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문화와 만나십시오
교통과 통신이 고도로 발달된 현대에 이르러 세계 각국간의 거리는 무척 가까워졌다. 그래서 '지구촌'이라는 말이 흔히 쓰이게 되었겠지만, 과연 우리는 다른 나라 사람들의 삶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오대양 · 육대주 널리에 퍼져 있는 수많은 이웃들은 어떻게 생긴 집에서, 무엇을 먹고, 무슨 옷을 입으며, 어떠한 생각을 하며 살아 가는 것일까.
지금 불고 있는 세계화 · 국제화의 열풍 속에는 지리상의 간격이 아닌 마음의 간격을 좁혀 보고자 하는, 우주에 대한 지구촌 주민끼리의 따스한 연대감이 굽이돌고 있다.
100 여국의 희귀 민속자료 전시
세계 구석구석의 희귀 유물과 민속문화 자료를 집대성한 지구촌민속박물관은 지난해 12월 23일 문을 열었다. 서울 남산의 서울타 워 본관 지하 1층에 자리잡은 이 박물관에는 세계 100여개국 다양한 민족들의 의복과 음식 용기, 신앙물과 각종 의식용품 등 2만여점이 모였다.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세계를 내다보고 지구촌 이웃 주민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350여평의 지구촌민속박물관은 입구로부터 지구촌 오지 민속문화관을 비롯해 아시아 · 유럽 · 아프리카 · 아메리카 · 오세아니아 · 아프리카 · 한국 · 일본 · 중국 민속문화관 등이 빙 둘러져 있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은화 : 금속, 오스트레일리아

눈신발 : 나무, 알래스카
이어 각국의 인형들을 모은 인형의 집, 등기구 코너, 퇴침 · 풍구 · 절구 코너, 농경 · 수렵 · 목죽 코너, 지팡이 코너, 스푼 · 저울주 · 칼 · 다리미 · 미싱 담뱃대 등을 모은 생활소도구 코너, 민속악기 코너, 주전자 코너, 우리의 하회탈을 비롯해 각국의 탈을 모은 지구촌얼굴 코너가 흥미를 더해 주고 있다.
박물관 군데군데에는 인도네 시아와 뉴기니, 미국 인디언 원주민들이 사용하던 장승도 세워져 있어 우리 나라 등 세계의 장승문화도 비교해 볼 수 있다.
그밖에 각국의 우표 · 주화 · 부채 · 골무 · 떡살 · 세공품 · 문방구 · 나이프 · 공예품 · 종만을 한데 모아 진열한 각각의 모음관들이 있어 걸음을 멈추게 한다.
지구촌민속박물관에서는 세계 最高 · 最古의 유물들과 만날 수 있다. 거북 등껍질로 만든 세계에서 가장 큰 탈,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주조한 무게 1.999kg짜리 세계 최대의 은화. 중국 청대의 용포와 궁중 지장함 등이 그것이다.

청자 사자 모양 소변기 : 중국 진대

의식용 가면 : 나무, 풀, 아프리카
또한 공작새 문양의 창문, 중세 체코의 여성 정조대, 아프리카 말리 도곤족과 세누포족의 탈, 알래스카의 눈신발, 중국 명나라 시대의 갑옷 등 세계의 희귀한 민속 유물들이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이 박물관에서는 까마득히 먼 조상들의 일상생활을 체험할 수도 있다. 구석기 시대의 돌도끼, 나무껍질로 만든 인도네시아의 남자 성기 가리개 코데카, 원시 부족의 독침 · 방패 · 칼을 비롯한 독특한 생활도구 및 복식 등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구촌 민속문화의 산 교육장
미국 워싱톤의 스미소니언박물관, 일본 오사카의 민족학박물관이 그들의 경제 · 문화 수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교육문화시설이 되었듯. 이미 많은 나라들이 이웃에 눈을 돌리고 지구촌의 여러 민족이 살아 가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박물관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우리는 사계절이 뚜렷한 좋은 기후에 아름다운 자연을 가졌으며, 오랜 역사를 지닌 민족이다. 또한 석굴암 · 대장경판전 · 종묘 등의 세계 문화유산을 가진 자랑스런 문화민족이 기도 하다. 이제는 이를 알리고, 나아가 이웃 나라들의 민족문화에 대하여 관심을 가질 때이다. 지구존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까닭이다.
지금은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국가 간 · 민족간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으며, 더욱이 우리 나라는 2000년의 ASEM(아시 아 · 유럽 정상회의)과 2002년의 월드컵대회를 개최하고자 준비하고 있는 시기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 문화의 국제화에 대한 관심은 절실하지 않을 수 없다.
때맞춰 국내에 처음으로 개관된 지구촌민 속박물관의 산모역은 박희문 관장(62세)이다. 그는 국제민속문화연구원장을 역임하면서 지난 30여년 동안 세계를 누벼 필요한 유물들을 구하며, 지구촌민속박물관을 꿈꾸어 왔다.
박관장의 필생의 소망이 실현될 수 있게 된 것은 체신공제조합 이기성 이사장을 만나고 나서였다. 1980 년 10월 15일 서울타워가 일반인에게 공개된 이후 단조로운 전망사업을 보완하기 위하여 유치 · 운영하 였던 수족관과 해양박물관 그리고 수석관 등 부대 관광시설이 10여년간 장기 운영하면서 관광객이 식상 해하는 것을 알고 새로운 관광 상품을 발굴하기 위하여 동분서 주할 때 박희문 관장을 만나게되었으며, 서울의 상징인 서울타워를 국제적인 관광 명소로 발돋움시키겠다는 긴 안목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지구촌민속박물관을 서울타워에 유치하게 된 것이다.
지구촌민속박물관에 대한 박희문 관장의 ‘심모원려,를 직접 들어보자.
“전국에 산재한 수많은 문화재, 사찰의 탑과 부도, 조상의 지혜와 멋이 담긴 유품 등 세계 10위권의 역사적 유물과 인류문화 유산을 갖고 있으니, 우리는 문화민족으로서의 자긍심을 갖기에 충분합니다. 따라서 서울의 상징적 명소인 서울타워에 들어선 지구촌민속박물관은 무엇보다 우리 나라의 관광 · 문화 진흥에 보탬이 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사천왕상 : 나무, 중국
또한 서울을 찾는 관광객에게는 친근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내국인에게는 세계 여러 민족의 전통 문화와 풍물을 이해시키는 교육의 장이 될 겁니다. 나야가 우리 문화와 다른 민족 문화에 대한 비교의 안목을 키워 각 민족의 뿌리를 조명해보고. 여러 나라 민족과의 상호 이해를 증진시키는 등 국제사회로 나아갈 기본적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박물관에는 한 달 평균 5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간다. 유치원생 · 초등학생 · 중고교생 단체 관람객이 많고, 모처럼의 관광길에 들른 시골 아저씨 · 아주머니들도 적지 않다. 또한 인종 전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외국 관광객들로 붐비며, 근래에는 디자인 · 공예 · 회화 등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의 출입이 부쩍 늘어 났다.
앞으로 이 박물관은 세계의 희귀한 민속 유물을 전시 하는데만 그치지 않고, 보다 체계적인 민속 자료를 수집 하여 지구존 민속문화에 대한 다양한 기획전을 개최하는 등 교육적으로도 알찬 박물관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을 다짐하고 있다. 개관 기념「세계 희귀 민속문화대전」을 가진데 이어, 지난 3월부터는「세계 문화유산 특별사진전」을 열고 있으며, 5 월부터는「세계 인형전」을 개최할 계획이다.
세계적으로도 손색이 없는 지구촌민속박물관을 만 들고자 하는 박희문 관장의 의욕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앞으로 800여평에 이르는 서울타워 야외에 ‘지구촌 문화광장’을 조성하고, 세계 각국의 장승들을 전시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우리가 보유한 소중한 민속유물 자료들을 정리 · 편집하여 인터넷상에 띄웠으면 합니다. 그러나 인력과 비용면에서 너무나 힘에 부칩니다. 모쪼록 뜻있는 분들의 관심과 협조를 부탁 드립니다.”
지구촌민속박물관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문을 여는데, 연중무휴이다. 입장료는 어른 3,000원, 청소년 2,500원, 어린이 2,000원이며, 단체 관람객의 경우 한 사람당 500원씩을 할인하여 준다. 그밖의 자세한 사항에 대하여는 전화 (02)773-9590〜1을 통해 친절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