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쉬지 않고 계속 달릴 수 있다. 즉, 기계는 잠을 자지 않고도 계속 일을 한다. 그러나 사람은 잠을 자지 않고는 살 수 없다. 사람이 80년을 산 다면 잠을 자기 위하여 30년을 소비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잠을 자지 않는다면 우리의 수명이 80년을 살아도 100년을 넘게 산 폭이 될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는 절대적으로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런데 자동차에 단순히 휘발유의 폭발력으로 생기는 힘과 아울러 전기 에너지가 필요하듯이, 우리 인간도 단순히 음식에서 생기는 에너지와 함께 전기적 에너지가 필요하다. 즉, 배가 고프면 음식을 먹으면 되지만, 몸속의 전기적 에너지가 부족 하여 오는 졸음은 아무리 음식을 많이 먹어도 해결할 수 없는 것이 문제이다. 세상에서 생명이 있는 것은 물론 천지의 변화도 활동과 휴식을 반복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지구에 낮과 밤이 생기는 것이나 사계절이 있어 낮이나 여름에는 왕성하게 활동하고 밤이나 겨울에는 잠을 자거나 쉬는 것이 모두 자연의 이치이다. 동양학에서는 이를 「陰陽으로 파악하여 모든 자연의 섭리로 보고 있다.
우리가 낮에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은 밤에 몸속에 기가 축적되었기 때문이다. 또 밤에 졸리는 것은 전날 밤에 축적되었던 기가 다 소모되었기 때문인 것이다. 그런데 밤이 되어도 졸리지 않은 사람이 있다. 이는 어떠한 이유에서인가?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흔한 이유는 전날 축적한 기를 다 소모하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우리 몸속에 축적되었던 전기적 에너지가 충분히 소모되려면 낮에 어떤 일에 열중하여 정신적으로 쾌함을 얻고 또 육체를 많이 움직여 땀을 흘려야 몸속의 기가 다 소모되어 밤이 되면 졸리게 되는데, 충분히 기를 소모하지 못하면 졸리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또는 몸은 피로한데도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비록 육체적인 기를 소모하여 몸은 피로하지만 정신적으로 풀리지 아니하면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이다. 그러 나 웬만한 경우면 비록 정신적 스트레스가 있다. 할지라도 땀을 흘리면 정신적 스트레스도 땀을 따라 없어지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러므로 땀을 흘리는 것이 수면의 최선의 방법이다.
그런데 정말 땀을 흘려도 잠을 자긴 자는데 깊은 잠을 자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정신적 고민이 심한 경우와 음식 등에 체 했을 경우이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한 경우는 운동을 하루 이틀 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운동을 그치지 말고 계속 진행하면 결국 효과가 날 것이며, 음식물의 과다 섭취로 오는 경우는 장을 치료하거나 음식을 조절해야 한다.
특히 요즈음 현대인이 주의해야 할 점은 취침 전에 음식물을 먹는 경우이다. 잠을 잘 때에는 우리 몸의 피가 거의 간 속으로 들어가고 소량만이 혈관과 조직 속에 남아 있게 된다. 그런데 취침 전에 음식을 먹으면 장내에 있는 음식을 소화시키려고 혈액이 장으로 쏠리고, 이로 인하여 혈액이 자꾸 순환을 해야 하므로 깊은 잠에 들 수가 없게 된다. 그리하여 꿈이 많고 깨고 나면 개운치도 않게 된다. 물론 소화기뿐만이 아니라 다른 장기에 이상이 있어도 우리가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치이다.
그런데 요즈음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이 있다. 청소년들의 취침시간이다. 예전에 전기가 모자랄 때는 밤이 되면 모두 어두워지므로 자연히 사람들의 활동이 위축되어 일찍 취침하는 경향이 많았는데, 요즈음은 전기 공급이 원활해지고 조명이 발달하여 밤이 되어도 활동에 지장이 없고 전자제품의 발달에 오락까지 성행케 되어 청소년의 취침시간이 자꾸 늦어지고 있다. 더욱이 낮에 열심히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이 방안에 앉아 TV를 보거나 오락만 하다 보니 氣의 소모가 적고, 또 과다한 영양의 섭취로 에너지가 밤이 되어도 몸 안에 남아 있으므로 아이들이 졸리지 않는다. 바로 이러한 것들이 청소년의 취침시간을 자꾸 늦추고 있다.
낮에 육체적으로 활동을 많이 하면 간 속에 저장되었던 피가 피부까지 나가서 퍼지므로 땀이 나고 간 속은 텅 비게 된다. 그러면 나간 피는 노폐물을 땀으로 배설하여 깨끗해지고 간도 또한 청소를 하는 셈이다. 또 정신적으로도 땀이 나면 아울러 스트레스가 분출되므로 전기적 에너지도 역시 소모될 수밖에 없다. 그러면 다음날에는 깨끗한 피와 장 속에 더 많은 기를 채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앞에서 말한 바처럼 운동을 하지 않고 앉아서 지내면 자연히 취침시간이 늦어지고, 설사 잠을 잔다 해도 몸속에 기가 아직 남아 있으므로 충기가 잘되지 않는다. 또 충기가 된다 하더라도 묵은 기가 남아 있으므로 기의 질이 좋을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시간적으로 밤 12시가 천지의 음기가 가장 강한 때이므로 충기도 가장 잘되는 때이다. 우리가 낮에도 잠을 잘 수 있지만 굳이 밤에 잠을 자는 것은 그만큼 수면효과가 크기 때문이며, 밤 12시를 전후하여 수면을 취하는 것도 수면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요즈음 청소년이 대개 12시를 넘겨 수면을 취하는데, 이는 스스로의 건강에도 좋지 않을 뿐 만 아니라 스스로의 精이 약해 져서 후손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즉, 精이라는 것은 차가운 陰氣를 만나야 튼튼해지는데, 하루 중 가장 음기가 성한 12시에 자지 않고 지내면 精이 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하든지 나의 힘으로 다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변하는 勢를 따라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일이다. 바로 이 변하는 勢가 陰陽의 변화이다. 즉,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자는 것이 이 勢를 타는 것이요, 건강의 첩경임을 잊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