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은 ‘우리’를 만든다. 특히 목표 달성을 위해 뭉쳐야 하는 조직의 구성원에게는 각 사람을 누구 하나 뒤쳐짐 없이 달려갈 수 있도록 하나로 매는 끈이 된다. 소통은 함께 발맞춰 달려갈 수 있도록 서로 다른 생각의 속도와 마음의 보폭을 일정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업무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상황에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상대방과 나를 하나로 묶어주는 공감의 대화를 나누는 것은 어렵다. 기회가 된다면 회사나 사무실이 아닌 다른 곳에서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찾아 해보는 것도도움이 된다.
보험기획과 전영찬, 변남숙, 금융개발원 양주영, 김규식, 구혜영씨는 오랜 시간 같은 업무를 하며 지내온 사이. 세종시와 서울을 오가며 업무와 회의 등으로 만날 기회가 잦지만, 함께 요리를 해본 적은 없다고 했다. 답답한 사무실이 아니라 햇살에 반짝이는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스튜디오를 찾은 5명의 우정가족들. 익숙한 얼굴이지만 낯선 곳에서 마주하니 새로운 인상을 받게 된다. 업무 주제가 담긴 서류가 아닌 앞치마를 매고 보리굴비 한 마리를 앞에 두고 나니 입가에 어색한 미소가 감돈다.
이내 아내로, 엄마로 역할을 다 해온 우정가족들은 주부다운 손맛을 척척 내고, 아버지의 이름으로 아내와 아들, 딸에게 별미 음식을 해주던 우정가족들도 솜씨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한마디씩 서로 던지며 셰프 못지않은 재료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실생활에서 얻은 요리 스킬을 보여주는가 싶더니 이내 보리굴비 무침과 은은한 차향이 감도는 차밥까지 뚝딱 한상을 차려냈다. 고슬고슬한 밥에 꼬들꼬들한 굴비 무침을 올려 한입 떠 넣으면 다른 반찬이 필요 없다. 고소한 맛을 느끼며 못다 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내는 우정가족들. 어느새 마음의 보폭을 맞춰 가깝게 다가서게 되었다.
보리굴비 무침과 녹차밥
예로부터 임금님 수라상에 올라갈 만큼 특별한 진미로 알려진 보리굴비. 살이 통통하게 오른 굴비를 소금에 숙성시켜 해풍에 말린 후 장독에 통보리를 넣고 사이사이 굴비를 넣어 숙성한 것이 보리굴비다. 보리의 향이 베어 풍미를 더하고 기름기와 비린내는 줄어든 데다 굴비보다는 짭조름하고 꼬들꼬들하니 씹을수록 고소하다. 보리굴비와 궁합을 이루는 녹차밥은 차가운 물에 밥을 말아 먹으면 은은한 향과 쌉싸래한 맛이 뒷맛을 깔끔하게 잡아준다. 음의 성질을 지닌 보리굴비를 먹을 때 찬 물에 밥을 말아먹으면 조합이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티백으로 우려낸 물을 냉장 보관한 뒤 이용하거나 가루녹차를 이용해 녹차 본연의 맛을 진하게 느낄 수도 있다. 녹차의 쓴맛이 부담스럽다면 고소한 보리차를 이용해도 된다.
재료 보리굴비 2마리, 쌀뜨물 2L
무침 재료 참기름 2ts, 대파뿌리 1ts, 다진마늘 1ts, 설탕 1/2ts 차밥 재료 ☞ 밥 2공기, 녹차(또는 보리차) 티백 1개씩
만드는 법
❶ 마른 굴비가 잠길 정도의 넉넉한 양의 쌀뜨물을 부어 4~6시간 정도 굴비를 불려준다.
❷ 찜기에 넣어 50분에서 1시간 정도 쪄낸다.
❸ 굴비의 비늘과 껍질을 칼등으로 긁어 제거한 뒤 지느러미를 손으로 잡아 뜯어준다.
❹ 껍질을 제거한 굴비는 깨끗한 물에 씻어 이물질을 제거한다.
❺ 일회용 장갑을 낀 후 손으로 굴비살을 발라내 뼈를 제거하고 먹기 좋은 크기로 찢어준다.
❻ 대파와 마늘을 최대한 잘게 다져 참기름, 설탕과 함께 잘 섞어준다.
❼ 잘 섞어둔 양념에 굴비살을 골고루 무쳐 그릇에 담아내고 깨소금을 곁들인다.
레시피 제공 및 요리도움. Cooking& 이진영 셰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