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클라이슬러 자동차사의 로버트 이튼(Robert Eaton) 회장은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생산요소는 바로 인적자원이라고 했다. 아무리 자동화되고 정보화된다고 하더라도 조직 운영은 궁극적으로 사람의 손과 머리에 의해 좌우 되기 때문이다. 인적자원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인력 개발에 투자되는 비용의 증가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인적자원의 효율화를 기하기 위하여 조직 자체를 학습화시키는 의미로서의 학습조직(learning organization)이 최근 각 기업을 중심으로 관심이 높아져 가고 있다. 이는 지식사회화의 추세이기도 하며, 조직의 집단학습을 유도함으로써 지식집약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한 방법의 하나이기도 하다. 학습이란 배우는 것을 의미한다. 보통 배우는 것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행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지만, 학습조직화라고 하여 자신이 소속되어 있는 조직을 통하여 많은 것을 배우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학습은 일시적인 혹은 선택에 따라 할 수 있는 활동이 아니라, 누구나 평생 동안 지속해야 할 의무적인 활동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학습은 새로운 형태의 노동(the new form of labor)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교육학자 모간(C. T. Morgan)은 학습을 경험이나 연습의 결과로서 일어나는 비교적 영속적인 행동의 변화로 지칭하며, 이 학습활동을 통하여 조직의 변화 요구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역량과 바람직하고 진보적인 행동의 변화를 통해 조직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는데 있다고 한다. 그리고 나아가 이를 조직 전체에 전파 • 보급함으로써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의 대처 능력 및 국제경쟁력을 향상시킴은 물론 조직 자체의 성장과 발전 능력을 배가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학습조직을 ‘조직 구성원이 지속적으로 배우고 지식을 공유 • 실천하여 조직의 성과를 높이는 속성을 가지고 있는 기업문화’라고 표현할 수 있다.
학습이 왕성한 회사는 그렇지 않은 회사에 비하여 성장 속도가 빠르고 성과도 높다는 것이 여러 조사에서 입증되었다. 즉, 학습행위가 일상화 되어 있는 조직은 위기 상황에서도 대처를 잘하며 대응력을 갖는다. 자신의 회사를 일류로 만들기 위해서는 배움이 왕성한 회사로 만들어야 하고, 그것을 하나의 기업문화로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
학습의 의미와 필요성
“우리는 책을 멀리 해서는 안되며 항상 연구하는 세무공무원이 되어야 합니다. 세법도 좋고, 소설책도 좋고, 외국어도 좋고, 경제잡지도 좋고, 어느 것이라도 좋습니다. 하여튼 생활과 경제의 흐름을 잡아야 하고 그 흐름 속에서 탈세의 가닥을 잡아야 합니다. 대부분 업종별로 탈세하는 수법은 거의 같기 때문입니다.”
이상은 어느 세무공무원이 국가 재정의 충실을 기하고 탈세를 포착하기 위해 세무공무원들이 수행해야 할 의무와 관련되어 투고한 글이다. 그는 공부하지 않는 조직의 풍토 때문에 자신의 조직 입지가 점차 약화되어 가고 있다고 했으며,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 조직체는 결코 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근래 각 기업들은 그 규모에 관계없이 21세기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기 위하여 새로운 경영 기법을 도입하고 체제를 정비하여 인재교육을 시키는 등 무척이나 바쁘다. 경영 혁신의 큰 테두리 안에서 기업문화를 변경시키거나 재구축하기 위한 노력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이때 기업문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법으로서 등장하는 중요 한 매개수단이 바로 학습조직이다. 전세계적으로 급격한 경영 환경의 변화 속에서 열광적인 호응을 받고 있는 학습조직이 왜 기업에 필요한가.
그것은 경영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현상유지적 업무 수행 능력만으로 곤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구와 개발이 지속되고 그 결과는 업무에도 접목되어야 할 것이다. 선진 기업의 제조과정을 보고 무엇을 배울 것인지를 찾아내어 실천에 옮겨 조직, 구성원, 기술, 상품 등을 새롭게 창조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앞으로 등장할 보 이지 않는 지적자산, 예컨대 생산기술이나 연구 개발 등은 경영에 중요한 작용을 할 것인데, 무형의 자산까지 복사해 오는 것은 어렵다.
학습조직화의 방법과 사례
IBM과 같은 다국적기업에서는 책상과 사무실이 점차 없어지고 있는데, 이 경우 직원과 회사 간의 연계를 어떻게 해야 하며, 특히 직장내 학습의 측면에서 직원들에 대한 직업적 전문성을 갖게 하는 교육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의 과제가 부각된다. 예를 들면, 새로운 제품의 개발이나 현황, 세일즈 대상 및 방법의 선정이나 신기술 도입과 그에 따른 기술교육 등이 문제로 대두 된다. 이를 위해 멀티미디어, 컴퓨터통신, 소포 트웨어의 개발, 신속한 정보의 교환 등이 이용되어야 할 것이다.
조직은 자원과 능력, 경영자와 구성원의 의지 및 열망 수준에 따라 수동적 적응이 아닌 적극적 환경 창출을 하기도 한다. 즉, 조직의 경쟁력은 그 조직의 구성원이 얼마나 잘 개발되고 또한 그들의 총체적 능력이 생산적으로 얼마나 잘 사용 되고 있는가에 따라서 결정된다.
학습조직을 하나의 기업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이 수행되어야 한다.
①모든 구성원은 학습자일 수 있으며, 또한 그렇게 되어야 한다.
②대화를 통한 학습 분위기의 조성과 공통된 목표를 추구하여야 한다.
③스스로 질문과 분석이 가능한 지식 획득을 위해 정열을 쏟아 부어야 한다.
④외부 세계에 대해 지속적으로 알려는 노력이 진행되어야 한다.
⑤대증요법적인 단기 치료보다는 보약투여방식을 통한 조직의 기초체력을 보강하여야 한다.
⑥정보와 그것의 공유를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⑦구성원이 실험적 태도를 지녀야 한다.
⑧구조나 과정을 바꿀 수 있게 하는 자율성 및 융통성 등의 보유가 필요하다.
⑨국지적인 면보다는 전체를 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
⑩경영자는 학습이란 비용보다는 투자이므로 전계층에 대해 지속적 교육투자를 해야 한다.
이외에도 학습조직을 전사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업무 설계를 통해 불필요한 관료주의 및 통제를 없애고 인적자원을 양성하는 차원에서 학습의 필요성을 인지시키며 보상이나 인센티브에도 반영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학습조직화에 있어서는 새로운 정보를 획득하는 것이 필수적인 요소인데 그 방법의 하나는 독서이다. 송나라의 太宗은 독서하기를 좋아하여 ‘開卷有益’이라는 말까지 만들었다. 즉, 책을 펴서 읽으면 반드시 유익함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매일 3권의 책을 읽어 나갈 만큼 독서에 열중했고 그러한 지식을 바탕으로 국가를 부흥시키기도 하였다.
오늘날에 있어서도 조직의 책임자는 기업 구성 원에게 몸소 독서하는 것을 보여주고 학습조직화 하는데 선도자적인 역할을 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국내의 (주)금호는 학습화의 한 방법인 독서의 성적을 인사고과에 반영하고 또한 인센티브까 지 지급하고 있다. 그리고 E-랜드는 우수 도서를 선정하여 전사원이 읽은 후 그 내용을 가지고 상당 시간 토론하기도 하여 자연스럽게 조직의 학습화를 유도한다. 또 이천농협의 오흥재 전무는 200여명의 전직원을 경영자로 키우기 위하여 하루도 거르지 않고 오전 8시 20분부터 9시까지 업무 시작 전에 교육 및 자율학습을 시킨다. 다 국적기업인 P&G사의 리마(Lima)공장에서는 학습조직을 실현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서 변화와 학습을 조직 구석구석에 뿌리내리게 하고 있다.
그러면 무엇이 조직 전체를 학습하게 만드는가? 그것은 모든 개인이 변화하고 학습하고자 하는 의욕이다. 모든 개인이 이동하며 일할 수 있는 라마공장시스템은 새로운 도전을 하고자 하는 개인에게 용기를 북돋우고 지원한다. 임금 구조에 있어서도 조직 서열상의 임금체계가 아닌 능력급 시스템이 또한 학습을 돕기도 한다. 학습조직화를 위해서는 복잡한 과업들을 단순하고 이해하기 쉽도록 몇 단계로 나누는 발상이 필요하며, 개인의 행위를 변화시키는 동기부여의 조성이 이루어져야 한다.
경영관리자의 역할
학습조직의 촉진 요소로는 실험정신, 개방적 분위기, 미래지향적 체계, 고능력 및 리더십 등이 있으며, 학습조직의 도입 시기에 있어서는 언제라도 좋을 것이지만 특히 조직의 성장기에 효력을 거두기가 쉽다. 왜냐하면, 이때는 기업 구성원들의 저항이 적기 때문이다.
미국의 코넬대학에서 학습조직에 대한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개최할 만큼 붐을 일으키고 있는 학습조직화는 앞으로도 계속 기업에 필요한 요소로 부각될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기술이나 지식을 습득하여 그것을 “기업 성장의 도약으로 삼아야 한다.”라고 경영자 및 관리자는 늘 강조하여야 한다. 정보를 입수했을 경우 그것을 사내에 공유 • 확산시켜 다른 기업에 비하여 더 나은 경쟁력을 기르는데 끊임이 없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학습조직을 통한 건전한 기업문화의 정착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오랫동안 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는 조직보다는 경험을 할 때마다 무언가를 배우고 그로부터 자기를 변화시켜 나가는 조직이 더욱 발전한다.”고 했다. 경쟁력 제고를 위한 조직 혁신을 실행함에 있어 조직 문화적 접근이 약화된 채 경영혁신적 방법론 및 프로그램의 모방에만 치우친 경영 혁신활동이나 프로그램들이 기대한 만큼의 성공률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조직문화적 접근을 동반한 새로운 방법론, 즉, 학습의 조직적 전개를 실현하고 이를 통해 조직 대응력을 극대화시켜 나가야 한다.
기업문화의 정착
학습조직화 노력의 필요성은 21세기 지구촌의 무한경쟁체제 속에서 기업이 직면하는 기업 외부의 환경 변화에 대해 전략적 차원에서 학습 가치를 경쟁력의 수단으로 삼아 효과성을 창출하고 기업의 경쟁우위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실현하는데 있다. 조직 구성원은 교육훈련을 통하여 사회화가 촉진되는데, 여기서 사회화란 구성원 개개인이 그 조직내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교육받고 또한 스스로 배우는 과정이다. 기업문화로서의 학습조직은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요인들의 상호작용이 시간적 경과를 거치면서 하나의 시스템으로 정착하게 되는 것이다.
조직은 과거와 같이 단순히 현상유지를 위해 수동적으로 교육받는 차원에서 능동적인 학습 자세로의 전환이 필요하며, 특히 조직의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환경 변화에 대한 학습 능력이 배양 되도록 해야 한다. 학습은 이제 각 기업마다 혹은 각 조직마다 행동 지향을 통한 지속적 개선에다 그 목적을 두어야 하며, 지식의 창조 및 보급 능력이 앞으로 기업의 생존과 도태를 결정짓는 기준이 된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지식을 창출하고 그것을 조직 전체에 폭넓게 공유하여 새로운 기술과 생산 과정에 구체화시켜 경쟁우위 유지의 핵심요인이 되는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