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닥터│한방과
사회 초년생인 P양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폭식을 하는 전형적인 비만 체질이었다. 입시에 대한 압박감을 해소하지 못하고 먹어대다 고3 때 이미 키 165cm에 몸무게 100kg면 누가 봐도 비만으로 판정할만한 체격이었다.
딸이 대학에 입학하자, 그녀의 어머니가 걱정스레 다이어트를 제안했다. 그녀는 죽기 살기로 살과의 전쟁을 계속 치러냈다. 그 결과 대학 3학년 때는 몸무게를 65kg 까지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졸업 후 회사에 들어가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조그만 무역회사에 입사했는데, 일이 과중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게다가 야근은 또 얼마나 잦은지 밤에 자주 먹게 되고, 또 술도 빈번히 마시게 되었죠.'
그렇게 일년이 지나자 그녀의 몸무게는 85kg이 되었다. 운동과 소식(少食)을 병행하며 몸무게를 줄였지만, 더 이상 버텨나갈 자신이 없어 나를 찾아온 것이다.
사람의 몸을 운영하는 주체는 바로 기(氣)와 혈(血)이다. 기혈의 속성으로 보아 마른 사람은 기가 왕성한 반 면 혈이 부족하다. 반대로 살이 찌는 사람은 혈은 왕성 한데 기가 부족하다. 한방 비만 치료의 핵심은 부족한 기를 보충해 주면서 넘치는 혈을 깎아 주는 것이다.
그녀 역시 기가 부족해 혈액순환까지 나쁘니, 피부가 윤기 없이 창백할 수밖에 없었다. 무작정 굶으면서 다이어트를 한 결과가 어떤지 바로 그녀의 모습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일단 눈에 보이는 체중 감소의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기운이 떨어지고 골 밀도가 낮아져 골다공증의 위험이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무월경 등 생리불순이나 원형탈모증 같은 후유증도 동반한다. 얼굴 피부뿐만 아니라 뱃살과 팔뚝, 허벅지도 탄력이 떨어져 나이에 비해 쉽게 늘어지고 주름질 위험이 있는 것이다.
체성분 검사 결과, 그녀의 비만도는 148. 110 내외는 과체중으로 보지만, 120 이상이 되면 반드시 치료해야 할 대상으로 분류된다. 그리고 체지방량과 근육량의 비율이 심각한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한방 비만 프로그램은 몸의 건강과 피부 탄력은 유지하면서 근육량은 늘려주고, 체지방량과 체지방률을 감소시키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그녀에게 매주 3회 내원해 지방분해 전기침 치료와 한방 랩핑요법을 받게 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시침도 처방했다. 또 장청소요법으로 숙변을 제거하고, 체질개 선약과 미생식 칼로리 조절법, 운동요법을 처방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비만환 먹기, 식사량은 3분의 2로 유지하되 식전 30분에 체질개선약 먹기, 하루에 1시간 이상 운동하기 등을 일러주고, 무언가를 먹고 싶을 때는 칼로리가 낮은 오이나 토마토 또는 생수를 마시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