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우유 먹을래, 테제베 타러 갈래?
얼마 전에‘프랑스 TGV 574.8㎞ 세계 최고 기록 경신’이라는토막기사가 난 적이 있다. 아침 신문을 읽다가 내 눈에는 어찌나 크게 들어오던지, 그 뉴스를 크게 복사를 2부 하고 신문도 구겨질세라 펴서 집에 들고 왔다. 기차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우리5살배기에게 너무나 좋은 선물거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웬뜬금없는 기차 이야기인가 하겠다. 하지만 바로 이 기차 이야기가 5살배기 경제교육의 시초가 되기 때문이다. 물질적 풍요 속에서 사는 젊은 세대들에 대한 비판과 함께 최근‘어린이 경제교육’이라는 말이 나돌고, 어린이 통장부터 시작해서 어린이 뮤지컬까지 나오고 있다. 용돈 기입장을 쓰게 하고, 캠프도 있고, 어린이 경제 사이트도 많다. 하지만 적립식 통장을 만들어도 부모가 알아서 넣어주고, 비싼 돈을 들여서 뮤지컬을 보여준다고 그것만으로 과연 경제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졌다 할까?
우리 5살배기는 처음에는 그 유명한‘토마스 기차’를 좋아했다. 아무래도 기차에 눈코입이 달려서 좋아하지 않았나 싶다.그 다음에는‘기차’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래서 기차장난감이 아니라 기차와 관련된 책을 사주었는데 거기에는 증기, 디젤, 전기, 고속열차, 자기부상열차까지 역사의 흐름대로다 들어있었다. 그러면서 KTX 고속열차를 어디서 보고 왔고, 결국엔 KTX를타러 갔다. 거기서 끝인 줄 알았더니 이번엔 프랑스의 테제베와일본의 신칸센을 타러 가잔다. 못 타러 갈 것은 뭐가 있던가. 아이에게 세계지도를 펴놓고“비행기나 배를 타고 가야 하는데 그럼많은돈이있어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에게“오케이. 이번 설날에 받을 용돈을 프랑스나 일본을 가도록 모아! 모아서 불려! 가자.”고 했다. 아이는 시원한 오케이가 좋았는지,간다는 이야기가 좋았는지 너무나 좋아했다. 그 해 설날에 받은용돈은 아이의 작은 지갑에 쏙쏙 들어왔고, 아이는 엄마에게 “뿔려 뿔려(아이의 말)”달라 내게 건넸다. 그래서 나는‘일본’ 펀드와‘유럽’관련 펀드에 가입했고, 아이에게 통장을 보여주었다. 일본이라는 글씨와 프랑스가 있는 유럽이라는 통장에 찍힌 글자를 보여주면서 한글도 가르쳤다.
얼마 전 저녁, 집에 있는데 좋아하는 초코우유를 사달란다.무심코“그럼 신칸센 탈 수 있는 일본 가는 통장을 깨서 초코우유 사먹을까?”했더니 한참을 생각하더니 그것만큼은 안 된단다. ‘쬐끔’참아보겠단다. 이만하면 아이에게‘돈’은 어떻게 쓰이고, ‘돈’은 여행도 할 수 있으며 원하는 것(기차 타보기)을 할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된다는 점을 제대로 가르치고 있는 셈이다.
아이의 경제교육,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아이에게 동기부여가 될 만한 것을 찾아 용돈관리를 시키자. 어른이 주입식으로 용돈 기입장을 쓰게 할 것이 아니라, 아이가 좋아하는 것들을 이루기 위해서 필요한 수단이 바로 돈이다라는 동기부여차원에서 시작해보자. 장난감(기차)을 좋아하는 아주 어릴적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