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에 더한 먹는 재미
춘곤증의 나른함과 콧등을 간지럽히는 봄바람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만 싶은 마음이 고개를 들지만 이를 이겨내며 일터에서 분주하게 5일을 보낸 당신. 휴일엔 참지 말고 어디든 나가 봄내음을 즐겨보자. 사랑하는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나서는 나들이에 더 필요한 준비물은 없을 테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인 법, 나들이의 상징이라고 할 도시락 한 통 정도는 챙겨 나서야할 것이다. 고기 반찬에 따끈한 국물은 집 안에서 많이 먹은 만큼 오늘은 간편하면서도 나들이의 즐거움에 더해질 맛과 먹는 재미를 모두 책임질 한 입 주먹밥과 롤 샌드위치를 만들어보자.
야외음식의 대명사, 주먹밥
주먹밥의 기원이나 유래는 자세히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오래 전부터 먼 길을 가는 나그네나 전장에서 밥을 지어 끼니를 때울 여건이 되지 않을 때 배불리 먹지는 못해도 시장기 정도는 면할 수 있도록 주먹 크기로 밥을 뭉쳐서 가지고 다닌데서 유래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먹밥이라고 해서 모양이 모두 주먹처럼 생긴 것은 아니고, 손으로 주물러 먹기 쉽게 뭉쳐 놓은 밥은 모두 주먹밥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먹을거리가 부족했던 시절에 양념 없이 보리밥이나 쌀밥 등을 뭉쳐서 만들어 먹는 일이 많았다. 6·25전쟁을 비롯한 각종 전쟁영화를 보면 전투에 지친 병사들이 배고픔에 꽁꽁 언 밥 한 덩어리를 통째로 먹는 모습이 단골처럼 등장하는데, 이것이 주먹밥의 원형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집반찬의 화려한 외출
아무리 간단하게 먹기 위해 만든 음식이지만 나들이에서 먹을 주먹밥을 꽁보리밥에 소금만 뿌려 먹을 수는 없는 법, 주먹밥의 속재료로 집에서 먹고 남은 밑반찬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모든 살림꾼들의 고민거리인 남은 식재료와 밑반찬 처리에 이만한 왕도가 어디 있을까. 불고기, 명란젓, 달래무침, 달걀 등 색 또한 다양한 반찬들을 주먹밥 위에 얹어 담은 도시락은 보는 맛까지 채워줄 것이다. 예쁜 옷을 입은 주먹밥과 함께 볶은 김치를 넣어 만든 바게트 샌드위치도 좋은 나들이 메뉴가 될 것이다. 샌드위치는 이제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음식이다. 평소 양상추와 햄을 넣어 먹던 보통의 샌드위치와는 다르게 오늘은 우리의 김치를 주재료로 퓨전 샌드위치를 만들어보자. 하지만 단순히 반찬으로 먹기 위해 만든 볶음김치는 빵에 곁들여 먹기에 조금 의아한 메뉴일 수 있어 과일이나 향신료를 졸여 되직하게 만든 인도의 소스인 처트니Chutney 를 응용해 볶음김치를 하나의 소스처럼 만든다면 훌륭한 파트너가 될 것이다. 여기에 시금치와 양송이가 든 크림소스를 더해 살짝 구운 바게트에 발라 썰어 내면 거부감 없이 영양과 맛을 모두 만족시키는 샌드위치가 완성된다. 언제부턴가 유난히 봄, 가을은 다른 계절보다 짧게만 느껴진다. 봄의 정취가 더위에 쫓겨 가기 전에 잠시나마 봄바람에 몸을 맡기고 쉬어 가보자.
Recipe
한입주먹밥
밥 양념 백미 2컵, 참기름 1Ts, 소금 1ts, 마요네즈 1Ts
명란마요 명란젓갈 100g, 마요네즈 2Ts, 설탕 1/2Ts, 쪽파 1 줄기
불고기 불고기감 100g, 간장 1Ts, 설탕 1Ts, 다진마늘 1/2Ts, 참기름 1Ts, 후추 약간, 깨소금 약간
크래미 무침 크래미 100g, 마요네즈 1Ts, 씨겨자 1Ts, 설탕 1/2Ts, 검은깨 약간
달래무침 달래 60g, 고춧가루 1Ts, 소금 1/2Ts, 참기름 2/3Ts, 식초 1Ts, 설탕 1꼬집
달걀채 달걀 2개, 맛술 1Ts, 소금 1/2Ts, 김밥용 김 1/4장
날치알 오이 1/2개, 날치알 2Ts, 청주 1Ts, 초고추장 1Ts, 소금 1Ts
만드는 법
1 - 명란은 껍질을 제거한 뒤 마요네즈와 설탕을 넣고 덩어리 없이 잘 섞어준다.
2 - 불고기는 양념을 넣어 밑간 한 뒤 기름을 약간 두른 팬에 볶아낸다.
3 - 크래미는 눌러 짜서 물기를 제거한 뒤 마요네즈, 씨겨자, 설탕을 넣어 잘 섞는다.
4 - 달래는 소금물에 살짝 데쳐 찬물에 식혀 물기를 제거한 뒤 양념을 섞어 무쳐낸다.
5 - 달걀을 잘 풀어 맛술, 소금을 넣어 간을 한 뒤 팬에 얇게 부쳐내 식혀준 뒤 채썬다. 김밥용 김은 가위로 얇게 잘라 준비한다.
6 - 오이는 얇게 잘라 소금물에 살짝 절여 물기를 꼭 짜 준비하고, 날치알은 청주를 넣은 물에 해동한 뒤 물기를 제거한다.
7 - 고슬고슬하게 밥을 지어 소금, 참기름, 마요네즈를 넣어 잘 섞어 준비한다.
8 - 한입에 쏙 들어갈 크기로 밥을 뭉쳐 반찬을 올리고 기호에 맞게 고명을 올려 완성한다.
롤 샌드위치
재료 바게트 1개, 소시지 2개, 마요네즈 3Ts
김치 처트니 김치 250g, 사과 1/2개, 토마토 2개, 딸기잼 1Ts, 발사믹 식초 1/4Ts 물녹말 (물1/2Ts, 전분1/2Ts)
시금치 소스 시금치 100g, 양송이버섯 5개, 크림스프 분말 50g, 물 200ml, 후추약간
만드는 법
1 - 사과, 토마토는 씨를 제거해 사방 1cm 크기로 잘라 기름을 두르지 않은 팬에 10분간 약한불로 볶아준다.
2 - 김치를 넣어 수분이 없어질 때까지 계속 볶은 뒤 다시 딸기잼을 넣고 볶다가 물녹말을 넣어 되직하게 만든다.
3 - 시금치는 소금물에 데쳐 물기를 제거한 뒤 약간 다져 준비한다.
4 - 양송이 버섯을 잘게 다져 기름을 두르지 않은 팬에 오래볶아 마를 정도로 볶아준다.
5 - 물과 크림소스 분말을 섞어 눌러 붙지 않도록 저어가며 끓여주다가 농도가 생기면 볶아둔 버섯과 시금치와 후추를 넣어 걸죽하게 볶아준다.
6 - 소시지는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준비한다.
7 - 바게트를 반으로 갈라 속을 살짝 파낸 뒤 안쪽에 마요네즈를 바르고 아래쪽은 시금치 소스 위쪽은 김치 처트니를 발라준다.
8 - 가운데 소시지를 넣어 덮어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담아 낸다.
요리/푸드스타일링 한희원 대표 이진영 쉐프(Cooking & ) 02-568-1003
기타 콜트 earth mi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