 수족구병 예방의 첫걸음이다. 특히 어린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 더욱 철저한 손 씻기가 필요하다.
외출 뒤 귀가하거나 배변 뒤, 식사 전후, 기저귀 교체 전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요령은 흐르는 물에 비누 등을 이용해 30초 이상 씻어야 한다. 기침 예절도 중요하다. 감염된 사람의 침이나 콧물 등으로 전파가 가능하기 때문인데, 기침을 할 때는 휴지나 옷깃으로 입이나 코를 가려야 한다. 감염 전파를 막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다른 아이들이나 사람들에게 접촉하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도 필요하다. 손이나 발, 입안에 물집이 잡히면 수족구병을 의심하고 신속히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하며, 수족구병으로 진단되면 적어도 일주일 동안은 유치원이나 학교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보내지 않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