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한 회의 진행법 및 효과
우체국을 포함한 어떤 조직에서든 업무를 효과적으로 추진해 나가기 위해서는 여러 조직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회의'가 필수적 요소에 해당된다. 그러나 문제는 회의의 효율성을 어떻게 하면 높여 가느냐에 달려 있다. 우체국을 성공적으로 경영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하나의 유형은 커뮤니케이션을 수단으로 하여 조직의 활성화를 조성하기 위한 직원의 회합, 즉 회의에 의존하는 것이다.
회의가 이 땅에 처음 소개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백년 전의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껏 원활한 회의가 보편화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회의의 진행 과정에서도 동서양간 차이가 있다. 예컨대, 서양인은 언어를 중요시하고 논리를 존중하는데 비하여, 동양인은 정서적 커뮤니케이션에 중심을 두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동양권에 있는 우리는 흔히 '침묵은 금'이라는 가치관을 가진데 비하여, 서양인은 '침묵은 바보의 미덕'이라는 가치관을 견지하고 있다.
우체국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우선 직원들의 의견을 결집하는 회의에서부터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민주적이어야 한다. 이는 미국의 조직학자 오스본(A. Osbon)이 창안한 '브레인 스토밍(brain storming)' 즉, '두뇌선풍'에 해당된다. 브레인 스토밍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은 4가지 규칙을 정해 놓고 회의를 하는 것이다.
첫째, 좋든 싫든 다른 참석자의 의견에 대해 비판을 해서는 안된다.
둘째, 자유분방한 의견을 환영한다.
셋째, 되도록 많은 의견을 경쟁적으로 내놓는다.
넷째, 각기 다양한 의견을 결합하여 가장 이상적인 의견을 대안으로 마련한다.
이상과 같은 원칙이 잘 지켜진다면 회의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많은 의견이 나오게 될 것이다. 모든 의견이 좋은 것만이 아니어서 어떤 의견은 좋지만 어떤 의견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아무래도 옥석이 뒤섞일 것은 뻔한 일이다. 그러나 '옥'을 얻으려면 동시에 많은 '돌' 도 받아들여야 한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는 짧은 시간에 몇십개의 의견이 모여질 것이다. 그 중에 한두개 옥의 성격을 지닌 의견이 있다면 그것만 해도 최상의 회의라고 할 수 있다. 때로는 기존의 관행 및 틀을 깨는, 얼핏 보아서 엉뚱하고 전혀 실현 가능성을 기대할 수 없는 의견도 귀중하게 여겨야 한다. 왜냐하면, 지금과 다른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난다면 그것도 훌륭한 의견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의식하지 못한 진리가 있을 수 있고, 우수한 발명 및 개선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회의 참석자는 선의의 경쟁의식으로 무장되고 상호연쇄적 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회의를 진행하는 리더는 여러가지 각도에서 질문을 유도하여 의견을 끌어내야 한다. 그렇게 하여 참석자의 대뇌세포에 폭풍이 일어나는 것과 같은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유능한 리더가 진행하는 회의에서는 분위기도 달라지면서 참석자 모두가 즐거워하고 대뇌활동이 활발하게 된다. 아울러 구속감이 없어지고 남의 의견도 잘 듣게 된다. 리더는 시간 할당을 헤아려 원만하게 회의를 진행시켜 나가되, 지나치게 말을 많이 하는 참석자의 몫을 잠자코 앉아 있기만 하는 참석자에게 돌려 그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회의 분위기를 잘 살펴 모든 참석자들로 하여금 공감대를 형성하게 하여 마음을 안정시키도록 한다. 안정된 가운데 고도의 사고가 가능해지고 회의 내용도 충실해지기 때문이다. 마침내 결론에 도달하면 참석자는 “좋은 회의였다”고 생각한다.
회의에서는 리더가 회의 분위기를 좋게 만들고 논의를 활발히 전개하되, 시간을 질질 끄는 것이 아니라 소정의 시간내에 결론을 마무리하는 의무감을 가져야 한다. 간혹 참석자가 리더만을 믿고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은 잘못이다. 회의는 참석자 모두가 스스로 진행자이어야 하고, 리더는 다만 그 과정에서 조정 역할을 하는데 그쳐야 하기 때문이다. 수박겉핥기식의 의견, 남을 비판하는 듯한 의견, 부화뇌동하는 발언 등은 절대로 삼가해야 한다. 즉, 참석자는 대안 없는 반론을 억제하고 상대방의 발언에 대해 경청해야 한다. 특히 리더가 이 일을 자진해 실천하면 참석자도 마침내 따를 것이다.
리더는 핵심을 벗어난 참석자의 의견에 대해서도 '당신은 지금 핵심을 벗어나고 있다”는 등으로 딱 잘라 말하기보다는, 일단 경청하여 체면을 세워준 다음 핵심을 벗어나고 있음을 넌지시 알려준다면 좋을 것이다. 우체국에서의 조직 목적 중 하나는 동료에 대해 다정한 감정을 갖는 것이다. 동료를 아껴주는 다정한 마음이 손에 손을 잡게 하고 서로를 돕기 한다. 그 다정함의 방법이 회의의 경우에는 바로 '경청하는 것' 이다.
이것을 먼저 리더가 실천하면 곧이어 참석자 전체에게 마찬가지의 영향을 미치게 된다. 리더는 참석자 가운데서 말수가 적은 참석자, 생각하기에 좋은 의견을 갖고 있으면서도 기회를 포착하지 못한 참석자에 대해 그를 지목하면서 '방금 나온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라고 지명질문을 하는 것도 좋다. 이처럼 회의는 일방적인 업무 지시 및 훈계가 아니라 모든 참석자에 의해 최상의 의견을 도출하도록 하는 것이고 또한 우체국의 상사, 즉 리더는 그와 같은 조직이 되도록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