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상 연령층 위험
대상포진은 어릴 적 몸속으로 침투한 수두바이러스가 척추 신경절 부위나 뇌신경에서 조용히 숨어 지내다가 몸이 좋지 않거나 면역력이 떨어지면 발병한다. 하지만 이 바이러스가 어떻게몸 안에 숨어 있게 됐는지, 어떻게 발생하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대상포진이 최근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것은 5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많이 걸리고 있기 때문이다. 50대 이상 연령층에서 대상포진이 많이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면역력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2년 대상포진 환자 중 50대가 25.4%로 연령대 중 가장 환자가 많았다. 60대(17.8%)와 40대(16.2%)가 뒤를 이었다. 노인, 암환자, 당뇨 등과 같은 성인병환자나 면역 억제제 등을 투여 받고 있다면 대상포진에 걸릴 위험에 노출돼 있어 평소 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발병 초기 대상포진인 줄 모르고 오십견 등 척추관절질환으로 오인해 척추관절병원 등을 찾는 등 초기 치료시기를 놓칠 가능성이 높으므로 증상에 따라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증상은 피부 물집과 심각한 통증
대상포진이 발생하면 어떤 증상이 일어날까. 대상포진이 생기면 일단 피부가 따끔 거리거나 화끈거리는 등 불쾌감과 통증이 3~4일 길게는 1주일 정도 지속된다. 이후 피부에 대표적 증상인 물집(수포)을 동반한 뾰루지(발진)가 전체 몸의 한쪽으로 밴드 모양 또는 띠 모양으로 나타난다. 물집은 며칠 후 고름이 차기도 하는데 1주일 정도 지나면 딱지가 생기면서 서서히 회복기에 들어서게 된다. 이 과정이 1개월 정도 걸린다. 대상포진은 가슴에서 배까지 몸통 주위에 발생하는데 왼쪽, 오른쪽 중 한 곳에 발생한다. 대상포진이 이마 또는 얼굴에 발생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특히 얼굴에 대상포진이 발병하면 치료 후에도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초기에 대상포진을 치료하지 않으면 합병증에 시달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대표적인 합병증이 바로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60세 이상 환자 중 40~70%에서 대상포진 치료 후 신경통을 경험한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발생하면 고통을 수반한 통증이 2~3개월 내지 심지어 수년 이상 지속돼 삶의 질 저하는 물론 치료비 부담 등 신체·경제적 문제가 야기될 수 있어 초기에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앓은 사람들은 “태어나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통증”이라며 산통보다 더 심한 고통이라고 말한다. 통증이 너무 심해 정상적인 삶을 유지하기 힘든 것이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다.
면역력 떨어지면 걸리기 쉬워
대상포진은 감기처럼 외부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질환이 아니라 특별히 계절을 타진 않지만 7~9월 대상포진에 걸리는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월별로 대상포진 진료환자를 분석한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건보공단 분석결과, 7~9월 평균 진료인원이 6만 명에 달했다. 1~6월, 10~12월 평균 진료인원이 5만2,000명인 것과 비교해 상당히 많은 수치인 것이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과거보다 야외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늘면서 피로누적과 체력저하를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며 “여름철에 건강관리를 하지 않으면 면역력 저하로 인해 대상포진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대상포진은 중·장년층만 걸리는 병이 아니다. 젊은 층에서도 갑작스런 면역력 저하가 발생하면 쉽게 걸릴 수 있는 질환이 대상포진이다. 사회 초년생인 신입사원이나 갑작스런 업무량 증가로 수 주간 수면을 취하지 못한 직장인들 중에도 대상포진에 걸려 고생하는 이들이 많다. 면역력 저하에 따라 대상포진에 걸릴 확률이 높은 만큼 과중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올바른 생활습관이 중요
대상포진 치료는 우선 항바이러스 제제를 복용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항바이러스 제제도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예방하지 못한다. 이들 제제는 바이러스의 복제활동을 억제해 최소한의 부작용으로 병세를 감소하는데 도움을 준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발생했을 때는 단순 진통제, 패치요법, 가바펜틴 계열의 약제를 처방받아 치료한다. 상태가 심각할 경우 통증클리닉에서 해당 척추신경이나 뇌신경부위에 대한 신경차단술(경막외 신경차단술, 늑간 신경차단술, 뇌신경차단술 등)을 치료받아야 한다.대상포진에 걸리는 환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대상포진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예방백신도 출시됐다. 예방백신은 50~60대 이상 성인이면 접종할 수 있다. 하지만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의 일부나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은 접종을 받을 수 없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과거 대상포진에 걸린 적이 없거나 대상포진으로 인한 통증이 두려운 사람이라면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또 “예방접종도 좋지만 물집이 잡히지 않아도 특정부위에 통증이 계속되면 빨리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초기에 치료가 가능하다”고 당부했다.
대상포진에 걸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피부과 전문의들은 평소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한다. 잘 먹고, 규칙적인 수면을 유지하고 꾸준하게 운동을 실시해 면역력을 증강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의들은 “야근 등 과로나 스트레스를 가급적 피하고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와 단백질이 들어있는 육류 위주로 식사해 기초체력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대상포진, 궁금해요!
Q. 대상포진은 전염병인가요?
A. 대상포진은 체내에 침투한 바이러스가 잠복했다가 재활성화 돼 생기기 때문에 바로 대상포진에 전염되지 않는다. 하지만 한 번도 감염되지 않았던 사람이나 신생아는 수포성 발진을 직접 만지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
Q. 한 번 걸리면 영원히 걸리지 않는다?
A. 항바이러스 약제 자체는 바이러스를 없애는 약제가 아니라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치료제이다. 이에 언제든지 면역력이 떨어지면 재발할 수 있는 것이 대상포진이다. 동일한 부위에 발생할 수 있지만 전혀 다른 피부에 생길 수도 있다.
Q. 설마 아이들도 걸리나요?
아동은 대상포진 개념보다 수두 질환으로 더 잘 발생한다. 아동에게 있어 수두 발병은 대부분 피부 병변형태로 나타나는데 증상이 경미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Q. 평생 낫지 않는 대상포진도 있나?
A. 면역력이 떨어지면 언제든지 발병할 있는 것이대상포진이다. 바이러스가 계속 몸속에 잠복해 있기에 평소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Q. 대상포진이 심해 수술까지 한 사람이 있다던데
A. 바이러스가 침범한 부위의 통증조절이 되지 않은환자는 고주파를 이용한 열 응고술 및 신경차단술을 시행해 치료해야 한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통증이 심해 이러한 시술을 받는 환자도 적지 않다.
Q. 대상포진에 걸린 임산부는 출산 후 모유수유를 해도 괜찮은지?
A. 출산 시점만 아니라면 직접적인 수유는 문제가없다. 하지만 출산 시점 직전에 대상포진이 발생해 수포가 생겼다면 신생아는 산모로부터 수두가 전염될 가능성이 있어 격리시킬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엄마 젖을 짜서 수유를 해도 문제가 없다. 모유수유 문제는 개인별로 차이가 있기에 소아과,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