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는 담배가 거의 마리화나나 헤로인 같은 마약으로 취급당하고 있으며, 흡연자들은 여러가지 사회적 불이익을 당해가며 건물 한 모퉁이나 밖에서 쓸쓸히 흡연하는 실정이다. ’담배는 독이고 당신을 죽이고 있다’는 이미지를 철저히 심어주고 있으며, 매스컴이나 교육기관에 대한 홍보활동의 강도 또한 높다. 흡연을 억제하려는 정책적 방법으로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담배에 대한 세금을 높게 책정하여 한국보다 담배값이 2〜3배 이상 비싸다. 우리는 그렇지 않다. 이들 담배를 값싸게 수입하고 오히려 돈벌이 수단으로 치부하고자 한다.
흡연과 니코틴의 해로움은 누구나 알고 있어 여기서 더 말할 필요는 없다. 니코틴에 의한 동물실험에서 죽어 가는 모습과 과정은 자주 TV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건 동물실험이고 운운하며 간과하는 버릇이 문제일 뿐이다. 필자는 여기서 흡연을 개인적인 문제 및 책임으로 그칠 것인지, 마약중독자 문제처럼 심각한 사회문제로 접할 것인지를 보건복지부 관련자나 담배인삼공사에 질문을 던질 뿐이다. 그렇다고 이 문제를 매스컴 관련자들이나 국회의원이나 국무위원에게 던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들은 애연가이거나 관심이 없을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담배는 독이다
우선 애연가들을 만나보자 그들의 이유는 다양하다.
작가나 비평가들은 책상 앞에서 원고지를 메꾸어가고 작품을 창작할 때 끊임없이 담배를 핀다고 하더라. 건강에 나쁘다 나쁘다 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가?(물론 일부를 말함.)
무엇인가 골몰히 생각할 때 담배를 피게 된다. 기억력도 맑아지고 잘 생각나더라.(지식인들이 그러니 금연을 쉽게 권하겠는가?)
영화나 연속극 심지어는 연극에서 주인공이 불안하고 긴장될 때 담배에 불을 당기고, 한 모금 빨아 뿜는 것으로 묘사하더라.(그러니 그저 청중들은 익숙하게 배울 뿐이다. 소녀들까지)
통증에 시달리던 지난주에는 흡연을 하니 통증도 가라앉는다. 교통사고 후 입원해 있으면서 그래도 진통제 한 알보다는 한 가치의 담배가 순간적인 통증을 없애는 것 같아 흡연이 더욱 더 늘게 되었다.(병실에서의 호소)
즐거움과 쾌락이 증대된다고, 이젠 중학생들도 거의 다 흡연을 하지 않는가? 누가 통제하고 금연을 주장하는가? 이젠 선생님들도 잡지 않고 거의 손을 떼고 있다. 담배 피는 순간의 즐거움이 있다. (한 고등학생의 이유)
운전중의 스트레스가 높죠. 특히 복잡한 시내에서는. 그래서 운전중의 흡연이 늘었죠.(운전석 밖으로 재를 털고 꽁조를 버리던 한 운전자의 이유).
건강을 생각해서 담배를 끊었다. 그랬더니 웬걸 체중이 늘어나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다시금 흡연을 하게 되었다. 금연을 하니 뭔가 허기지고 과식을 하게 되는 것 같다.(금연 시도자의 말)
사실 이들 모두의 주장은 맞는 것이다. 이들 모두가 니코틴의 강화 효과로서 실제 실험에서도 입증된 사실이다. 순간적인 이득처럼 보이는 특징이며. 마약과 같은 유혹적인 특징이다. 이를테면, 통증효과는 15분 이내 나타나며 찰나적인 것일 뿐이다. 이 모든 유혹은 순간적인 효과일 뿐 지속적인 것이 아니고, 이 유혹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계속 흡연을 해야 하고 또 반복됨으로써 남용되고 중독자가 되는 것이다. 모두들 담배와 니코틴의 노예가 된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병으로 본다
세계보건기구의 질병 분류에서는 애연가들을 1994년부터 정신과 질병을 가진 환자로 본다. 니코틴중독을 알코올중독이나 마약중독과 같은 선상에 놓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최근 급증하는 소화제 및 두통약의 남용이나 오용도 질병으로 구분하였다. 이런 세계적인 추세를 심각하게 인식하여야 할 터인데, 특히 국민 건강을 염려하는 지도층에서는 고혈압이나 암도 걱정하여야 하겠지만 이러한 남용 · 오용 · 중독을 병의 시각에서 문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IMF를 맞아 흡연이 늘고, 소화장애와 두통이 늘어 이런 약물의 매약이 늘어남을 심각하게 걱정할 때가 된 것이다. 담배나 약물들을 쉽게 접하고 값싸게 접할 수 있는 길을 무제한 열어 주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나 매스컴은 연일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홍보하고 광고하고 있는 실정이니 부조리 세계에 살아야 하는 서글픔이 여기에 있다.
한편, 니코틴 금단을 살펴보자. 늘 애연가로서 담배를 피워오던 경우 굳게 결단을 하게 되면 담배를 몇 시간 참을 수 있다. 하지만 왠지 초조해지며 짜증이 나고, 다소 안절부절못해지며 초조해지고, 또 담배를 뿌리친 대신 간식이나 먹을 것에 끊임없이 손이 가고 손이나 입이 심심하다는 느낌이 든다. 옆의 동료가 담배연기를 뿜어대면 도저히 참기 어려운 경지에 다다른다. 24시간 이내에 이런 증상들을 보이면서 공연히 불편해져서 일에도 지장을 보인다면 이때는 니코틴 금단 상태이며 이들은 ‘니코틴 중독증’ 환자, 전문적인 병명으로는 ‘니코틴의존’ 환자인 것이다. 이들은 알코올 중독자가 술을 쉽게 끊기 어렵듯이 스스로 쉽게 끊기가 어려운 법이다. 자신이 니코틴 금단 증상을 보이는니코틴 중독자인지 한번 ‘자가 점검’해 볼 수 있다. (표1 참조)
니코틴 중독의 예방책 및 해결책
10대의 문제: 가정교육 · 학교교육을 통한 금연 지도도 중요하지만 상업성이나 매스컴에서의 나쁜 영향력, 연속극이나 연극에서의 불안 처리의 연기 장면의 악영향을 학생 스스로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남에게 맡길 상황이 아니다. 어느 고교에서는 단체로 침 방법을 택했다고 한다. 금연 침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물론 이때 역시 결심이 중요하다. 결심 없이 침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30대 · 40대의 문제: 흡연자들의 스트레스 대처 능력이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를 필자가 발표한 바 있다. 불안이나 긴장시 스트레스 처리 능력을 다양하게 길러야 하며, 자기조절력 또한 함양시키며, 퇴행적이고 쾌락추구적 행동이 흡연행위와 관련됨을 인식하는 것이 좋다. 이를테면 운전중 흡연 습관을 벗어나 꽁초 안버리기 및 금연 캠페인을 나부터 솔선 수범하는 것이 좋다.
의사인 경우 환자와 이웃에게 의학적인 조언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잘 듣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서양에서는 2배 내지 10배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참고로 필자는 혼자 흡연하면서 금연을 권하는 입장은 아님을 밝히며, 아울러 담배를 피우지 못해 흡연자들의 고충을 다 이해하지는 못하는 점을 이해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