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 씨의 고민
나이 50이 넘은 직장인입니다. 조금 더 있으면은퇴를 해야겠지요? 얼마 전, 아는 분에게 재무상담을 받았습니다. 투자 권유도 받았지요. 하겠다고 결심을 했는데 지금 상황에 어떻게 움직여볼 여지가 없네요. 생각보다 재정적 여유가 크지않아서요. 좋은 말을 많이 해주었는데 실천을 못할것같습니다. 이런상황에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제일 좋을까요? 투자를 포기해야 할까요?
고객을 만나 재정적인 부분에 대해 상담하는 것이 하는 일이다 보니 여러 세대 고객을 만난다. 그런데 상담을 할 때 나타나는 고객의 반응이 세대별로 상당히 다르다. 세대별 상황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갓 사회생활을 시작한 20대의 경우, 방향을 제시하고 미래의 그림을 그려주면 곧바로 실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엑셀로 직접 계산을 해서 검토를 요청하기도 한다. 그만큼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는 속도가 빠른 것이 이 세대의 특성이다.
가정을 이룬 지 4~5년 정도 된 30대의 경우, 대부분 반응이 집에 가서 의논한 후 결정하겠다고 한다. 제안한 방안에 대해 이해하고 동의해도 일단은 집에서 배우자와 같이 의논한 후에 결정한다.
40대의 경우
자녀 교육비 지출로 거의 탈진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중등교육과정의 사교육비가 살인적이라는 것은 이미 익히 알고 있는 터, 사교육비 부담으로 수년간 친구 모임을 피하는 경우도 종종 접하게 된다.
먼저 필요한 은퇴준비 자금을 계산해야 한다
이는 다른 모든 세대도 마찬가지다. 40대 부부의 경우 60세 은퇴와 기대수명 85세를 가정하고, 여성의 경우 남편 사별 후 7년 정도 홀로 살게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은퇴생활비를 월 200만 원으로 볼 때 국민연금이 없는 경우 약 12억 원, 국민연금을 받는 경우 약 7억 원의 자금을 은퇴시점에 마련해야 하는 것으로 계산한다. 당장의 현금흐름이 빡빡하지만 대부분 거주용 주택과 많든 적든 일정부분 저축금액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계획만 잘 세운다면 노후자금 준비가 어렵기만 한 것은 아니다. 다만 거주용 주택은 가급적 은퇴준비자산에 포함시키지 않는 것이 좋다. 거주용 주택은 가급적 나중에 남게 되는 배우자가 처리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자금이 계산되었으면 마련방안도 세워야 한다
은퇴자금 마련 방안은 향후 기대수익률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구체적인 포트폴리오는 전문 재정상담가를 만나 의논하면 되지만,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40대가 연금투자의 마지막 기회라는 점이다.
연금은 적어도 10년 이상 불입하여야 제대로 효과를 본다.
따라서 아직 개인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라면 서둘러 가입해야 하며, 적어도 소득공제 한도인 월 25만 원은 불입하여야 한다.
또 한 가지는 금융자산을 통한 자산증식 방안을 너무 두려워하지 말라는 점이다. 비록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많은 어려움이 산재해 있지만, 그래도 곳곳에 투자의 기회가 열려있다는 점이 확인되듯 경기가 어렵더라도 금융자산증식에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50대의 경우
은퇴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경우로 10년이 채 남지 않은 준비기간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또 실질적인 준비도 해야 한다. 필자는 은퇴 직전까지 안정성보다 수익성에 우위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여기에는 적절한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은퇴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50대 부부의 경우, 60세에 은퇴하여 80세까지 사는 것으로 가정하고 여성 홀로 사는 기간을 7년 정도 볼 때, 월 생활비를 200만 원으로 잡는다면 필요자금은 국민연금이 없는 경우 약 7억 원, 국민연금을 받을 경우 약 4억 5천만 원으로 계산한다.
보유 중인 부동산 자산의 경우 현금 흐름성 자산(임대용 부동산 등)이 아니라면 점차 줄여가는 것이 좋다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보유부담이 커지면 심리적 부담도 커지게 된다.
이자만으로 생활비를 마련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앞서 구매력 저하에 대해 밝혔듯 이렇게 할 경우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반면, 앞으로 예금금리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은퇴 후 머지않아 준비자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만 확인하게 될 것이다.
은퇴시점이 가까워 올수록 연금성 자산비중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고령이 될수록 자산관리와 운용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미리 연금성 자산비중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혹 의료비가 보장되는 보험(의료비 실손보험)이 없다면 늦기 전에 가입하는 것도 빼놓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건강관리와 함께 취미생활, 봉사활동을 위한 준비, 인적 친분관계 유지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은퇴준비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