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고 아이들 어려서 해마다 여름휴가 때면 부모님 댁을 찾았다. 농사일도 도와드리고 모처럼 손녀손자 재롱을 곁에서 보시며 즐거우시라고 일부러 부모님 댁을 찾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뙤약볕에서 일하시는 부모님을 나 몰라라 하고 시원한 곳으로 우리 식구만 휴가 떠나기가 어쩐지 마음이 불편하였다.
글. 김선규(문화일보 사진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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