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의 장단점
마라톤은 심폐 및 근지구력을 강화시키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이다. 심장이 혈액을 한 번에 뿜어내는 능력이 커진다.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엔진 출력이 좋아지는 것이다. 또 근육은 깅화되는 반면 불필요한 지방이 없어져 체중 감량과 성인병 예방에 아주 좋다. 축구 · 농구 등 구기 종목과 비교해보자. 이런 운동은 골을 넣기 위해 순간적인 스피드와 순발력이 많이 요구된다. 이 경우 무산소 운동이 된다. 따라서 전체 운동량을 비교하면 마라톤이 훨씬 많다.
그러나 가슴에 통증이 있거나 비만이 심한 경우, 빈혈이 있거나 심장병을 앓고 있는 경우, 골다공증 · 천식 · 당뇨 등의 증세가 있는 경우 달리기는 독이 될 수 있다.
단계별 훈련법
보통 마라톤을 하려면 4단계로 훈련할 것을 전문가들은 권한다. 1단계는 5km 정도 거리다. 누구나 도전이 가능하며 매주 1, 2회 20~30분 달리는 연습을 하면 된다. 2단계는 10km로, '훈련'의 개념이 필요하다. 매주 3회 30~40분 달린다. 1, 2개월 단위로 목표를 세워 종전보다 5~10%씩 운동 강도를 높이되, 반드시 일주일에 3회 이상 훈련해야 한다. 이 무렵 운동을 하지 않으면 좀이 쑤시는 '운동중독증'에 빠져들기 쉽다. 3단계가 하프다. 이 단계부터는 '전문적 훈련'이 필요하다. 1,2단계를 쉽게 이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별도로 매주 1, 2회의 스피드 훈련, 2,3회의 지구력 훈련이 필요하다. 보통 매회 60~80분 달려야 한다. 4단계가 완주다. 보통 4단계에 도전하려면 그 전에 하프 코스를 5회 이상 성공해야 한다. 첫 하프 코스에 도전한지 2년 지난 후부터가 완주에 도전하기 좋은 시기다.
잘 달리고 싶다면
마라톤을 할 때 체중의 3배가 넘는 하중이 관절에 전달된다. 제대로 된 자세가 필요하다. 우선 시선은 전방 20여m 앞을 바라보고 허리는 곧게 세우며 몸은 지면과 수직을 이루도록 한다. 팔 동작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자연스럽게 하되 상체에 가깝게 붙이는 게 좋다. 발은 뒤꿈치가 먼저 땅에 닿은 뒤 앞 발바닥으로 힘이 옮겨 져야 한다. 초반부에는 코 호흡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속력을 내기 시작하면 코와 입을 모두 사용해야 한다. '허허 하하'하는 식으로 들숨과 날숨을 두 번씩 반복하는 게 일반적이다.
초보자일수록 보폭은 평소 걸음의 반 정도로 종종걸음 하듯 뛰도록 한다. 또 보통 때는 발뒤꿈치부터 땅에 닿지만 보폭이 30cm 미만일 때는 앞쪽 발바닥이 먼저 땅에 닿도록 해야 한다.
마라톤 입문 요령
마라톤은 그 어떤 운동보다 준비가 철저해야 한다. 따라서 미리 운동부하 검사 등을 통해 마라톤을 해도 괜찮은지 체크하는 게 좋다. 신발은 반드시 러닝슈즈를 고른다. 달릴 때 발은 약간씩 커지기 때문에 발이 가장 커지는 오후, 양쪽 발 중 큰 발의 치수에 맞춰 신발을 사도록 한다. 러닝슈즈의 수명은 643~804km 정도다. 따라서 일주일에 10km씩 2회 달린다면 32~40주마다 신발을 교체하도록 한다.
어두울 때는 흰색 옷을, 겨울에는 보온 효과가 높은 옷을 입는다. 도로에서는 자동차가 오는 방향으로 달려야 교통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운동 전 스트레칭은 필수. 그리고 충분히 물을 마시되 한 번에 많은 양보다는 적은 양의 물을 여러 번 나눠 마시도록 한다.
♣ 마라토너가 된 유인촌 씨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자 텔런트인 유인촌 씨는 2004년 중반부터 마라톤에 빠져들었다. 당시 그는 수요일 오후 7시가 되면 어김없이 남산 어귀에 있는 사무실을 나섰다. 반바지에 운동화 차림. 남산케이블카 승강장 맞은편 산책로 입구에서 단축 마라톤을 시작했다. 석호정~국립극장에 이르는 산책로를 달렸다. 국립극장은 반환점이다. 왔던 길을 바로 되돌아 달렸다. 이렇게 하면 7km의 거리다. 총 소요 시간은 30분 정도. 대략 시속 14km의 속도다. 일반인이라면 보통 40~50분은 걸려야 하는데…. 결국 가볍게 달리는 '조깅' 수준은 아니 었던 것이다.
매주 월요일에도 그는 방송 녹화가 끝난 후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한강 둔치에서 마라톤을 시작했다. 영동대교 인근 토끼굴까지 대략 13km의 거리를 달렸다. 이번에는 동행하는 사람 없이 혼자다. 저물어 가는, 때로는 어두운 한강변을 따라 묵묵히 달렸다. 대략 1시간 정도 걸렸다. 마라톤을 마치면 청담동 집까지 1km 거리는 걸어갔다. 이처럼 몸만들기를 훌륭히 한 끝에 그는 그 해 가을 처음으로 마라톤대회에서 42.195km의 풀코스를 완주했다. 어쩌면 그는 마라톤을 1980년대 중반부터 했다고 해야 옳다. 연극 연습이 있는 날이 달리는 날이었다.
'당시 서울 강북 지역에서 연습을 주로 했는데, 끝나면 대충 오후 10시가 넘죠. 몸이 지치고 힘들지만 집으로 돌아갈 때는 늘 달렸어요. 시내를 관통했지만 다행히 밤이라서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았어요.'
그가 처음 달리기를 한 것은 연기 때문이었다. 호흡 조절과 발성 연습에 달리기만큼 좋은 것은 없었다. 그래서 항상 달리면서 대사 연습을 했다. 그러다가 고혈압이 생겼다. 그 후 마라톤은 고혈압 치료에 활용됐다. 8년 전 그가 급성 장염으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였다. 최고혈압(수축기혈압)이 220mmHg까지 올라갔다. 의사는 급성 장염보다 고혈압에 더 주목했다. 의사가 그랬다. '당신이 평소 건강하지 않았다면 이번 병으로 인한 후유증이 상당히 컸을 것이다'라고…. 평소 건강한 체력이 더 큰 병을 막은 것이다. 의사의 진단 결과 그는 유전적 원인에 의한 고혈압이었다. 평상시에 최저혈압(이완기혈압)은 100~110mmHg, 최고혈압은 150~160mmHg을 보였다. 의학적인 기준에서 보면 분명 고혈압이 문제가 될 수 있는 정도였다.
그는 마라톤을 하면서 고혈압을 '제압'했다. 운동을 하면 혈압이 눈에 띄게 떨어진 것이다. 보통 마라톤을 시작하기 전에 혈압을 재면 약을 먹었다 해도 100~140mmHg 정도로 다소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운동을 끝내고 난 뒤 혈압은 70~100mm Hg 정도로 뚝 떨어졌다.
'마라톤은 하면 할수록 매력 있거든요. 환갑이 넘어도 몸만 받쳐준다면 계속 달릴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