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 왜 중요한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인 간은 1200~1500g 정도의 무게를 가지고 있다. 간의 기능은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의 대사 및 소화 작용, 비타민 및 호르몬 대사, 체내로 흡수된 화학물질의 해독, 혈액 속에 침입한 세균의 파괴, 혈액응고인자 합성, 혈액량 조절등 다양한 기능을 통하여 기본적인 신체 기능을 유지시키고, 인체를 외부의 해로운 물질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간 질환의 진행 과정과 증상
우리나라 간암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많은 것이 B형·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둘째가 과음 등 알코올성 만성 간 질환이다. 현재 간암 환자의 85% 이상은 간염을 거친 환자로서 간경화증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간암 환자의 간 기능을 유지하는 일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 간염 환자의 23% 정도가 10년 내에 간경변으로 진행한다.
간 질환은 지방간에서 시작해 급성간염과 만성간염을 거쳐 간경변과 간암으로 진행되어간다. 그러나 단기간에 간암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며 대개 증상 없이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보통 간을‘침묵의 장기’라고 할 정도로 간암은 특별한 증상 없이 조용히 시작된다. 간암의 증상으로는 상복부의 통증, 덩어리 만져짐, 복부 팽만, 체중 감소, 심한 피로감, 소화불량 등이 있다. 간암의 대부분이 만성간염, 간경변증과 연관되어 발생하므로 만성 간 질환 증세가 악화된다면 간암 발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시간이 지나 간이 파괴되고 흉터가 계속 진행되면 식욕부진·메스꺼움·구토 등이 생긴다. 더 진행되면 황달, 피부 가려움증, 복수, 토혈, 간성 뇌증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간암은 조기 발견과 정기검진 중요
간암은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도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앞에서 말한 증상이 나타나면 대부분 병이 많이 진행한 경우다.
많이 진행된 간암은 높은 치사율을 보이는데 비해, 크기가 3㎝미만인 작은 간암(소간암)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1년간 생존할 확률이 90%에 이르며, 수술을 한 경우 5년 생존율이 40~50%에 이를 정도로 예후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간암의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간암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만성간염이나 간경변증 환자들은 3개월 간격으로 초음파 검사와 알파태아단백질 검사로 불리는 혈액 검사를 병행해 간암을 조기에 발견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평소 과음을 하거나 비만한 사람 또한 간에 대한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간암이 의심되면 전산화 단층촬영(CT), 자기 공명촬영(MRI), 혈관 조영술 등을 통해 정밀 진단을 하고 필요한 경우 조직 검사를 한다.
간암 치료, 어떻게 하나
간암의 치료 방법으로는 크게 간절제술, 간이식과 같은 수술요법, 경동맥화학색전술, 그리고 국소적 치료법인 알코올 주입법, 고주파열 치료법 등이 있다. 현재 인정되고 있는 확실한 치료는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심한 간경변이 동반되어 수술 후에 간 기능 악화가 우려되거나, 간암이 너무 넓게 퍼져 있어서 수술로 절제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 실제 수술을 할 수 있는 경우는 적은 편이다. 수술이 불가능할 때는 간암으로 향하는 혈관(동맥)에 항암제를 투여하고, 혈관을 막는 간동맥 색 전술을 실시해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생활습관 개선이 예방의 지름길
간을 위한 생활습관으로 술과 담배, 비만을 경계해야 한다. 알코올성 간 질환은 간암의 주요 원인이며, 흡연은 간의 효소에 영향을 미쳐 약물 대사를 촉진 또는 지연시키기 때문에 간의 상태를 악화시켜 간경변증으로 진행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흔히 간 질환이 있으면 무조건 잘 먹고 잘 쉬면 된다는 말을 하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최근에는 비만으로 인한 지방간이 간암의 주요 원인으로 의심받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알코올성 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게 최선책이지만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실 땐 요령 있게 마셔야 한다. 소량이라도 꾸준히 음주를 하면 간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다. 특히 당뇨병 등 대사성 질환자는 매일 소주 1잔 또는 맥주 1,000㏄를 며칠만 마셔도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국민건강지침에 정해 놓은‘덜 위험한 음주량’은 막걸리 2홉(360㎖), 소주 2잔(100㎖), 맥주 3컵(600㏄), 포도주 2잔(240㏄), 양주 2잔(60㏄) 정도. 하루에 간이 해독할 수 있는 수치를 약간 밑돈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 마시면‘과음’에 해당되며, 지방간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간을 보호하는 현명한 방법은 하루에 소주 1병 정도를 마셨다면 적어도 3일 정도는 쉬어야 한다. 또한 폭음과 폭식은 간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자제하는 게 좋다.
간 질환 의심 증상
1 피로·전신 쇠약감
2 구토·식욕 감퇴
3 체중 감소
4 윗배 오른쪽 불쾌한 느낌
5 눈의 흰자위나 피부가 노랗게 변함
6 소변색이 진하거나 빨갛게 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