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의 장단점
등산은 무엇보다 근력을 강화하고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데 좋다. 만약 하루 종일 서 있거나 앉아 일하는 직장인이라면 만성피로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심장 혈관이 튼튼해지면 혈액 순환도 촉진되고 덩달아 심폐 기능도 좋아진다. 여러 명이 함께 등산을 한다면 스트레스도 줄어들어 정신건강에도 좋다.
그러나 주말 등산만으로는 효과가 미약하다. 보통 건강에 도움이 되려면 일주일에 최소 3회 이상 지속해야 효과가 나기 때문이다. 평소 달리기나 빨리 걷기 등 다른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2~3km를 40분 정도에 걷는 속보를 권하고 싶다.
주말 등산을 3주 이상 하지 않으면 근력과 심폐지구력이 쉽게 떨어진다. 보통 10~30% 정도가 감소한다. 오랜만에 산을 오를 때 힘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산행 기술을 잊어서가 아니라 근력과 심폐지구력이 떨어진 것.
평소 혈압이 높고 순환계에 이상이 있다면 등산은 안 좋을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혈관의 탄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급하게 산에 오르는 것도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점은 반드시 지켜라
등산 2시간 전까지는 식사를 끝내야 한다. 위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또 식사량도 평소의 70% 정도가 좋다. 식단은 탄수화 물은 많지만 지방과 단백질은 적은 음식 위주로 만들도록 한다. 고지방식은 소화에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위에 부담을 주며, 고단백 식품은 대사 과정에서 많은 수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갈증을 유발하고 탈수 현상을 부추긴다.
탈수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좋다. 이 경우 오이나 당근 또는 귤을 먹으면 비타민도 함께 공급할 수 있다. 양갱·건포도·초콜릿·육포 등 열량이 높은 식품을 준비해 산행 중간 중간 먹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산행 중 흡연은 금물이다. 흔히 '상쾌한 공기 때문에 맛이 더 좋다.'며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있는데, 의학적으로는 전혀 근거가 없다. 오히려 담배를 피우면 체내 일산화탄소량이 늘어나 산소가 부족해진다. 그렇잖아도 힘겨운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다.
하산할 때에는 터벅거리지 말고 평소보다 더 무릎을 구부린다는 생각을 하며 탄력 있게 걸어야 한다. 그래야 무릎과 허리에 가 해지는 충격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
초보자라면 총 산행 시간이 3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미리 코스를 파악해 두는 게 좋다. 또 무리하게 속도를 내지 말고 휴식을 자주 취해야 한다.
전문적 등반은 하루 단위의 등산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따라서 평소 체력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장시간 등반에 필수적인 하체 근력을 위한 운동을 하루도 빼뜨려서는 안 된다.
전문산악인들은 히말라야 산맥이나 K2 같은 세계 최고봉을 오르기 전에 2~3개월 이상 비슷한 스타일의 산을 찾아서 예행연습을 한다. 자신만의 등반 리듬을 유지하고 산행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서다.
만화가 허영만씨의 등산
만화가 허영만씨는 산에 푹 빠졌다. 처음에는 당일치기 산행을 했다. 지금은 매달 3회 정도 1박2일 또는 2박3일 일정으로 여행을 겸한 산행을 한다. 고도는 낮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을 주로 찾아다닌다. 특히 경기도 청평과 가평 주변의 산을 많이 찾는단다. 그는 '전문 산악인'으로 더 유명하다. K2를 비롯해 세계 최고봉을 이미 모두 올랐을 정도다.
그는 산악인이 되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하체 운동을 주문했다. 하체 운동이 모든 운동의 기본이라는 것. 그래서 평소 몇 개 층은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걸어 올라간다. 집에서 화실에 이르는 15분 거리는 자전거로 이동한다. 작업실 뒤쪽으로 나 있는 대모산은 산책삼아 평소에도 자주 다닌다.
장비 준비도 철저히. 당일치기야 등산화, 겉옷, 물통, 배낭 정도만 갖추면 된다. 그러나 만약 하루라도 야영을 한다면 갖춰야 할 장비는 많아진다. 우선 침낭은 4가지를 준비해야 한다. 여름용과 겨울용은 기본. 그러나 산의 날씨 변화가 큰 환절기에 대비해 겨울~봄용, 봄~여름용 침낭도 갖춰야 한단다. 텐트나 침낭 밑에 까는 매트리스도 있어야 한다. 두툼한 방한복도 필수품이다. 그는 이 모든 장비를 갖추는 데 1년이 걸렸단다.
산에서는 뛰듯이 다니지 말고 보통 1시간에 2km 정도를 걷는 '우보 산행'을 권했다. 초보자라면 갑자기 비가 올 때 빨리 텐트를 치는 요령도 미리 익혀두란다. 또 1시간 걸으면 10분은 꼭 쉴 것, 과일·육포·초콜릿·사탕·잣 등 '행동식'을 챙길 것 등도 강조했다. 행동식은 먹고 싶은 생각이 들기 전에 미리 휴식시간에 먹어 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