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결혼 후 남녀의 역할변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얼마 전 기혼 친구들과의 모임 중 한 친구가 친정엄마가 냉장고 정리며 청소, 반찬 준비 등의 이유로 신혼집을 매일같이 오간다는 얘기를 자랑스레 꺼냈다. 그 자리에 있던 친구들은 부러워했지만, 과연 부러워할 일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결혼하기 전에는 딸로서 부모의 보호 아래 살았지만, 결혼과 동시에 그 모든 보호막에서 독립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기 때문이다. 또 함께 사는 남편이 불편해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도움을 받는 것은 자랑할 일이 아니라 스스로 사양해야 할 일이다.
‘남자는 사회활동, 여자는 가사’라는 전통적인 부부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은 이미 희미해졌다. 그러나 성역할 전환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남녀가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반면, 그것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아직도 뒤처져있는 것 같다. 부부가 되는 것은 서로에 대한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누군가의 딸, 아들로서만이 아닌 누군가의 남편과 아내, 또 한 가정의 주인으로서의 책임이다. 부모에게 의존하기보다는 남편과 아내로서 해야 할 역할을 다하며 인생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임을 인식하고 함께한다면, 삶의 큰 시너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2. 결혼준비로 싸우는 사례가 많은데, 결혼준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해야 하나요?
신혼집 마련, 예물예단, 혼수, 신혼여행 등등 뭐 그리 챙길 것도 많고 돈 나가는 것도 많은지. 결혼준비를 하며 한번도 싸우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할 정도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다. 특히나 부모의 관여가 많은 우리나라의 결혼문화는 더 그렇다. 단적인 예로 예물예단, 혼수를 꼭 필요한 것만 하자고 의견을 모으고서도 혹시나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못난 며느리, 못난 사위로 찍힐까 불안해하기도 한다.
결혼은 두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집안 대 집안으로 하는 것이라는 말도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을 무시하기에도 어려움이 있다. 때문에 가장 필요한 것은 ‘대화’와 ‘설득’이다. 두 사람이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결혼준비에 관해 충분한 대화를 나눠 결정하고 나면, 양측 부모님의 설득은 각자 알아서 해야 할 것이다. 이런 노력 없이 결혼을 하고 싶다면? 평생 혼자 사는 것이 낫다. 예를 들어 1년에 몇 번 입지도 않을 한복은 필요 없다 생각하고, 서랍 속 넣어두기만 할 것 같은 예물도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면 생략하고, 부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우선순위에 놓는 것이 좋다. 여행을 좋아하는 커플이라면 신혼여행을 업그레이드시키는 식의 방향이 어떨까? 남들 하는 것만큼 다 하려는 생각은 버리자. 결국 결혼생활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 둘을 위한 것이니까.
3. 맞벌이 부부의 신혼 가계관리, 가사분담 등 역할을 어떻게 나누는게 현명할까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3가구당 1가구가 맞벌이 부부이며, 수익은 외벌이에 비해 42% 높다고 한다. 그리고 점점 그 비율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그렇다면 맞벌이 부부의 가계관리와 가사분담은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히 생각하면 반반씩 나누면 될 일이다. 지출도 반반씩, 집안일도 반반씩 나누어서 하면 문제될 것이 뭐가 있겠는가? 그러나 반반씩 나누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결혼 전에는 상상할 수조차 없다. 주택구입비, 생활비, 각종 관리비, 보험료, 경조금 등 지출해야 할 곳이 한둘이 아니다. 둘이 벌어 저축하기도 빠듯하다는 것이 요즘 맞벌이 부부들의 하소연이다. 때문에 부부 중 누가 가계경제를 맡을 것인지는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어느 한 사람이 관리하거나, 공동관리 하거나 또, 각자의 돈은 각자 관리하는 부부도 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잘 하는 사람이 맡아서 살림을 꾸려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체계적인 사람, 충동적이지 않고 예산관리를 잘 하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 단 이 부분에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서로 모르는 소득이나 지출이 있어서는 안 되고, 가계관리를 맡은 사람은 상대방에게 정기적으로 설명해주는 것이 좋다. 그래야 결정도 같이, 책임도 같이 나누어 원망하는 마음도 없을 테니까.
이는 가사분담도 마찬가지. 대부분의 맞벌이 부부의 갈등은 가사문제로 기인한다고 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가사분담이란 무조건 해야 하는 필수’라는 원칙을 세우는 것이 좋다. 부부는 사랑으로 만나기는 했지만, 일종의 계약관계나 다름없다. 즉 약속을 하고 지켜나가는 것이다. 가사분담을 구체적으로 분담하고, 서로 막연히 알아서 해주겠지 하는 기대를 없애야 한다. 원칙을 세워서 각자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것이 부부의 신뢰감을 높이는 일이다. 결혼 전에 충분한 대화로 결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각자 선호하는 분야와 성격을 반영하여 집안일을 나누는 것이 좋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부부가 함께 고민하고 나누어야 할 공동의 일임을 잊지 않는 것이다. 내가 배우자를 사랑하고 배려하기 때문에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절대 하기 싫은 일을 어쩔 수 없이 해주는 것이 아님을 기억하자.
4. 결혼 후 연애 때와 달라진 남편, 어떻게 해야 예전의 다정한 남자친구로 되돌릴까요?
결혼 후 우울해하는 여자들이 많다. 연애 시절 다정했던 남자친구의 모습은 사라지고 회사에서 돌아오면 소파에 누워 TV 보기에 바쁘고, 주말엔 늦게까지 잠만 자고 대화도 줄고, 늘 피곤해하고 그런 태도가 섭섭해 잔소리하면 짜증까지 낸다는 것. 그것은 약간은 서글픈 일이지만, 어찌 보면 당연한 변화다. 결혼은 연애가 아니니까. 가슴 두근거리는 설렘과 열정은 당연히 변하기 마련이다. 그것이 변했다고 책망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 부부는 가족보다는 오래된 친구와 그 모습이 닮았다. 편안하면서도 함부로 하지 않으며 서로를 배려하는 깊은 우정처럼. 그것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대화’다. 오랜 시간 사이가 좋은 부부들을 보면 모두 좋은 대화상대가 되어준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싸울 때에도 효력을 발휘한다. 싸우는 것 역시 대화라고 생각하고, 상대를 존중하며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밝히며 대화로 푼다. 결혼은 연애와는 다르다는 사실을 빨리 깨닫고, 오랜 친구이자 항상 내편인 가족, 그리고 가끔은 가슴 설레는 연인이 되어주자. ‘결혼의 성공은 적당한 짝을 찾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짝이 되는데 있다’라는 문구처럼 상대에게 적당한 짝이 될 수 있도록 평생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를 가진다면 결혼은 해피엔딩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