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비만자 중 남성 40대는 39.4%, 여성 60대는 45.4%에 이른다. 영국 공중보건 최근호에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비만한 사람들은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사람들에 비해 2배 가까운 만성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비만이 문제가 되는 것은 체지방의 과잉 축적 때문이다. 지방은 인체에서 15~20% 정도에 불과하지만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 공급원으로서 1g당 9.3㎉의 열량을 공급한다. 호르몬이나 세포의 구성 성분으로서도 중요하여 적당량 꼭 필요하지만 그 이상 축적되는 경우(인슐린 저항성) 당대사를 방해하여 당뇨병을 일으키며, 혈관에서는 동맥경화를 유발하고, 결국 고혈압·협심증·뇌졸중 등의 위험을 높인다. 뿐만 아니라 대장암, 췌장암, 담낭암, 유방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전립선암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하여 인간의 생명을 단축시킬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비만은 각종 합병증으로 인한 연간 보건비용을 38%, 의료비용 지출을 77%나 증가시켰는데, 이에 반해 해악이 널리 알려진 흡연은 보건 관련 비용을 21%, 의료비 지출을 26% 증가시키는 데 그쳤다. 결국 비만이 흡연이나 음주보다 건강에 더 큰 해악을 미친다. 미국의 최신호에 게재된 UCLA/RAND 정신질환관리센터 연구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체질량지수 30㎏/㎡이상인 비만의 경우 당뇨와 심혈관계 질환, 관절염 및 각종 암 등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복합 증세로 인해 연간 보건비용을 36%, 의료비용 지출을 77%나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흡연에 따른 보건 관련 비용 지출 증가액은 21%, 의료비 지출 증가액은 28%에 그쳤으며, 과도한 음주에 따른 보건의료비 지출은 흡연보다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체중 감량에 초점을 맞추는 공공보건정책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체중 감량에 초점 맞춘 공공보건정책 필요
노화와 수명 연장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미국에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적게 먹는 것’이다. 곤충이나 생쥐의 경우 적게 먹는 것이 수명을 최고 50%까지 연장시킬 수 있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의 쥐 실험을 통해, 적게 먹인 쥐가 마음껏 먹인 쥐보다 수명이 1.5배 길 뿐 아니라 더 건강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심지어 이미 늙은 쥐에게 소식을 시켜도 즉각적인 수명 연장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소식을 한 쥐에게서는 질병이나 스트레스 관련 유전자들이 젊은 상태의 기능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립보건원(NIH)에서는 인간과 같은 영장류인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15년간의 소식 실험을 일단락 지었다. 사람의 경우 일본의 오키나와와 러시아의 코카사스 지방 장수인들은 1일 평균 1,700칼로리 정도의 음식을 섭취한다. 일반적으로 동양인의 1일 권장량은 약 2,050칼로리인데 비해 장수촌 사람들이 섭취하는 칼로리는 3분의 2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하버드 의대 코엔 등은“칼로리 섭취량을 30% 줄이면 수명을 30~40% 연장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운동과 소식을 통한 비만 극복
당뇨병과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동맥경화, 뇌졸중과 심장병.
우리나라 사람 3명 중 1명은 이들 성인병으로 숨진다. 당뇨병만 해도 5백만여 명에 달하는 환자가 있을 정도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한국인의 최대 사망 원인인 암을 유발하는 여러 인자는 직
접 간접으로 비만과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사망 위험도를 낮추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선 첨단 의학도 중요하지만 생활 속에서의 운동과 소식을 통한 비만 극복이 중요하다.
성인병으로서 제일 먼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 복부 비만이다. 컴퓨터단층촬영으로 측정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지만 일반적으로 허리둘레가 여성 80㎝, 남성 90㎝ 이상일 때를 복부비만이라 하는데, 복부 비만 개선을 위한 식사와 운동요법 및 필요시 항비만제를 투여한다. 뱃살을 빼고 좋은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나쁜 콜레스테롤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운동이다. 그러나 복부 비만과 함께 고혈압, 심장병 등 대사증후군의 조짐이 나타난 경우라면 약물요법이 병행되어야 한다.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키기 위하여 메트포르민, 티아졸리디네디온제와 알파 라이포익 산 등의 투여가 시도되고 있다. 고혈압 및 이상 지혈증이 있는 경우 이를 치료하여야 하고, 당뇨병이 동반된 경우에는 엄격한 혈당 조절이 필수적이다.
질병이 생기면 물론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그보다 앞서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더 중요하다. 성인병은 생활습관 병으로, 꾸준한 운동 등으로 건강을 관리하면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다. 이러한 성인병은 비만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훌륭한 치료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