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사회가 바뀐 것은 사람 때문이다. 예전 사람들이 줄어들고 새사람이 많이 늘어서라는 얘기다.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이 밀려와 예전의 가치관을 밀어내는 건 자연스러운 변화다. 우리가 가장 쉽게 느끼는 직장 사회의 변화는 술자리와 관련된 것 들이다. 10여 년 전만 해도 선배와 눈만 마주쳐도 다른 저녁 약속은 포기하는 후배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아주 좋은 메뉴가 아니면 당일로‘후배 모시기’가 어렵다. “미리 얘기하셨어야지요.”하는 핀잔만 들을 가능성이 높다.
나쁜 일은 아니다. 술자리 같은 것은 어쩌면 개인 생활을 침해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결국 바뀌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풍토가 일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요즘의 회사 사회다. 제대로 된 개인주의가 아니라 일보다는 자기 일을 앞세우는 풍토가 생기면서 부서나 팀이나 회사가 성과를 내기가 아주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팀워크는 여러 가지 장점이 모여서 극대화되는 것이 기본이지만 팀 내의 어려운 일이나 사소한 잡사들은 항상 많게 마련이다. 그럴 때“제가 해보겠습니다.”나 “안되면 되게 해야지요.”라고 말할 수 있는 ‘돌쇠형’ 이 많아야 팀이 돌아갈 수 있다.
혹자는 이런 돌쇠형들을 무비판적이고 상사의 말만 따르는 ‘예스맨’으로 폄하하기도 한다. 물론 회사 구성원 모두가 이래서는 곤란하다. 그러나 이런 자기희생형 돌쇠들 혹은 예스맨들이 없는 것도 큰 문제다. 왜냐하면 주변 환경이 급변하고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오던 일만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얘기다.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할만한 비즈니스 모델이 있지 않는 한 누구도 자신할 수 없는 게 요즘이다. 경쟁이 업종의 경계를 가리지 않고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것도 세계 1등 기업이 안방에 들어와 싸움을 걸고 있는 현실에서는 나의 일만 하면서도 승리를 장담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일이 없어도 비상대기에 들어가 기도하고, 계획한 마감보다 더 빨리 끝내 보기도 하는 식의 시도들이 요구된다는 말이다. 그래야 과거보다 훨씬 빨라지고 거세진 변화에 휩쓸리지 않으며 그 속에서 기회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성장하고 발전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사내에 일에 욕심을 내고, 때로는 야망을 갖고 도전하며, 스스로를 미래 사장으로 생각하는 ‘무모한’ 돌쇠형이 많아져야 한다. 도전정신, 모험심, 열정이라고 표현들 하지만 그 기본이 되는 것은 일찍 나오고, 늦게 들어가고, 휴일을 가리지 않는 무모함이다. 성공한 회사 경영 자치고 출근시간에 맞춰 나오고 6시 땡 하면 퇴근하며 휴일에는 절대 일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물론 열심히 로만은 안 된다. 우직함 위에 다양성을 인정하는 열린 태도, 다른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는 창의성을 길러야 한다. 그러나 성실성이 없이 그렇게 되기는 정말 쉽지 않다. 상사나 팀장이 토요일, 일요일 근무 한번을 시키려고 이 눈치 저 눈치 다 봐야 하는 이런 상황에서는 변화는 기회가 아니라 항상 위기가 될 것이다. 회사는 직원들의 열정에 불을 지피고 직원들은 스스로 야망에 불타는 사람이 될 때 성장 에너지가 축적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