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의 책 읽기
이기열 지음 / 전자신문사 펴냄 / 전 3권
'중국인들이 휴대폰으로 한글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가까운 미래에 한글이 중간 소통 언어로 전 세계에 수출된다.'
소설 <천지인>은 휴대전화를 개발해 연매출 1조 원대 대기업을 키운 한 벤처기 업가의 성공 스토리를 담고 있다. 그 속에 한글의 우수성과 중국에 한글을 수출하는 꿈같은 얘기까지 담고 있어 그저 소설로만 읽히지 않는다.
휴대폰과 한글의 역학 관계, 음성과 문자의 중간 언어로서 한글의 우수성을 묘사하고 있는 이 책은 한글을 중간 언어로 사용하면 세계 어느 나라 말도 자동 통역 · 번역이 가능 하다고 역설한다.
중국은 현재 휴대폰에 영어 발음기호로 중국어를 표기하고 있는데, 중국어 발음을 제대로 나타내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그럴 바에야 중국어 발음을 완벽하게 표기하고, 며칠만 공부하면 배울 수 있는 한글을 쓰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
초고속 핸드폰시대의 개막은 문자와 음성, 영상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멀티미디어의 탄생을 예고한다. 문자로 보내는 메시지가 음성으로 들리고 음성으로 보내는 정보가 문자로 나타나는 작업을 가능케 하는 과정 에서 한글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역설한다. 좌자우모(左子右母), 천지인 시스템, 그리고 단일표 음문자라는 특성 때문에 한글이 디지털시대의 문자라고 주장하는 지은이는 · (천), 一(지), ㅣ(인)이라는 세 글자, 즉 동그라미 하나와 작대기 둘로 인간이 발음할 수 있는 모음이라는 모음은 모두 조립할 수 있다는 것 역시 한글만의 자랑이라는 것.
소설에는 천지인과 한글 수출 문제가 많이 조명되지만, 주된 줄거리는 어디까지나 벤처기업가의 성공 스 토리다. 삐삐가 막 나오던 시절, 벤처기업가의 꿈을 키우던 주인공이 문자삐삐 개발사업에 뛰어들어 휴대폰 사업을 시작하고, 재벌기업간의 인수 경쟁을 틈타 회사를 국내 대표적인 휴대폰업체로 키운다. 그리고 한글 연구가를 만나 한글의 '천지인' 시스템을 이용해 핸드폰을 중국에 수출할 계획을 세운다.
한국민의 자부심을 길러주기에 모자람이 없는 소설이다. 지은이의 해박한 정보통신 관련 지식이 흥미진진 하게 펼쳐져 읽는 재미까지 있다. 그동안 논픽션 작가로 활동한 지은이가 오랜 기간 월간 <정보와통신> 편집장으로 일하며 쌓은 정보통신 관련 지식이 바탕이 되어 이 소설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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