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통영시 산양면과 미수동 · 봉평동· 도남동에 걸쳐 있는 미륵도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해저 터널을 통해 건너갈 수 있는 섬이다. 경남 통영반도와 미륵도를 잇는 이 바닷속 굴은 길이가 461미터나 되는데, 1927년부터 1933년까지 6년에 걸쳐 완성되었다.
당시 미륵도는 썰물 때 충무 쪽에서 걸어서 건너갈 수 있는 섬이었으나 이 해저터널이 생김으로써 한층 편리하게 왕래할 수 있게 되었다.
'바다를 판 데 있는 굴'이라고 해서 판데굴'로 불리웠던 이 바닷속 굴을 지나 미륵도에 이르는 길은 자연의 신비를 그대로 보여준다.
미륵도는 행정구역상으로 북쪽은 통영시 미수동·도남동·봉평동이고, 남쪽은 통영시 산양면이다.
미륵도를 일주하는 해안도로 양편으로는 동백 나무가 병풍처럼 우거져 있다. 일명 동백로라고 부르는 이 길은 매년 3월말에서 4월초에 걸쳐 동백꽃이 만개한다. 길 주변이 온통 붉게 물들고 가을철이면 하늘을 향해 키를 돋운 갈대숲이 운치를 더한다.
길을 따라 조금 가다 보면 이순신 장군의 전승지인 당포성지를 만나게 된다. 고려 공민왕 20년 왜구의 침략을 막기 위해 최영 장군이 많은 병사와 주민과 함께 이 성을 쌓았다고 전한다. 선조 25년 임진왜란이 발발하여 왜구들에 의해 이 성이 일시 점령당하였으나 이순신 장군에 의해 다시 탈환되었는데 이 때의 전투가 당포승첩이다. 지금 남아 있는 석축의 길이는 752미터이며 최고 높이 2.7미터 폭 45미터로 지금은 성지의 많은 부분이 유실되어 나무숲 사이로 조금씩 드러나는 성곽 일부만을 찾아볼 수 있다.
한려수도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달아공원은 산양관광도로 중간 지점에 있다. 바다 경치를 즐기다 휴식을 취하기에 맞춤한 곳. 이 곳에서는 한산도 · 욕지도 · 사량도 등 여러 섬들을 조망할 수 있는데, 저 멀리 소매물도 · 연하도 · 국도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특히 일출은 아름답기로 유명하며 한산대첩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운 관해청도 볼 수 있다.
미륵도에는 섬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사찰이 두 곳 자리하고 있다. 용화사와 미래사가 그것이다.
신라 선덕여왕 때 은점선사가 미륵산 중턱에 지었다는 용화사는 경내에 보광전을 비롯해 4채의 목조건물이 들어서 있고, 불사리 4자법륜탑과 효봉스님사리탑이 사찰을 지키고 있다. 용화사 가는 길은 그 풍경이 아기자기해 미륵도 주민들뿐만 아니라 등산객들의 산책로로 맞춤한 곳이다. 용화사 인근 숲 속에는 수원지가 있다.
미륵산 남쪽 기슭에 자리잡은 미래사는 효봉스님의 상좌였던 구산스님이 석두·효봉 두 큰스님의 안거를 위해 1954년에 세운 암자다.
아름드리 소나무숲에 둘러싸인 이 암자에는 십자팔작누각의 범종각과 티베트에서 모셔온 부처님 진신사리 3과가 봉안되어 있다. 절 입구에 석두·효봉스님의 부도답과 사리탑비가 서 있고, 그 아래쪽에 효봉스님이 한때 머문 토굴이 있다. 물 맛 좋기로 소문난 미래사 약수도 있다.
섬 정취 가득한 영운리 해변도 가볼 만하다. 백사장이 곱지는 않지만 한여름에도 피서객들이 몰리지 않아 한적하다. 어선들이 듬성듬성 떠 있는 마을 해변에는 이끼 낀 바위들만이 외로움을 달래고 있다. 해변가에 우뚝 선 남근바위는 영운리의 명물로 해변 풍경을 더욱 다채롭게 만든다.
도남동의 동쪽 해안에는 요트들이 선착장을 메우고 있다. 동력을 이용한 요트에서 바람을 타고 떠가는 요트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한여름 더위가 시작되면 수상스키와 제트스키 · 모터보트 · 서핑·스킨스쿠버까지 각종 해양 스포츠가 인기를 끈다. 이곳에는 관광상품, 특산품 판매소도 갖추어져 있다.
이외에도 미륵도 풍화리 혜란마을에 가면 배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움푹 들어간 지형이면서 서쪽에 함박이라는 섬이 떠 있다. 바다 가운데는 작은 돌섬이 마을을 향해 떠 있는데, 이 주변이 바로 낚시터이다.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으로는 달아공원이 있다. 아침 일찍 전망대에 오르면 10여개의 크고 작은 섬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연화리의 중화마을, 풍화리 혜란마을 해안에서는 일몰이 또한 장관이다.
미륵도에는 한국의 나폴리라 부르는 도남관광 단지가 있어 볼거리다. 해양관광지의 대표적 모델인 도남동 해양관광지는 한려해상 국립공원 중심부에 위치해 전천후 관광지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해상 스포츠 시설, 요트클럽 하우스, 콘도미니엄 등의 시설이 모여 있다.
가는 길
미륵도를 드나드는 모든 버스는 통영시 무전동 시외버스터미널을 기점으로 운행된다. 부산교통은 미수동 · 봉평동·남동 일대를 운행하고, 신흥여객은 산양일주도로를 순환 · 운행한다. 택시를 이용해도 되고 각 방면으로 가는 버스가 자주 있다. 한 편 도남동유람선터미널에서는 매물도 · 비진도 · 한산도행 유람선이 비정기적으로 운항된다.
신흥여객 (0557)645-6331, 부산교통 (0557)645-2080, 도남동유람선터미널 (0557)645-2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