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 환경과 온도·습도에 잘 적응해야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은 자연치유 능력을 최대한 증대시키는 것이다. 자연치유 능력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계절에 적절한 양생법과 체질에 맞는 식생활 및 습관이 필요하다.
에어컨을 하루종일 틀어 여름을 겨울처럼 보낸다든지 지나친 보온으로 겨울을 여름처럼 보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곡식도 여름에 냉해를 입으면 가을에 열매가 덜 여물어 흉작이 되지 않는가.
요즘 알레르기성을 띤 비염·천식 등 호흡기 환자가 급증하는 것은 대기오염만이 아니라 자연의 순리에 어긋난 냉난방 문제, 아파트 같은 지나치게 폐쇄적인 주거 환경 등을 무시할 수 없다. 실내외의 지나친 온도 차이와 습도에 인체가 금방 적응할 수 없고, 그로 인해 생리작용에 혼란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자연 환경에 점점 폐쇄적으로 되어 가고 있는 우리의 삶을 자연친화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 대로 잘 적응할 수 있게끔 우리 자신과 아이들에게 지나친 편리함을 주는 것보다 정신적·육체적인 인내력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
근래 아토피·당뇨·암 등 난치성 질환이 급격하게 증가됨에 따라 자연친화적인 식이 요법이 치료의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과거부터 신토불이 식단을 치료 및 질병의 예방수단으로 여겨 약과 같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상체성(혹 체질)의학이 있다.
아쉽게도 현대과학은 기의 실체와 운행력을 측정할 수 있는 단계에 와있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체성(체질)을 알기란 쉽지 않다. 단순히 성격이 급하고 화를 잘 내고 인삼을 복용했을 때 열이 올라오면 소양인이다라는 몇 가지 현상만으로 금방 체질을 판별하는 것은 위험한 짓이다. 골상법, 설문조사법, 진맥법, 약물반응, 음식반응을 통한 추정·확정 등 철저한 단계를 거쳐 정확하고 근거 있는 감별을 해야 한다. 최소 1~2 주 정도의 관찰이 필요하다.
마른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뚱뚱해지기도 한다. 급한 성격이 차분해지고, 내성적인 성격이 어떤 계기를 맞아 바뀌기도 한다. 이때 흔히 체질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체질은 바뀌지 않는다. 후천적 환경에 적응해 가는 과정에서 체질이 일시적으로 가려 보이거나 다른 체질의 성향이 섞여 나타나는 것이다. 사람은 사는 동안에는 물리적인 변화는 있지만 화학적인 변화는 없다. 즉,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 물이 수증기가 되고 얼음이 되지만 본성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마른 체질, 살찌는 체질이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체질이든 자기관리에 문제가 생기면 외형의 변화나 내적 병리증상이 생기게 마련이다.
자연친화적이고 내 몸에 적합한 음식 섭취해야
우리는 알게 모르게 예로부터 음식을 가려 왔다. 인삼(소음인 식품)을 먹으면 열이 오르고 얼굴에 뭐가 나거나, 참외(소양인 식 품)를 먹으면 배가 아프거나 설사를 하고, 커피(태음인 식품)를 마시면 심장이 뛰고 속쓰림이 나타나서 자연스럽게 불편한 음식을 피해왔다.
음식을 가려먹는 것이 오히려 불균형한 영양 상태를 초래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의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음식을 가린다는 것은 자기 체질에 맞는 육류·과일·야채를 먹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영양학적인 불균형을 초래하지 않는다.
속에 열이 많은 소양인 알레르기 환자에게 온열성의 우유·닭고기·계란 같은 음식이 계속 공급되면 체내에 열독이 쌓여 알레르기 증상이 악화되며, 태음인 치질 환자가 밀가루 음식을 취한 후 상태가 악화됨을 보며, 소음인 위장병 환자가 냉수나 냉한 음식을 먹으면 소화장애가 생기게 된다. 그리고 체성 음식에 관계없이 아토피나 알레르기비염 환자는 과식을 피하고 음식만 담백하게 먹어도 증상이 완화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자동차에 쓰는 기름도 차종에 따라 종류와 고급·저급품이 있듯이 음식도 나에게 맞아서 독소를 덜 생성케 하여 속도 편하고 몸을 가볍게 하는 것이 있으며, 속을 불편케 하여 대소변을 비정상적으로 변화시키고 독소를 많이 발생하게 하는 것이 있다. 성질이 가장 무색·무취한 물도 지역과 계절에 따라 맛과 함유된 성분이 다르지 않는가.
상처를 소독하고 덧나지 않게 하는 것은 의사지만, 그 상처에 새살이 나와 치유케 하는 것은 예정된 신의 조화, 즉 자연치유력이다. 기가 막히고 부족하면 침을 놓고 보약을 쓰지만, 삶이 지속되도록 계속 기와 혈을 보충해서 자연치유력을 유지해 주는 것은 음식 아닌가. 이 절대적인 생명 유지 요소인 음식을 탐닉의 대상 또는 편리함(패스트푸드) 때문에 자기학대에 가까운 섭취를 일삼으면서 어떻게 건강한 생을 희구할 수 있을까.
과욕 부리지 않는 겸허한 마음가짐 유지해야
또한 불규칙한 식습관도 건강의 위해 요소이다.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 식욕이 일어날 정도로 움직이고 난 뒤 아침식사를 적당히 먹도록 해야 한다. 속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오장육부로 가야 될 기운을 섭취하지 않으면 결국 몸은 허해진다. 점점 밤 활동시간이 늘어나 하루 활동시간대가 예전에 비해 길어진 요즘은 아침을 거르고 두끼를 먹게 되면 결국은 저녁 폭식이나 간식 및 습관적인 음료수 과다 섭취 등으로 인해 소화기장애, 만성피로, 영양 섭취의 불균형을 일으킨다. 또한 식사도 천천히 오래 씹어야 자기가 필요한 양만 먹게 될 뿐만 아니라 소화라든지 뇌 건강에 좋은 영향을 준다.
하루의 활동량에 맞게 매끼 속이 든든할 정도로만 먹고 폭식하거나, 과식하고 난 뒤 굶거나, 저녁을 늦게 먹은 뒤 아침을 굶는 것은 정말 피해야 될 일이다.
주위의 환경 변화와 온도·습도에 잘 적응하고(운동요법), 규칙적인 식사와 자연친화적이고 내 몸에 적합한 음식(식이요법), 편중 되지 않는 감정 조절 능력, 즉 과욕을 부리지 않는 겸허한 마음가짐(정신요법), 삼위일체가 되어야 하나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가정적으로 혼란스러운 요즘 미래를 위해 이 어려움을 견딜 수 있는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투자를 해야 한다.
지나친 편리함이 건강의 열매를 해친다. 건강의 진리도 그리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