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로 인구가 모여들고 있는 현상은 우리 나라뿐 만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매일반이다. 이와 같이 인구가 대도시로 집중하는 요인으로는 대도시에 정치 · 경제 · 행정 등 사회 전반에 걸친 기능이 집중되어 있어 농촌보다 일하기가 쉽고, 일한 뒤 여가를 즐기기가 쉬워 살기가 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의 인구가 늘어남과 함께 도시의 생활 환경도 점차 나빠지고 있다. 천연수 대신에 약으로 소독한 수돗물을 마셔야 하고, 맑은 공기 대신에 자동차 배기가스와 공장 굴뚝에서 나온 매연으로 오염된 공기를 들이마셔야 하며, 많은 빌딩 때문에 햇빛이 차단되고 먼지와 소음에 시달려야 한다. 또한 매일 먹는 음식까지도 천연 식품보다 가공식품을 더 자주 먹게 된다. 이러한 환경 오염은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환경 오염은 도시인의 생명 위협해
환경론자들은 지구의 온도가 점점 더워지고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특히 오염된 공기층이 도시에 거대한 벽을 만들어 도시의 공기는 농촌보다도 더 따뜻하다는 것이다. 기상청에서 측정한 결과를 봐도 실제로 도심 지역은 변두리 지역보다 기온이 2~5도나 높음을 입증하고 있다. 이것은 대기 중의 먼지나 일산화탄소가 온실과 같은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더럽혀진 공기는 신선한 공기로 바꾸어 줘야 하는데 도시의 공기는 환기조차 잘 안된다. 이런 환경 속에서 도시인들은 불면증 · 호흡기질환 · 안질 · 난청 등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의 미나마따시에서 발생한 사건은 우리들에게 큰 교훈을 주고 있다. 미나마따시의 사람들이 공장 폐수로 인해 오염된 물고기를 먹고 중추신경에 장해를 일으켜 팔다리가 마비되고 혀가 마비되어 말도 잘 못하게 되고, 시청각 기능에도 마비가 왔다. 그리고 사망률도 40%나 되었다. 이 병의 이름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미나마따병인 것이다.
또한 도시의 먼지와 분진은 천식 · 피부병 · 알레르기병을 일으키고, 시끄러운 소음과 진동은 우리들의 정서 안정에 나쁜 영향을 끼쳐 편안한 수면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두통과 난청 및 정신불안까지 가져와 노이로제 환자를 만든다. 환경처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초 · 중 · 고교 중 21.6%가 소음 피해로 수업에 지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대답 했으며, 소음 원인별로는 도로에서 발생하는 자동차 소음을 제일 많이 호소하였다.
뿐만 아니라 도시는 안전사고 다발지역이다. 교통사고, 화재 등 사고가 없는 날이 없다. 건물 안을 화학섬유로 장식한 탓에 도시의 화재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위험을 가져다 준다. 즉, 불이 나면 연기가 아니라 유독가스에 중독이 되어 불에 타 죽기 전에 가스중독으로 죽게 된다.
따라서 선진국에서는 점차 도시를 떠나는 인구가 많아지고 있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그래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도시에서 오래 살던 사람들은 도시를 떠나고 싶어한다. 그러나 농촌 사람들은 오히려 도시에서 살고 싶어하며, 특히 청소년들은 이러한 경향이 높아 도시로 몰려오고 있다. 장기적으로 국민의 건강을 고려한다면 정부는 대도시에 편중된 각종 산업 · 교육 · 문화 · 오락시설들을 지방에 골고루 분산시켜 인구가 도시로 과다하게 집중되는 것을 막아야 하며, 아울러 국민 개개인도 자발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도시의 비는 맞지 않도록 주의해야
이런 도시에서는 또 하나 반갑지 않은 것이 있다. 그것이 요즘 맞으면 위험하다는 도시의 산성비이다. 우리 나라에서 7~8월은 장마기간으로 바람과 함께 많은 비가 내린다. 그러나 파리나 런던은 11월부터 시작하여 겨울 내내 비가 온다. 이 비는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가 아니라 이슬처럼 오는 보슬비다. 우산을 받쳐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여지는 비다.
비가 오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연인 사이이다. 우산을 받고 어깨를 맞대고 골목길을 걷는 것은 연인들에게는 더할 수 없는 즐거움이다. 고독한 사람에게도 비는 즐거움을 준다. 혼자 정처 없이 우산을 받고 빗속을 거닐다 보면 마음 속의 우울 한 그림자가 깨끗이 가신다. 옛날에는 비가 이처럼 낭만적이고 감상적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비는 옛날의 비와는 다르다. 요즈음의 비는 자살을 원하는 사람이 맞고 다니기에 걸맞다. 이름지어 산성비라고 한다. 빗물 속에 모든 공해 물질이 섞여 있다. 도시의 공기는 혼탁하다. 공기 속에는 공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유해 가스와 매연자동차가 뿜어내는 배기가스로 매우 오염되어 있다. 이 중에는 석탄과 석유를 태울 때 나오는 아황산가스를 비롯해 자극성이 강한 산화성 가스인 오존, 질소, 산화물 흔히 연탄가스로 알려진 일산화탄소 등이 섞여 있을 뿐 아니라 유해분진, 더러운 먼지 등도 뽀얗게 떠있다. 비가 올 때 이것들은 빗방울에 묻어서 땅으로 내려온다. 만약 이 비를 사람이 맞는다면 오염물질은 바로 사람의 피부에 닿게 된다. 아황산가스는 8~ 12PPM의 소량으로도 목이 칼칼해지고, 20PPM 이면 기침이 나오며, 400~500PPM이면 중독현상이 일어난다. 오존가스는 초기에는 입 · 코 · 목에 자극을 주며, 두통을 일으키고 밥맛이 없어지며 가슴이 답답하고 불면증이 오는 정도지만 점차 심해지면 폐기능이 떨어지고 천식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일산화탄소는 냄새도 빛깔도 없는 고약한 가스이다. 때문에 중독이 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무의식에 빠지게 된다. 처음에는 약 간의 두통이 오고 현기증, 권태감과 구역질이 있을 뿐이나 곧 심장이 몹시 뛰고 숨쉬기가 힘겨워진다. 이때는 벌써 의식이 없어지고 혼수상태에 이르게 되며 시간이 지나면 생명도 위험하게 된다.
공기 중의 분진도 문제이다. 공장이나 집안에서 완전 연소가 되지 않아 나오는 검은 연기, 돌가루, 모래 등이 공중에 떠다니다가 빗방울에 묻어 땅으로 내려온다. 이 분진 속에는 유독성 화학 물질이나 나쁜 세균 따위도 묻어 있어 옷을 더럽힌다. 공장이 많은 지역에서 비를 맞고 들어오면 탄광에서 나온 것처럼 옷이 검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비 중에서도 가장 나쁜 비는 방사능비이다. 핵폭발이나 핵실험이 있을 때 공중에 떠다니던 작은 먼지에 묻은 방사능 물질이 빗방울에 묻어 내리는 비다. 이 비에 맞으면 원자병이 걸리기 쉽다. 원 자병은 세포 파괴를 일으켜 암과 같은 불치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옛날에는 비가 오면 두 손을 벌리고 맞으러나 갔지만, 이제는 우산을 받고도 마음이 안 놓이는 세상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