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내 마음을 좀 알아줬으면 싶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친구가 있다. 말기암으로 호스피스병동에 누워있는 그녀를 만나러 갔다. 닷새 전에 보고 왔는데 그 사이 죽도 제대로 못 먹을 정도로 악화됐다니 믿기지 않았다. 친구는 나를 보자 헤프게 웃었다. 눈자위와 볼이 움푹 꺼져서 크게 웃을수록 슬퍼 보였다. 우리는 내일도 만나고 모레도 만날 것처럼 하릴없이 날씨 얘기를 했다.
글. 임유미(자유기고가) + 사진. 박병혁
이전글 | 엄마의 배추토장국 |
---|---|
다음글 | 음악은 추억 속 사진첩이다 |
관련 글
-
생활의재발견
음악은 추억 속 사진첩이다
누군가와 행복하거나 평화로웠던 시간들, 혹은 반대로 너무나 쓸쓸하고 슬퍼서 제 인생에서 도저히 지워지지 않을 것처럼 각인된 그때 그 시간에 우연하게 음악이 함께 했었다면 그 음악은 기억의 보존제가 될 것이다.
-
생활의재발견
엘튼 존의 유어 송
10년 단위의 시간의 경계는 단지 편의적인 구분에 불과한 것일까. 대중음악에서만은 결코 그렇지 않다. 팝과 록의 절정기라고 할 수 있는 1960년~1980년대까지 음악의 내용물은 신기하리만치 10년 단위로 급변한다. 로큰롤이 불꽃처럼 타오른 시기가 60년대였다. 히피 공동체가 문명을 거부했고 저항의 록, 항의의 포크가 시대를 노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