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녀가 선을 보게 되었다. 남자는 전자제품을 만드는 회 사에 다녔고, 여자는 출판사에 다닌다. 남자가 여자에게 물었다.
'출판사에 다니신다고요? 그럼 좋은 책을 많이 보실 수 있겠네요.'
여자가 대답했다.
'네. 그것이 일이기도 하고, 좋은 책을 접할 기회가 다른 사람들 보다 더 많은 편이죠.'
넉살 좋은 남자가 한 발 앞으로 더 나아갔다.
'와~ 그럼, 공짜로 책도 많이 얻으실 수 있겠네요. 저도 ㅇㅇ씨와 친해지면 공짜로 책 좀 얻어 볼 수 있는 겁니까?'
그랬더니 여자가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물론이죠. 그럼 제가 공짜로 우리 출판사에서 나온 책을 드릴테니까 ㅇㅇ씨도 그 회사에서 나오는 텔레비전이나 냉장고 같은 것 제게 공짜로 주실 수 있는 거죠?'
책은 공짜로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책 내용을 공짜로 얻을수 있는 경우는 없다. 시간을 내야하고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책 읽어서 좋은 줄을 누가 모르느냐, 일하기 바쁜데 책 읽을 시간이 어디 있느냐, 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루 종일 책을 펼칠 시간이 없는 사람들이 현재의 우리다. 전철에선 너도나도 이동전화를 들고 한 자라도 더 문자를 날리려고 하지, 한 자라도 더 책을 읽으려고 열중하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정보화 사회 속의 우리들은 너도나도 '디지털인(人)'이고 싶어 하지만, 책읽기는 원초적으로 인간의 아날로그에 호소한다. 그래서 우리들은 감동적인 책 한 권에 아주 마음을 달리 먹고, 삶을 새롭게 꾸리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당신이 하는 일에 전문성을 더하고 당신의 일상을 윤택하게 하는 책읽기. 시간 나기를 기다리지 말고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짬짬이 책을 읽으며 행간의 묘미를 찾아낸다면 당신의 일터는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이 가을, 우리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고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책을 찾아 여행을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