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이 어려운 이유
흡연을 하면 니코틴에 중독된다. 따라서 담배를 중단하면 니코틴 부족에 따른 금단 증상이 나타난다.
금단 증상은 불안, 초조, 수면 장애, 집중력 장애, 공복감, 손 떨림, 심박수 증가, 어지러 움, 두통, 피로, 땀 등 다양하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보통 담배를 끊은 뒤 3~4일 때가 가장 심하고, 2주 정도 지나면 다시 나타난다.
의학적으로 봤을 때 스트레스를 받으면 담배를 피우는 경향이 강하다. 그만큼 유해 환경 이 많다는 얘기다. 흡연 충동 또한 금연 성공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썩은 폐나 암 환자의 사진을 보여주며 금연을 촉구하는, 이른바 '충격요법'은 장기적 금연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당장 담배를 끊지만, 시각적 이미지가 뇌리에서 흐려지는 며칠 후에는 금세 금연의 필요성을 망각한다.
금연에 실패했다 해서 좌절할 필요도 없다. 한 연구에 따르면 평균 4~5번째 도전에서 금연에 성공할 확률이 가장 높았다. 결국 담배를 끊겠다는 의지만 잃지 않으면 언제고 금연에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금연 성공률 높이는 법
금연에 돌입하기 전 달력을 보자. 2주째가 가장 고비. 따라서 그 무렵에 생일이나 결혼 기념일 등이 있으면 금연 기간을 늘릴 수 있다.
라이터, 성냥, 재떨이를 모두 치우고 주변에 금연 사실을 알린다. 특히 자녀와 약속하는 게 좋다.
이제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한다. 술이 있는 회식은 피하고 흡연 충동을 유발하는 맵고 짠 음식과 과식을 줄인다. 식후에는 바로 양치질을 하고 산책을 나간다. 차를 마시거나 껌을 씹는 것도 좋다. 그래도 담배가 생각나면 눈을 감고 명상을 하거나 심호흡을 천천히 하도록 한다.
니코틴 패치나 니코틴 껌 등 금연보조제를 쓰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다만 보조제는 니코틴을 외부에서 공급해 금단 증상을 줄이는 것이지, 만능이 아니란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패치는 대·중·소 3종류. 니코틴 의존도에 따라 붙이면 된다. 만약 매일 15개비 이상 담배를 피운다면 대형 2주, 중간 크기 2주, 작은 크기 2주 등 총 6주를 붙인다. 10~15개비 흡연자라면 중간 크기 4주, 작은 크기 2주 등 6주를 붙이면 된다.
패치는 매일 한 장씩 가슴, 팔 등에 붙이되 한번 붙였던 부위는 일주일간 피해야 한다. 피부가 가렵고 부어오를 수 있기 때문. 간혹 불면증이나 메슥거리는 부작용이 나타나며, 임산부나 심장 기능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사용해서는 안 된다.
니코틴 껌은 2mg과 4mg짜리 두 종류가 있다. 하루 25개비 미만의 담배를 피우면 2mg짜리가, 그 이상 피우면 4mg짜리가 좋다. 매일 1, 2시간씩 12주 정도 씹으면 된다.
이밖에 최근 항우울제인 「부프로피온」이 니코틴 없는 금연보조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금연성공률은 패치, 껌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통 금연하면 흡연 기간 장애를 받았던 대사 작용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마비됐던 혀의 미각도 살아나 음식을 많이 먹게 된다. 살이 찔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따라서 규칙적인 운동으로 체중 감량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한국의 '영원한 국수(國手)' 조훈현 씨의 금연
그는 한때 하루에 3~5갑씩 담배를 피웠다. 대국할 때는 순식간에 몇 갑을 피워 없앴다. 1973년 군대에서 처음 담배를 입에 댄 이후 96년 중반 금연을 결심할 때 까지 24년, 그동안 3만 갑 이상을 소비했다. 그런 그가 완전히 담배를 끊었다. 그것도 '첫 도전'만에….
많은 사람이 금연초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금연초 광고 모델을 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금연초의 의학적 효능에 대해서 믿지 않았다. 실제 금연초에 의지하지도 않았단다.
성공 비결은 강한 의지다. 그는 평소 '한번 결심하면 반드시 실천에 옮기는' 성격. 담배와의 전쟁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 역시 금연 후 3, 4일째가 가장 고비였다. 정신적인 여유는 일주일 후에야 찾을 수 있었고, 한 달 정도 지나자 비로소 '아 담배를 끊었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다만 주머니를 뒤지며 담배를 찾는 버릇은 그 후 몇 달이 더 지나야 없어졌다.
담배를 끊고 나니 두통, 극심한 피로 등 신체 증상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평소 잠겼던 목도 가뿐해지고 머리도 맑아졌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부작용도 있었다. 금연을 단행한 뒤 음식 섭취량이 늘어나 불과 몇 달 사이에 5~10kg이 늘었단다. 운동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는 등산을 택했다. 집 뒤쪽으로 걸어서 10분이면 북한산 입구에 이른다. 그는 산에 푹 빠진 마니아는 아니다. 걷는 것을 좋아하고 마침 산이 가까이 있기에 오른다는 것. 그는 또한 혼자 산에 오른다. 여러 명과 약속을 잡는 것도 번거롭지만 그보다는 혼자만의 여유를 즐기기 위해서다. 때로는 자연에 빠져들며 쉬엄쉬엄, 때로는 달음질하듯이 걷는다. 생각을 정리하며 상념의 세계로 빠져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