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함’이라 써놓고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나는 그동안 성실하게 살아왔던가?’라고 반문을 하니 성실과는 거리가 좀 멀었습니다. 적당히 게을렀고 적당히 더디게 살아온 날이 많았습니다.
아니 대부분이었더라도 지나침이 없을 겁니다.
지난겨울 지방 출장 가던 날이 생각납니다. 아주 오랜만에 이른 새벽에 서울역으로 향했습니다. 새벽
5시 30분에 탄 버스에는 일터로 가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버스에 올라 차창 밖을 내다보니 거리를
청소하고 있는 환경미화원도 보였습니다. 잠시 후 내린 서울역은 이미 환하게 불이 밝혀져 있었습니다.
카페나 편의점, 식당가는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른 시간에 어디론가 일을 하러 가고 또, 일터를 향해 가고 있었다는 것을 새삼
느낀 겁니다. 저는 그동안 제가 움직이는 시간과 공간 안에 딱 멈춰있었습니다.
학창시절, ‘부지런한 사람이 성공한다, 성실한 사람이 진짜 성공하는 사람이 될 거다’라고 말씀하시던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당시에는 ‘능력만 있으면 되지, 성실함이 뭐 그럴까’ 하고 귀담아듣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부쩍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제아무리 능력이 출중해도 꾸준한 노력이 부족해 가진 능력조차 펼쳐보지 못한 사례들을 종종 보았습니다. 지속성이 있었다면, 꾸준했다면, 그리고 좀 더 성실하고 부지런했다면 그 능력이 얼마나 더 빛났을까 하니 아쉬운 마음이 크게 듭니다.
저 역시 저대로 합리화를 하며 중도포기를 하거나, ‘이만큼이면 됐어’ 하고 멈춰 설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딱 그만큼의 자리에 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와 나는 왜 이만큼 뿐일까, 나는 왜 더 이상 발전이 없을까 묻고 생각하니 저는 노력과 성실이 아주 부족했던 사람이었습니다. 때론 치열하게 노력하는게 생존을 위한 지나친 발버둥 같고 경쟁 같아 겁이 나기도 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제부터는 성실한 사람이 되려고 합니다. 작게는 약속을 잘 지키는 것부터 저의 일을 좋아하고 집중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동료를 대하고 친구를 대하는 것에 그리고 삶 전체에 성실한 마음과 행동을 다 하고자 합니다. 그냥 살아지는 대로 살다가는 덜컹거리는 빈수레로 단 한번뿐인 이 생을 마감해야 할지도 모르니까요. 초록이 짙어지고 에너지가 충만한 계절입니다. 이 계절, 진지한 질문을 다시 던져봅니다. 내 삶에 나는 성실한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