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만이 유일하게 웃을 수 있는 생물. 결국 웃음은 사람만이 가진 자산이다.
웃어야 할 상황이 되면 뇌의 신피질계와 변연계가 활성화된다. 이어 뇌 간을 통해 운동신경세포에 웃으라는 명령이 하달된다. 그러면 가슴의 가로막과 갈비뼈 사이 근육이 움직이면서 웃게 된다.
뇌의 전두엽에 있는 신피질계는 웃어야 할 상황인지를 먼저 판단한다. 실제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촬영을 하면 웃을 때 전두엽이 활성화된다. 따라서 전두엽이 손상되면 감정도 사라지고 표정도 없어진다.
웃는 감정을 담당하는 부위는 뇌의 변연계. 변연계의 시상하부에 '과오종'이란 종양이 있다면 마구 웃는 형태로 발작을 일으키기도 한다. 물론 환자는 웃으면서도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
웃음의 건강학
웃음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이미 의학적으로 입증됐다. 맘껏 웃고 나면 호흡량이 늘어나고 혈액순환이 좋아지면서 적대감이나 분노의 감정이 줄어든다.
그 대신 저항력은 강화된다. 우선 백혈구의 수가 증가한다. 또 암이나 세균성 질환에 대항하는 '자연살해세포(NK세포)'의 기능도 크게 활성화된다. 웃음은 이미 치료에 적용되고 있다. 늘 진통제와 살아야 했던 근육 강직증 환자 '노만 커즌스'의 통증 치료에 웃음이 적용된 것은 유명하다. 또 영화 〈패치 아담스〉로 유명한 패치 아담스는 어린이 진료에 웃음치료를 도입해 '어릿광대 의사'를 탄생시키기까지 했다. 최근에는 웃음치료가 중증환자, 거동이 불편하거나 사회적으로 고립돼 있는 요양시설의 환자, 정신과 환자에게도 적용되고 있다.
여자가 남자보다 더 오래 사는 것도 많이 웃기 때문이란 주장도 있다. 웃음은 전염성이 있어 주변 사람들까지 감염시킨다. 잘 웃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회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유머를 즐기는 사람일수록 낙관적으로 변한다는 실험도 있었다.
웃는 훈련을 하자
영양이나 운동과 마찬가지로 웃음에도 권장량이 있다. 보통 아주 큰 소리로 1회에 10초 이상, 하루 10회 이상 웃을 것을 전문가들은 권한다.
건강 효과를 내려면 미소만으로는 부족하다. 가장 흔한 웃음은 '호호'와 '하하'일 것이다. 조금 더 웃는다 해도 '껄껄'이겠지만 이 역시 미흡하다. 입을 크게 벌리고 큰 소리로 '으하하' 하고 웃어야 한다. 파안대소(破顔大笑), 박장대소(抽掌大笑), 포복절도(抱 腹絶倒), 요절복통(腰折腹痛) 중 적어도 박장대소 이상의 큰 웃음 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잘 웃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면 훈련을 해 보자.
첫째, 조금 웃겨도 일부러 크게 많이 웃어라.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몇 번 반복하면 정말로 웃게 된다.
둘째, 시시하다고 생각했던 유머집, 유머 프로그램, 유머 비디오 등을 일부러라도 접하라. 어느 샌가 '어! 생각보다 재미있네' 라고 깨닫게 된다. 한두 가지의 유머를 입에 달고 산다는 것도 느끼게 된다.
셋째, 잘 웃는 사람과 어울려라. 웃음은 전염성이 강하다.
넷째, 의도적으로 콧노래를 흥얼거리거나 장난기를 발동해 보라. 처음에는 어눌한 것 같아도 쉽게 익숙해지게 된다. 그동안 엄했던 이미지에 손상이 갈 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더 사랑을 받게 된다.
다섯째, 다른 사람 웃기기를 시도해 본다. 처음에는 억양이나 동작이 영 썰렁하지만 이것도 몇 번만 해보면 사람들이 의외로 잘 웃어 주는 것을 알게 된다.
수다로 스트레스 날려버리는 개그맨 이홍렬 씨 개그맨 이홍렬(48세) 씨.
그는 지금까지 큰 병 한번 걸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운동을 많이 하는 것도 아니다. 비결이 무엇일까. 그는 '웃음'이라고 강하게 말한다. 웃으면 건강해진 다고?
그는 직업상 남을 웃겨야 하지만 스스로 즐겁기 위해서라도 웃는다. 그의 찡그린 얼굴은 볼 수 없다. 하루 종일 웃고 다닌다. 바쁜 방송활동 때문에 운동할 짬을 낼 수 없는 그에게 웃음은 생활의 활력소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는 알아주는 수다쟁이다. 그러나 수다는 알고 보면 스트레스 해소 비법이다. 그래서 그는 떠들기를 좋아한다. 3, 4시간 이상 아이디어를 짜내는 마라톤 회의도 그래서 즐겁다. 회의가 지겨운 일반 직장인들은 이해가 가질 않는다. 그의 조언 이다.
'유머를 회의 중간 중간에 풀어 놓으세요. 딱딱해진 분위기가 금세 부드러워집니다.'
그는 또 온몸으로 수다를 떤다. 좌충우돌(左衝右突) 형이다. 얘기 도중 벌떡 일어나 벽을 향해 달려들기도 한다. 별별 진기한 포즈가 다 나온다. 그러나 그런 과정을 통해 그의 메시지는 확실하게 뇌리에 꽂힌다. 이만큼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킬킬거리든 박장대소를 하든 웃고 떠들 것. 바로 그의 유머철학이다. 그러면 건강해진단다. 유머를 모르고 유머를 즐길 줄 모르는 사람처럼 불쌍한 사람은 세상에 없단다.
'성인은 하루에 100번, 어린 아이는 300번 웃어야 건강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실제 성인이 하루 평균 7번 정도 웃는다고 합니다. 더 웃어야겠죠?'
그가 제안하는 유머 훈련법.
첫째, TV 코미디 프로를 교재로 할 것. 단 무조건 웃을 준비를 하고 봐야 한다. 둘째, 평소 유머를 사용하는 버릇을 들일 것. 썰렁한 유머도 상관없단다. 셋째, 생각을 많이 할 것. 그래야 유머의 소재가 보인다. 넷째, 재미있는 얘기는 메모한 뒤 여러 번 연습할 것.
만약 이런 훈련이 모두 효과가 없었다면? 그럼 최후의 비방(秘方)을 써야 한다. 그는 거울을 보고 무조건 웃을 것을 권했다. 억지웃음이라 해도 웃지 않는 것보다는 100배, 1000배 낫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