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뒷북치기
실패한 사람들의 특징 중 또 하나 눈여겨 볼 대목은‘뒷북치다’라는 낱말이다. 품사가 동사인 이 말은 뒤늦게 쓸데없이 수선을 피우면서 후회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무슨 무슨 잘되는 사업이나 장사가 있을 때, 부자들은 미리 입수한 정보나 철저한 준비로 초반에 돈을 싹쓸이해 간다. 하지만 실패한 사람들은 그 사업이나 장사의 기운이 다할 때쯤 부랴부랴 대출을 받거나 빚을 내서 뛰어 든다. 그리고는 허덕허덕 하다가 결국엔 문을 닫고 빚까지 짊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뒷북치기 형식은 누가 잘되면 대개 이런 푸념으로 이어지곤 한다.
“나도 그때 그렇게 했어야 했는데….”
“망설이지 않고 먼저 뛰어들 것을, 후회막급이다.”
그러나 이는 원님 떠난 뒤에 나발 부는 격이요. 기차가 떠난 다음에 버스를 흔드는 격일뿐이다.
주식 투자로 돈 벌기가 만만치 않다는 것은 이 뒷북치기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한 금융정보제공업체가 발표한 다음과 같은 조사 결과를 보자.
“국내 5대 증권사의 투자 의견 사례들을 분석한 결과 평균적으로 상향 조정 이전에 이미 주가가 올랐고, 상향 이후 상승률은 미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 마디로 증권사가 자신 있게 추천한 종목도 믿을 수 없다는 얘기가 아니겠는가.
즉, 주가가 오른다고 추천해서 샀는데 오르기는커녕 잘해야 본전이고 대개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으니 투자가들로선 얼마나 황당하고 가슴 쓰린 일이겠는가? 하지만 이것이 주식이고 그래서 위험한 게임인 것이다. 결국 이런 형태도 뒷북치기의 일환이다. 주가가 오른 다음에 사라고 권하니 이것이 뒷북치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주식이든 부동산 투자든 창업, 장사든 간에 매사 뒷북치기는 이렇듯 손해를 동반하게 되는 것이다.
너무나 빠른 변화의 흐름
장사의 경우를 보자. 근래 프랜차이즈 창업이 열풍인데, 뒤늦게 뛰어 든 뒷북치기로 낭패를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는 한 시절 반짝 유행을 탔다가 금방 사그라져 버리는 요즘 흐름의 코드를 제대로 읽지 못한 데서 기인한 것이다. 노래만 해도 그렇다. 예전엔 유행가가 제법 긴 시간 동안 불렸지만 요즘은 가사가 귀에 익을까말까 할 즈음이면 어느새 사라져 버리고 다른 노래가 인기를 탄다.
세상은 이렇게 모든 것이 빠른 변화의 흐름을 타고 있는 것이다. 결국 사업이나 장사를 시작하려면 여러 가지 준비와 변수를 고려해야겠지만 여기서 꼭 챙겨야 할 것은 뒷북치기를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창업의 경우, 수익성의 메리트가 큰 어떤 탐나는 상품이 있다고 하자. 그러나 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판매돼 온 것이 아니라 일시적인 유행을 타는 상품이라면 일단은 단념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런 상품이야말로 자칫 잘못하면 뒷북치기가 돼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품은 판매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경쟁자가 많을 뿐더러 어느 날 갑자기 가격이 뚝떨어져 버릴 위험성이 있다. 결국 막차를 탄 창업자들은 본전보다도 낮은 싼 가격으로 울며 겨자 먹기 식의 덤핑을 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눈물의 뒷북치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뒷북치기! 많은 사람들은 흔히 일이 잘못 되고나서야 예측을 논한다.
“어쩐지 처음부터 뭔가 잘못될 줄 알았어.”
이 얼마나 어리석은 예측이고 후회인가? 장사든 창업이든 뒷북을 치는 일이 없을 때에만 앞길이 탄탄대로로 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