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기업과 선진 외국으로부터 교훈을 얻기 위한 「정부 혁신 세미나」가 지난 1월 12일 서울롯데호텔에서 한국개발연구원 (KDI) 주최로 개최되었다. 이 세미나의 발표 목적은 빌 클린튼의 “우리는 지금 상명하달식의 관료주의형에서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창출하는 기업형으로 정부가 변화되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정부 및 공공기관 조직에서 발생하기쉬운 경직적이고도 관료적인 구조를 변경시키는데 있었고, 이에 대하여 발표자 · 토론자 및 참 석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사실 우리나라는 그 동안 궁핍한 생활을 마감한 후 국민소득 1만불시대를 맞이하고 있으며, 또 노력 여하에 따라서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길목에서 있기도 하다. 그리고 국가간의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고 나아가 일류 국가로 부상하기위해서는 민간부문의 국제경쟁력 제고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부부문 등 공공기관의 생산성 제고와 공공서비스의 질적 향상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어느 조직이나 사회든 현상 고수를 위한 개혁 반대의 세력이 존재하게 마련이므로 그들을 설득 하고 압도할 수 있는 면밀한 계획과 전략을 세워 과단성있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 지난 30?40년간의 급속한 경제 성장은 공조직에 근무하는 구성원들의 근면성과 우수성에 힘입었지만, 지금은 시대적 변화에 상응하여 변신하지 못하고 현상유 지적 기능에 그치는 면이 많다. 구성원들 스스로가 시대적 흐름을 깨닫고 대오각성하여 잠자고 있는 잠재력을 십분 발휘하여 안으로부터의 개혁, 내생적인 개혁을 시작해야 하며 경쟁원리를 도입 하여 임용의 문호도 개방해야 할 것이다. 군더더기나 비능률적인 부분들을 과감히 털어내고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서비스(more for less)’를 창출하는 효율적인 조직으로 거듭 태어나야 할 시대적 사명감을 모두가 지녀야 한다.
조직의 활성화
기업문화는 기업에 있어 둘도 없는 자산이고, 외부나 다른 곳으로부터 조달이 불가능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업문화는 기업 창업자의 이념이나 신념, 혹은 창업 목적과 같은 것이 토대가 되어 장기간에 걸친 경영활동을 통해 형성되는 것이다.
사람들의 기호나 선호의 다양화에 따른 시장 구조의 기저 변화, 그리고 1990년대에 들어와서 우리나라 경제의 급속한 개방체제로의 이행 및 정보사회 지향 등 기업을 둘러싼 외부 경영 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비즈니스에 여러 위험과 기회라는 형태로 충격을 가하고 있다. 기업의 경영 환경이 바뀌고 혁신하지 않으면 안될 막다른 상황에 부닥쳤을 때는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이 경우 새로운 패러다임의 형성은 조직 전체가 혼연일체가 되어 최고책임자의 주도하에 전사적 운동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따라서 중요 한 것은 변혁의 필요성과 그 방향성을 조직 구성원에게 충분히 이해시키는 것이다.
경영 환경이 급격히 변하는 현대에 있어 변혁의 방향을 종래의 노선에서 찾기란 어렵게 되었으므로 창조적으로 구축하여야 한다. 창조성은 지식, 경험과 같은 정보를 풍부히 갖고 있는 사람이 자유로이 발생할 때 발휘되는 성질이다.
조직 개발의 방향성
기업문화의 일종인 조직문화는 경영관리의 기본원칙으로 작용됨으로써 해당 조직을 여타 조직의 것과 차별화시켜 주는 독특한 조직 개성을 부여해 주며, 또한 내부 조직 구성원들의 행위양식을 통일적으로 조정 · 안내해 주는 규범적 접착제로서 기능한다.
그런데 효과적인 조직은 변화와 안정, 신축성과 통제성, 혁신성과 효율성 등을 모두 역동적으로 균형시키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혁신성과 신축성만을 강조하다가는 지나친 자원의 낭비를 초래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조직의 효율성이 잠식되어 기업이 경쟁에서 살아 남지 못하게 된다.
또 반대로 효율성과 통제성만을 강조하는 조직은 구성원들로 하여금 보신주의와 상호 불신감을 키워주기 쉽고, 새로운 기회에의 도전의식을 억제하여 조직 발전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성과가 뛰어난 기업일수록 얼핏 보아 서로 배타적인 것처럼 보이는 여러 차원들을 균형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관계는 조직 차원의 성과에서뿐만 아니라 직무 만족을 비롯한 구성원 개인 수준의 삶의 질(quality of working life ; QWL)에 있어서도 마찬 가지로 적용된다.
대다수의 우리 기업들에 있어서는 비록 근래에 이르러 조직이 과감한 혁신이나 구성원들간의 경쟁을 장려하는 경영관리기법들이 많이 도입되어 실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조직내 인간관계의 위계적 질서와 안정 지향의 통제적인 경영 관리를 우선으로 하는 기업체질이 더 뚜렷하다.
즉, 우리나라 기업조직에서는 아직도 내부지향적 문화가 지배적인 반면, 상대적으로 외부지향적 가치는 취약하다. 그러므로 앞으로는 조직의 혁신성과 구성원들의 목표지향적 경쟁성을 장려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제도적 · 문화적 장치를 보완하여 조직의 경쟁적 지위를 강화시켜 나가는 방향으로 조직문화의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조직 변혁의 과정
조직 변혁의 과정 중 먼저 조직내의 변화 필요성을 인식하고 확산시키기 위해 구성원 스스로가 ‘창조적 파괴’를 끊임없이 추구하여야 한다. 이 경우 변혁은 전체적이고 획기적인 변화로서 대개 상충에서 하층으로(top-down)라는 식으로 전개 되기 때문에 특히 최고경영자(CEO)의 변혁을 위한 노력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두번째는 능력개발단계로서 변혁을 하려면 그에 필요한 구성 원들의 능력이 향상되어야 하는데, 동시에 행하는 것이 어려울 경우 변화를 선도해 나가는 구성원의 능력을 먼저 향상시켜야 한다. 세번째는 키워진 개인의 능력을 조직에 확산시키는, 즉, 조직 능력화의 과정이며, 네번째는 구조 · 전략변화 단계로서 조직내 변화의 분위기가 형성되고 구성 원의 능력 향상으로 변화가 서서히 일어날 때 거기에 적합하도록 회사의 전략과 조직 구조도 바 뀌어야 하는 것이다. 다섯번째는 보상단계로서 조직 변화의 과정에서 열심히 노력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과의 차이를 구분하고 그 결과를 분명히 인정해 주어야 한다는 점이다(표1 참조).
조직문화 혹은 경영혁신운동 과정에서 “열심히 해도 아무런 보상이 없다.” 혹은 “대충 게을리해도 아무 피해가 없다.”라는 인식이 확산되면 변화가 조금 일어났다가도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게 마련이다. 조직의 변혁이 올바로 진행되려면 변혁의 필요성 인식, 변혁에 대한 명확한 비전, 변혁 가능성에 대한 신념, 체계적인 계획 실천 등이 전제요건이다. 이같은 차원을 인사제도 개편과 관련시키면 실적평가제, 직무체계의 간소화, 새로운 제도하의 부서장에 대한 대폭적 인사권 위임 등이다.
피라밋형 조직 구조는 오늘날과 같이 시간을 경쟁으로 하는 경영 환경하에서는 장애요소가 될 뿐만 아니라, 기동성과 유연성면에서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인 조직 구조로 비판받게 된다. 따라서 조직 구조가 경쟁력을 창출하려면 과거와 달리 간소화된 조직이 요구된다. 간소화된 조직이 얼마나 유효한가의 사례는 미국의 자동차산업이 일본에 의해 크게 위협받고 있을 때 도요다사의 의사 결정 단계가 5단계에 불과한 반면, 포드사의 경우 17단계나 된 경우이다.
유연화된 조직과 시너지 효과의 도모 역시 중요한 조직적 특성으로 대두되고 있다. 조직의 유연화란 조직이 환경 변화의 영향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조직은 환경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신설 · 소멸 · 변형 등이 가능한 유기체에 가까운 조직일 것이다. 그 예로 사내분사 · 자회사를 통한 소규모 조직의 운영, 시너지 효과를 위한 매트릭스(matrix) 조직의 운영, 조직의 네트워크를 통한 운영 등이 있다.
[표1] 조직 변혁의 과정 및 내용
경쟁력 창출의 조직 변혁
경쟁력 창출을 위한 조직변혁운동은 어떻게 전개돼야 하는가? 조직문화는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된 일종의 습관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에 그 조직문화의 구성요소인 사람이 바뀔 때 가능하다.
일본 케미콘사에 부임한 사장은 취임사에서 “애사심은 필요없다.”라는 폭탄선언을 해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그 회사의 창업주는 50여년 동안 독단적으로 기업을 운영해 오면서 모든 가치 중에서 무엇보다도 애사심을 강조하여, 간부들도 부하 직원들에게 최우선적으로 그것을 요구하게 되었고, 사원들도 역시 애사심만 있으면 능력이 없거나 업적이 신통치 않아도 신분 보장이 된다는 안일한 의식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 정부, 공공부문 및 기업 조직의 자원과 능력이 향상되어 진정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실질적인 경영 혁신, 특히 조직 변혁이 체계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조직 변혁이 일어난다는 것은 기업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의 의식과 행동이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아직도 구성원 개인의 의식이 바람직한 상태로 변화되지 못하고 있으며, 기업들이 추구하고 있는 여러 변화의 모색들도 여전히 분명한 철학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한건주의, 무사안일주의, 개인주의, 기회주의, 획일적 복종, 예방보다는 보완에 익숙한 우리 기업들은 연줄과 파벌주의, 권위 및 통제를 통한 관리와 단기 업적주의, 부서 이기주의 등의 특징으로 점철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폐단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조직 변혁의 장점과 과정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