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만족경영이란 말이 중요하다는 건 이제 누구나 안다. 고객이 원하는 대로 만들고 서비스하지 않으면
그 회사의 미래는 없다. 그러나 이렇게 고객의 중요성을 잘 안다고 해도 손님을 대하는 태도는 회사에 따
라, 조직에 따라 여전히 큰 차이가 있다. 어떤 회사는 전 종업원들이 정말‘감동적’으로 고객을 맞고 있지
만, 아직도 많은 회사들이 한 번의 불친절로 손님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한다.
사장이 아무리 친절해도 소용없다. 수위나 주차요원∙안내원들이 퉁명스러우면 괜히 불쾌해지는 게 고객
이고, 사원들의 전화 목소리가 싸늘해도 다시는 그 회사와 거래하지 않고 싶어 하는 것이 요즘 손님들이
다. 고객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 하면서도 왜 이런 일이 여전히 생기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
지만 무엇보다 고객이 주는 가치를 모르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기 때문 아닐까 싶다.
당신이 식당 사장이라고 해보자. 소갈비 20인분을 시킨 단체손님과 혼자 점심을 먹으러 온 직장인이 있다
면 누구를 더 잘 대접할 것인가. 대개의 경우 단체손님이 당연히 우선이다. 혼자 온 직장인은 그야말로
‘찬밥’신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단체손님과 이 한 사람이 이런 연고로 식당에 들렀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단체손님들은 지나가다
우연히 차를 세운 나그네들이고, 직장인은 근처 회사의 직원이라면 말이다. 단체손님은 그 날 50만원 어
치를 먹고 간다고 해도 다시 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5천원짜리 갈비탕 한 그릇을 먹으러 온 이
직장인은 어쩌면‘평생’들를 수도 있는 사람이다.
오늘 하루 그 사람이 식당에 주는 가치는 5천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일주일에 다섯 번 찾는 단골이 된다면
그가 팔아줄 액수는 일주일에 2만 5천원이다. 단순하게 계산해도 한 달에 10만원, 일년에 120만원. 만일
그가 20년을 이 직장에 다닌다면 이자 계산을 않고도 2,400만원 어치를 팔아줄‘큰손’인 것이다. 그런 복
덩이를 찬밥으로 만들었다면 당신 식당은 이 거금을 한 번에 차버린 것에 진배없다.
고객이 앞으로 줄 수 있는 것까지 포함한 이 가치를‘고객의 평생 가치(LTVC ; Life Time Value of
Customer)’라고 부른다. 5천원 짜리로 볼 것이냐 아니면 2,400만원을 20년에 걸쳐 나눠줄 큰 손님으로 볼 것이냐는 전혀 다른 시각이 아닐 수 없다. 장사나 가게로 크게 성공한 사람들은 이 평생 가치 개념을 천부적으로 깨달아 실천해 온 사람들이다.
무조건 친절운동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다. 고객이 주는 가치를 두려워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다. 언제든 시작해도 늦은 일이 아니다. 내로라하는 대기업 가운데도 이런 고객의 평생 가치를 모르고 눈앞의 이익에만 집착하는 업체들이 여전히 적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