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폐쇄성폐질환 원인의 대부분은 흡연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한 가지 질환이라기보다 몇 가지 질환을 묶어서 통칭하는 질환군으로, 만성기관지염·폐기종·기관지천식 등이 있다. 만성기관지염이란 특별한 원인 질환이 없이 기침과 가래가 1년에 3개월 이상, 2년 이상 지속될 때를 말하며, 환자의 증상으로 진단할 수 있다.
폐기종이란 폐(허파)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인 폐포(허파꽈리)의 벽이 파괴되어 폐포가 확장되는 것을 말하며 흉부방사선촬영, 정확히는 고해상도흉부전산화단층촬영(CT)을 통해 진단할 수 있다.
기관지천식은 평상시에는 증상이 없다가 갑작스런 기류폐쇄로 인한 호흡곤란을 특징으로 한다. 영유아기나 청소년기에 흔한 알레르기성 천식은 잘 회복되고 가역적이지만, 잘 치료 받지 않는 경우 만성천식으로 발전하여 만성기관지염이나 폐기종과 유사하게 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원인은 90% 이상이 흡연이다. 그 외에 대기오염, 반복되는 감염, 유전적 요인도 관여한다. 정상 기관지점막에는 섬모가 끊임없이 한쪽 방향(아래에서 위로)으로 운동을 하고 있고, 섬모 위에는 점액층이 있다. 이 점액은 점막 밑에 있는 점액샘에서 만들어진다. 숨을 들이쉴 때 들어온 더러운 먼지나 미생물은 이 점액에 달라붙어 섬모 운동에 의해 구강 쪽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폐를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담배 연기에 의한 자극으로 점액샘의 숫자가 늘어나고 커져 점액을 과도하게 만들게 되어 가래 양이 늘어나게 되며, 담배 연기는 섬모 운동도 저하시켜 가래 배출을 어렵게 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증상과 의사의 진찰이 중요하지만, 흉부방사선촬영과 폐기능검사가 필수적이다. 흡연자라면 1~2년마다 폐기능검사를 받아야 하며, 비흡연자라도 4년에 한 번은 받는 것이 좋다. 폐 기능 저하가 심하지 않을 경우, 이미 병이 발생했는데도 증상이 별로 없어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매년 가을 독감 예방주사 맞아야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치료 목표는 증상을 호전시켜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치료는 금연이다. 금연이야말로 더 이상의 폐 기능 저하를 막는 유일무이한 방법으로, 만성폐쇄성 폐질환의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치료이다.
지금까지 폐 기능을 향상시키는 약제는 개발되어 있지 않다. 다만 활동할 때 호흡곤란을 덜어주는 약제로 기관지확장제가 있다. 흡입하는 약이 먹는 약보다 기관지에 직접 작용하므로 더 효과가 좋고 전신적인 부작용도 적다. 그러나 흡입 방법을 교육 받아 정확히 사용하지 않으면 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으므로 잘 배우고 연습해야 한다.
숨이 차서 쉬기만 하면 운동 능력이 더 떨어져서 움직일 수 없게 되므로, 적절한 운동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걷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는 점점 근육량이 줄고 마르게 되는데, 적절한 영양 섭취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탄수화물보다는 단백질과 채소, 과일 등 비타민의 섭취를 적극 권장한다. 또한 끈적끈적한 가래를 묽게 하여 잘 뱉을 수 있으려면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는 것이 좋다. 건조한 겨울철에 난방을 하게 되면 더욱 건조해지므로,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젖은 빨래를 널어 방 안의 습도를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에서 호흡기감염은 증상을 악화시키고 생명을 잃을 만큼 위독해질 수 있으므로, 매년 가을 반드시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 65세 이상 노인은 보건소에서 무료로 예방접종을 해준다. 특히 폐 기능이 나쁘고 평상시에도 호흡곤란이 심한 환자라면 폐렴구균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좋다. 모든 폐렴을 예방하는 것은 아니지만, 폐렴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균인 폐렴구균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 주어, 폐렴구균에 의한 폐렴에 걸리더라도 병을 약하게 앓게 한다. 65세 이상이라면 폐렴구균 예방주사는 1회 접종으로 충분하며, 다시 접종하지 않는다.
세수하거나 옷을 입고 벗을 때도 숨이 차고 저산소혈증이 있다면, 호흡기내과 전문의에게 산소 처방을 받아 집에서도 산소를 보충해야 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가 평상시보다 더 숨이 차고 증상이 악화되면, 항생제와 부신피질호르몬제의 투여가 추가로 필요할 수 있으므로, 응급실을 방문하거나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예방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금연이다. 금연을 위해서는 흡연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금연 결심 후 금단 증상으로 실패하였다면, 니코틴대체요법을 시도해 볼 수 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금연하려는 사람을 위한 금연콜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보건소에서 니코틴패치를 무료로 나눠 주고 있어 니코틴대체요법을 쉽게 시도해 볼 수 있다. 니코틴대체요법으로도 실패할 경우 금연보조약제를 사용해 볼 수 있으나,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