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
그러나 부자라고 모든 게 좋고 행복하고 존경받는 것은 아니다. 부자도 부자 나름인 것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부자의 정의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여러 가지 대답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에 하나를 든다면 이 말이 아닐까?“ 진정한 부자는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다.”혹자는 이 말을 이렇게도 해석할지 모른다.“ 돈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은 그만큼 여유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 그 말이 그 말이네 뭐.”그러나 이 말이 갖는 정확한 의미는 그것이 아니라 바로 이런 뜻일 것이다.“ 돈에 얽매이지 않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부자다.”
우리 사회에도 부자 열풍이 불면서 부자들의 수가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돈을 제대로 쓸 줄 아는 부자는 쉽게 찾아보기가 무척 힘들다. 이는 부자는 많지만 진정한 부자는 드물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우리는 더러 매스컴을 통해 다음과 같은 기사를 접하곤 한다.
‘평생 동안 삯바느질을 해서 모은 30억 원의 재산을 인재 육성에 써달라며 대학에 기증한 이순희 할머니’‘자갈치 시장에서 생선가게로 모은 1억 원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지원하는 데 써 달라며 기증한 이름 모를 한 40대 여인’등등. 이들이야말로 부자면서 부자티를 내지 않고 자선을 실천한 우리 시대의 진정한 부자들이 아닐까?
누군가 돈에 대해서 이렇게 설파한 적이 있다.“ 돈이란 퇴비와 같아서 쌓아 놓으면 냄새가 나지만 잘만 뿌려주면 훌륭한 거름이 된다.”아마 적지 않은 부자들의 집에 쌓여져 있는 그 돈들에서 냄새가 날 것이다.그럼에도 이들은 한사코 그 냄새를 마다하지 않는다. 이들이 거름으로 활용하지 않는 한 결코 진정한 부자는 될 수 없을 것이다.
가수 김장훈의 아름다운 기부
진정한 부자의 한 예로 가수 김장훈의 예를 들어 보자. 그가 지난 9년간 기부한 금액은 총 30억 원에 달한다. 돈의 액수도 적지않지만 그의 기부가 눈길을 끈 것은 일회성이나 이벤트성이 아닌 지속적인 아름다운 마음이 깃든 때문일 것이다. 김장훈은 공연을 통한 수익금을 기부한 예가 참으로 많은데 그 이유는 이렇다.“ 공연을 하다 눈물이 날때가 많습니다. 코 묻은 돈, 힘들게 알바해서 모은 돈으로 콘서트에 오는 청소년들을 보면 고맙고 눈물이 납니다. 그래서 공연 수익금은 무조건 기부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또 이렇게 덧붙인다.“ 기부는 내가 한것이 아니고 공연을 보러온 팬들이 나를 통해 기부를 한 셈입니다. 저는 그냥 중간 전달자의 위치에 불과할 뿐입니다.”그의 겸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김장훈 그는 정말 돈에 대한 갈증,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이나 물질에 대한 소유욕이 없는 걸까? 천만에 그는 소유욕이 있다. 단 그 소유욕에는 뚜렷한 이유가 포함돼 있어 여느 범부들이나 졸부들과 차이가 나는 것이다.“ 나 역시 소유욕이 있습니다.
그 소유욕은 나눠 쓰기 위함입니다.”이 얼마나 아름다운 진정한 부자의 모습인가.
굳이 진정한 부자에 대한 정의를 내린다면 이런 것이 아닐까?
“진정한 부자는 나와 내 가족이 소박한 행복을 느낄 줄 아는 감성에 남을 위해 베풀 줄 아는 마음을 지니는 것.”다시 말해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부자상은 건전한 부자, 배려하는 부자, 존경 받는 부자인 것이다.
돈보다 더 소중하고 귀한 것들
언젠가는 맞이하게 될 죽음, 임종에 대해 생각해 보자. 임종 시 이런 유언을 남기는 사람이 있을까?
“내가 모은 돈을 관속에 넣어달라.”
“당시 강남 쪽의 부동산에 더 투자를 해서 돈을 더 많이 버는 건데…”
“앞으로 주식 대박을 맞이할 찬스를 잡을 수가 있는데 아, 아쉽다.”
임종을 맞는 사람들, 가난한 사람이든 부자든, 성격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이렇게 유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임종의 순간, 백이면 백 모두가 다음과 같은 후회를 한다고 한다.“ 여보, 미안하오. 내가 돈에 집착하지 않고 가족과 이웃에게 좀 더 잘했더라면 좋았을 것을.”“얘들아, 돈 버는 궁리만 하느라고 너희를 미처 챙기지 못했구나. 그것이 제일 가슴 아프고 마음에 걸린다.”“이제와서 생각해 보니까 돈보다 더 소중하고 귀한 것들이 너무 많구나.”하나같이 가족사랑, 이웃사랑을 실천하지 못한 점을 후회하면서 뒤늦은 참회를 한다는 것이다.
죽어서 싸 짊어지고 갈 수도 없는 돈, 돈, 돈. 우리는 부자가 되어야 하지만, 왜 진정한 부자가 되어야 하는지를 항상 가슴속에 담아둬야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