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바람 새 경영 - 스토리텔링 마케팅
수제 바구니로 매출 1조원
손으로 만든 바구니만을 갖고 1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회사가 있다. 믿기 어렵겠지만 사실이다. 미국에 있는 롱거버거란 회사가 바로 그 회사이다. 얼핏 들으면 햄버거 회사 같은 이름을 가진 이 회사는 1972년 데이브 롱거버거란 사람에 의해 창립된 회사이다. 오하이오주 드레스덴이란 벽촌에 있는 회사인데, 손으로 만든 바구니만을 팔아 7억불의 매출을 올리고 8,700명의 직원과 7만 명의 판매원을 가진 당당한 기업이다. 이 회사의 설립자 데이브 롱거버거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데만 7년이 걸렸다. 학교에서는 완벽한 지진아였던 셈이다. 거기에 난독증에 말더듬이 증세를 갖고 있으며 간질까지 지니고 있는, 성공과는 가장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그런 엄청난 장애를 극복하고 대기업의 회장이 되었으니 그야말로 인간승리인 셈이다.
그의 부모님은 예전부터 바구니 같은 수공예품을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플라스틱이 나오면서 더 이상 팔리지 않는 물건이 되었고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늘 사람과 시장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던 그는 소득이 늘면 수공예품에 대한 수요가 다시 늘 것으로 예상을 하여 손으로 만든 바구니를 만드는 사업을 다시 시작하였고 거기서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그가 처음부터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바구니를 만들기는 했지만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다. 할 수 없이 다른 가게를 통한 위탁판매를 했는데 부진했다. 그러다 바구니에 대해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는 셜리라는 여자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롱거버거 바구니의 아름다움과 효용성을 깨닫고 판매원이 될 것을 자청한다. 이 일을 계기로 위탁판매에서 직접판매로 방식을 바꾸는데, 이로부터 사업이 급속한 성장을 시작한다. 물건에 대한 열정을 가진 사람이 물건을 직접 팔면서 사업이 폭발적으로 발전을 한 것이다.
사람들은 단순한 물건보다는 그 물건에 얽혀 있는 이야기를 좋아하고, 그 이야기 때문에 물건을 사게 된다. 이 회사는 이러한 사실을 깨닫고 이를 일찌감치 실천했다. 이 회사의 판매 방식은 아주 독특하다. 배스킷 쇼를 개최해 사람을 모으고 바구니에 얽힌 사연이나 스토리를 얘기한다. 바구니를 만들게 된 배경이나 이 집안 식구들에 대한 소개도 한다. 바구니에 얽힌 얘기도 하고 효용성에 대한 설명도 붙인다. '이 바구니는 부활절 날 계란을 담는 것이고, 이 바구니는 자전거를 타고 피크닉을 갈 때 사용하면 좋고, 이 바구니는 빨래거리를 담기에 유용하고'… 사람들은 이런 스토리에 열광하고, 그리하여 판매가 이루어진다. 같은 바구니라도 그냥 바구니와 이야기가 있는 바구니는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야기가 있는 바구니
광화문에 조그만 스파게티 집이 있다. 별 다른 특징은 없어 보이는데, 테이블 위에 이런 안내 쪽지가 붙어 있다. '히딩크 감독이 두 번 와서 앉았던 곳, 그 분이 시킨 메뉴와 와인은 이것입니다.' 별 생각이 없던 나와 일행은 히딩크 감독과 같은 메뉴와 와인을 주문하게 되었고, 덕분에 생각했던 예산을 훨씬 오버하는 지출을 하게 되었다. 스파게티에 스토리를 집어넣음으로써 고객을 자극한 것이다.
지포 라이터는 이런 얘기를 잘 만들어 내기로 유명하다. '2차 세계대전 때 총탄을 맞았는데, 호주머니에 들어있던 지포 라이터 덕분에 죽지 않고 살았다. 이것이 구멍 뚫린 지포 라이터이다.' '낙하산으로 점프를 하던 미 해병이 실수로 지포 라이터를 공중에서 떨어뜨렸는데, 지나가던 행인이 그것을 주워 불을 붙여보니 붙더라.'…
똑같은 창경궁이라도 '이곳이 사도세자가 쌀뒤주에 갇혀 7일간 고생을 하다 죽은 곳이다.' 라는 얘기를 듣게 되면 그곳을 다시 보게 되고 새로운 감동이 솟아난다. 알면 보이고, 보이면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면 구입하게 되는 것이다. 상품도 그렇고 서비스도 그렇다. 롱거버거의 본사는 노란 바구니 모양을 한 아주 독특한 건물이다. 처음에 이런 디자인에 대한 의견을 냈을 때 모든 사람이 반대를 했지만. 요즘은 이 건물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이 회사는 바구니만을 만들어 파는 것이 아니다. 재료를 다듬는 과정, 바구니를 만드는 과정도 공개하고 있다. 모든 것이 상품인 셈이다. 롱거버거란 회사로 인해 쇠락해 가던 시골 마을이 관광 명소가 되고 있다. 롱거버거의 사례는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디서 상품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는지, 지방을 어떻게 육성 · 발전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여러 아이디어를 제공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