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때도 없이 화장실 찾는 과민성 장증후군
과민성 장증후군이란 배변 습관 혹은 대변의 양상의 변화를 동반한 복통이나 복부불편감이 주증상으로 나타나는 장의 기능성 질환을 말한다. 어떤 환자는 복통이나 복부불편감과 함께 설사가 동반되는 경우도 있고, 어떤 환자는 변비가 동반되며, 일부 환자에서는 변비와 설사가 번갈아 가면서 발생하기도 한다. 서양에서는 성인의 10~20%, 우리나라에서도 약 2.2~6.6%로 흔한 질환이며,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남자보다 여자에서 2배 정도 더 흔하게 나타난다.
만성일 땐 유제품·콩류 피해야
과민성 장증후군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특정한 한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보다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생각하고 있다. 소장이나 대장의 심한 수축 또는 경련성 수축이 복통을 유발할 수 있으며, 스트레스나 불안 등의 심리적인 원인으로도 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 장이 지나치게 민감한 경우, 즉 장 과민성도 통증이 쉽게 생길 수 있다. 장 과민성이란 장 자체가 과도하게 민감하여 정상 수준의 장관 내 가스나 장의 운동만으로도 쉽게 통증이 유발되는 경우를 말한다. 또한 균이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을 먹고 배가 아프고, 설사, 구토, 열 등 감염에 의한 장염을 앓고 난 후에도 장 과민성이 유발되어, 장염 후 과민성 장증후군이 발생하기도 한다. 장내 가스를 증가시킬 수 있는 음식인 유제품, 콩 및 견과류, 과일 및 채소 중 일부가 과민성 장증후군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나 이에 대한 반응은 환자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다.
장이 보내는 이상신호
과민성 장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은 복통이나 복부 불편감이다. 복통은 배를 쥐어짜는 듯한 통증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마치 설사하기 전 배가 사르르하게 아픈 것 같기도 하며, 통증의 정도는 매우 다양하다. 복부 불편감은 복부 팽만감, 식사 후 금방 배가 부르는 느낌(조기 포만감) 등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과민성 장증후군에서는 이러한 복통 또는 복부 팽만감이 설사나 변비와 함께 나타나거나 혹은 설사와 변비가 번갈아 가면서 나타나기도 하며, 대변을 보고 나면 증상이 좋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장 트러블로 고생한다면
과민성 장증후군은 반복적인 복통이나 복부 불편감과 배변 습관의 변화를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3개월 동안 1개월에 3일 이상 배가 자주 아프면서 다음 중 적어도 2가지 이상을 가지고 있으면 과민성 장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① 대변을 보고 나면 배의 통증이나 불편감이 없어진다.
② 복통이나 복부 불편감이 생기면서 대변 보는 횟수가 변했다. 대변을 하루 3번 이상 보거나 3일에 한번 보기도 어렵다.
③ 복통이나 복부 불편감이 생기면서 대변 형태가 변했다. 변이 풀어지거나 딱딱해졌다.
이외에도 다음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① 대변을 보아도 시원치 않고, 대변을 본 후 뒤가 묵직한 느낌이 든다.
② 음식을 먹으면 바로 화장실로 직행해야 한다.
③ 변비와 설사가 교대로 반복된다. ④ 화장실 가고 싶어지는 느낌이 들면 참지 못하고 급하게 화장실에 급하게 가야 한다.
⑤ 가끔 대변에 코 같은 점액질이 나올 때가 있다.
하지만 다음 증상이 동반되면 과민성 장증후군의 복통이 아닐 가능성이 더 높다.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① 복통과 함께 식욕부진, 영양결핍 증상, 또는 체중 감소
② 복통이 점차 심해지며, 자는 동안에도 복통으로 깨거나 배가 아파서 잠을 잘 수 없다.
특별한 치료제 없어 생활습관 중요
장 건강을 지키는 비법은 없지만, 일반적인 건강한 생활습관과 식생활은 장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① 과도한 음주는 피한다.
② 흡연은 금한다.
③ 20~60분, 주3~5회 규칙적인 운동은 장 운동과 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
④ 스트레스, 불면, 우울, 불안 등 정신적인 악화요인을 피하거나 극복하는 방법을 찾는다.
⑤ 규칙적인 식생활을 유지한다.
⑥ 장을 불편하게 하는 음식들을 피한다.
⑦ ‘경고증상’이 있으면 전문의와 상담하여 적절한 검사를 받는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은 아니지만, 개인의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유발하고,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에 영향을 미쳐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 하지만 암으로 발전하거나 만성 염증성장질환으로 진행하는 병이 아니므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식이, 생활 습관,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잘 조절하고, 필요 시 전문의와 상담하여 적절한 검사를 시행하며, 약물 요법을 병행하면 편안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장 건강 궁금해요!
배가 자주 아프면 대장내시경검사는 꼭 받아야하나요?
과민성 장증후군이 의심되는 환자라도 ‘경고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대장내시경과 같은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경고증상이란 ① 변에 피가 섞여 나온다. ② 점차 복통이 심해지거나, 최근 변이 가늘어지고, 변 보기 힘들거나 시원치 않은 등 대변 보는 패턴이 변했다. ③ 체중이 줄어들었다. ④ 빈혈, 염증수치나 전해질 수치 등 혈액검사 이상이 동반되는 경우 등을 말한다. 이 중에서 한 가지라도 있는 경우에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포함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 외에 50세 이상의 성인인 경우, 대장암이나 염증성 장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도 대장암 예방을 위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증상만으로는 대장암이나 염증성 장질환 등의 질환들과 구분하기 어려우므로 복통이 반복되는 경우 전문의와 상담 후 대장내시경 등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어떤 음식을 피해야 하나요?
복부 팽만감, 부글거리는 증상이 심한 경우는 가스를 많이 만드는 음식들(콩, 양파, 셀러리, 당근,건포도, 바나나, 자두, 빵류 등)을 피하고 알코올, 카페인 등을 가능하면 적게 섭취한다. 장 과민성을 유발하는 음식은 개인마다 다양하게 나타나서 특정 음식이 모든 환자에 증상을 유발하지 않는다. 따라서 개개인이 경험한 증상을 악화시키는 음식에 대한 일지를 기록하여 불편한 증상을 유발하는 음식을 가려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는 분해되지 않는 당분(과당, 소르비톨, 자이리톨, 락토스 등)이 많이 포함된 음식들을 먹으면 더부룩하고, 가스가 차거나 복부 불편감, 설사 등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적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런 음식들 중 일부는 어떤 사람에게 해당하고, 다른 사람들은 또 다른 음식에 증상이 심해지는 등 모든 환자에 일반화시키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