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백세 알레르기 질환
알칼리 이온수와 유기농 채소
태어난 지 7~8개월쯤 이유식을 할 무렵, 계란반숙에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난 후로부터 양 볼과 턱 쪽이 빨개지고, 아이가 가려워 긁으면 진물이 생기기도 했다. 태열이라 생각하고 처음엔 그냥 없어지리라 여기며 연고만 발랐더니 나아지는 듯하다가 나중엔 점점 듣지도 않고 애가 가려운지 점점 보채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는 점차 피부가 조금씩 건조해지면서 턱, 목주위, 귀, 고추, 배, 팔꿈치 안쪽, 다리 쪽이 까칠해지고 약간의 각질이 일어났다.
아이가 클수록 점차 가려워서 수시로 몸을 긁기 시작하고, 온몸에 긁은 자국과 피딱지가 생겼다. 특히 밤이면 가려움이 더욱 심해져 잠을 설치니, 애 엄마와 내가 교대로 긁어 주면서 목욕을 시키거나 보습제·로션 등을 발라주며 밤을 지샜다.
그러면서 감기를 자주 앓더니 비염 증상까지 나타나 코막힘이 심해져 코를 비비거나 자주후벼 코피도 한번씩 펑펑 쏟는 것이 아닌가. 만성적인 코막힘은 호흡량이 줄어들어 몸속의 산소가 부족해져 전신피로가 오면서 성장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두통과 피로를 자주 느끼기 때문에 신경질적으로 변하고 산만해져 집중력이 떨어지며, 그로 인해 학습장애를 초 래할 수 있으니 걱정이 쌓여 갔다.
그래서 나도 한의사가 아니라 아토피와 비염을 앓는 환자의 아버지로서 여러 자료와 책자를 통해 한의학적인 방법과 대체의학적인 방법을 비교해 보았다. 아토피나 비염은 단기 간에 치유되는 질환이 아니기에 장기간 사용해도 안전하고 후유증이 없는 것을 최우선적으로 염두에 두었고, 다음으로는 성장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 또 두 가지를 함께 치료를 할 수 있어야 했다.
일단 스테로이드가 함유된 피부연고와 일시적으로 증상을 잠재우는 항히스타민요법과 같은 대증요법은 초기에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내성이 생겨 약효가 줄거나 리바운드 현상도 심하게 나타날 수 있고 증상이 재발하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았으며, 상용하지 않는 민간 약재도 제외했다. 상용 한약재는 대부분 약성과 성분이 철저히 밝혀져 있고 임상적으로 잘못 투여했을 경우 부작용을 파악할 수 있지만, 민간 약재는 근거가 불확실해 과대포장한 경우가 많아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서 제외했다.
그 당시 내가 조사한 바, 약물 외의 치료 수단으로 안전하면서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한 것은 알칼리 이온수와 같은 물을 많이 음용하거나 유기농 채소를 이용한 채식요법이었다. 합성조미료· 색소가 포함된 음식, 기름에 튀긴 음식, 고기류, 라면·햄버거·피자 등의 밀가루 음식, 인스턴트 식품, 버터·치즈 등의 유제품을 제한했으며 채식과 곡물 위주의 식단을 차렸다.
5~6개월 지나니 가려움이 점차 줄어들기 시작해 기쁜 반면에 아이가 조금씩 기운이 없고 밥맛을 잃으면서 수척해지는 것 같아 문제점과 보완할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물을 자주 먹으면 몸속의 산화 물질과 노폐물이 대변과 소변으로 잘 배출된다. 즉, 땀과 소변량이 아주 많아지는 것이다. 한방적 개념으론 양기가 허해지는 것이다. 또 채식 위주의 식단은 애에게 강제로 먹이기엔 여간 힘든 일이 아니거니와 성장하는 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망설여지는 방법이다. 그래서 양기가 허한 것과 비염 증상은 탕약으로 보완하고 성장에는 지방·탄수화물·단백질을 충분히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육류를 안 먹일 수가 없어 애가 먹어도 되는 음식을 찾아야 했다.
체질에 맞게 먹이고 운동량 늘려
눈길을 돌린 것이 자기 몸의 본성에 맞는 음식을 먹어 질병을 치료하는 치유력을 키운다는 사상체질의학이다. 많은 경로를 통해 체질 전문 학자들의 체질 감별과 치유법을 공부하면서 여러 검사를 거쳐 소양인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아이의 체질에 안 맞는 음식을 식단에서 빼고 맞는 음식으로 서서히 바꿔 나갔다. 체질에 맞는 육류(소양인은 돼지고기)를 반드시 삶아 수육으로 먹였으며, 갈치·가자미·조기 등 생선류의 비율을 조금씩 늘려 나갔다. 놀이방에 갈 때는 선생님의 협조를 받아 집에서 간식으로 과자 대신 딸기·토마토 등 소양인 과일을 준비했다. 그 결과,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물을 먹었을 경우 배에 가스가 많이 생겨 배가 아파하거나, 대변을 제때 못보고 건너뛰거나, 피부에 뭐가 올라오거나, 가려움이 더 심해지는 것을 확연히 알 수 있었다. 다행히 아이도 몸이 좋아지는 것을 느껴서인지 음식을 나름대로 잘 가려 나갔고, 육류에 의한 증상 악화는 나타나지 않아 몸을 보하는 약에다 독소가 대소변을 통해 잘 빠져 나가도록 보강했다. 그리고 증상이 경미해지는 것을 보고 면역력을 올리기 위해 반드시 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스케이트를 선택했고, 약도 면역력을 강화시키면서 소양인 체질에 맞춰 꾸준히 복용할 수 있는 것 으로 바꿔 나갔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쯤에는 배와 사타구니 주변이 조금 건조할 정도로만 남아 약 복용을 줄이고 애가 좋아하는 축구를 시켜 운동량을 늘려 체력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
2년 전부터는 아이에게 가장 심하게 증상을 가져왔던 계란·메추리알·튀김류를 제외한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음식은 생일잔치 등에서 먹도록 허용했다. 그러나 아이가 자기 음식 이외는 거의 안 먹어서 멥쌀로 만든 떡(찹쌀로 만든 떡은 체기가 잘 생겼음)과 과일 정도만 먹고 왔는데, 혹 나쁜 음식을 먹더라도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인내심 갖고 접근해야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아토피와 같은 면역력의 저하가 중요한 원인이 되는 질환자는 먼저 자기에게 좋은 환경 여건이 무엇이며, 어떤 음식이 잘 맞는지 안 맞는지를 인내심을 가지고 잘 파악하여 질환에 불리한 상황으로부터 회피시켜야 한다.
1단계로 자기 몸에 독소나 노폐물의 발생을 최소화시키고(자기 와 비자기의 구별), 2단계로 자기에게 유리한 환경 여건을 조성하며 맞는 음식과 식품이나 약물을 꾸준히 공급함으로써 면역력을 극대화하고(자기면역력 강화), 3단계로 운동과 체질에 맞는 식이요법을 통하여 자연적인 독소배출력, 즉 자기정화력을 키우고 자연 회복력을 정상화시켜야 한다(자연치유력 회복). 천부의 자연치유력을 강화해야 알레르기 질환의 완치와 동시에 본래의 건강해야 할 몸을 되찾는 것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러한 단계적인 방식으로 인내심 있게 접근해야 되며, 어느 단계라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약이나 의료행위가 건강을 되찾을 수 있는 가교 역할이 되어야지, 건강의 해답 그 자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