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는 '섹시한 것'을 조심하면 살면서 심각한 피해는 당하지 않는다. 섹시한 것은 상황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예를 들면 현란한 화술, 화려한 조명, 대박, 쉬운 돈벌이, 공짜 같은 것이다.
얼마 전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10명 중 4명이 현재 다니는 직장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기회만 오면 언제든지 이직할 생각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10명 중 7명꼴(71.7%)로 현재 직장과 병행해 세컨드잡을 가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다. 경기가 장기간 침체되자 직장 다니기도 힘들어졌지만 구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경제난과 평생직장의 개념이 허물어지자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하거나 부업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런 사회 분위기에 편승해 부업을 미끼로 선량한 사람들을 속이는 악덕 상술과 사기가 성행하고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올바른 생각이 피해를 막는다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하는 해묵은 논쟁은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충분하다. 사색의 열매로 논리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에도 속도를 따져야 할 정도로 핑핑 돌아가는 인터넷 시대일지라도 사색은 필수다.
생활하면서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따져봐야 할 때가 많다. 무지개 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손으로 만질 수 없는 것도 있다. 무지개 비슷한 유형을 보여주면서 가질 수 있다고 사기 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부업을 미끼로 부업 희망자를 울리는 악덕 사업자들이 많다. 이들은 부업을 알선하거나 제공한다고 광고해 거래 상대방을 유인한 뒤 물품을 구입하도록 하거나 회비 또는 부업보증금 명목의 투자금을 챙긴다.
부업을 하려는 사람들은 닭이 먼저인지, 알이 먼저인지 따져봐야 한다. 일거리를 제공한다고 하지만 인터넷 쇼핑몰을 만들어야 한다든지, 문서 작업 아르바이트를 제공하면서 보증금을 요구한다면 쇼핑몰 판매가 목적인지, 보증금을 챙기는 것이 목적인지 알아봐야 한다.
이런 악덕 사업자는 처음부터 부업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쇼핑몰 판매가 목적일 가능성이 높다. 문서 작업을 지속적으로 맡기는 윈윈 사업 아이템이 아니고 문서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사람들의 보증금을 받고 잠적하는 '먹튀족'일 가능성이 농 후하다.
부업이냐, 사기냐 그것이 문제다
〔사례 1〕 십자수 부업 광고를 보고 보증금 10만 원을 지급한 뒤 부업을 시작했다. 납품했는데도 수당 지급은 오늘내일 미루고 일감도 계속 보내 주지 않는다. 부업 계약을 해약하고자 하는데 사업자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사례 2〕 인터넷에서 중고 휴대폰 등 각종 물품을 판매해 매매가 성사되면 그에 따른 수익금을 준다고 해 159만원에 쇼핑몰을 분양받았다. 한 달 동안 일했으나 수익이 없었다. 해약을 요청하고 위약금까지 지급했지만 현재까지 처리되지 않는다.
〔사례 3〕 문서 작업 부업 광고를 인터넷에서 보고 보증금 36만원을 지불했다. 구두 설명과 달리 수익이 거의 없었고 일감도 지속적으로 제공하지 않았다. 해약을 요청하니 차일피일 지연하다 이제는 연락이 두절됐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되는 부업과 관련된 소비자 불만과 피해는 증가 추세에 있다. 지난해의 663건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41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정도 늘어났다. 유형별로 분류하면 업무 제공 유인 판매(인터넷 상품 판매 · 교재 판매), 문서 작업(문서 작업 · 번역), 주부 부업(색칠하기 · 종이 오리기 · 십자수 · 동 판공예) 등으로 나뉜다.
복잡한 통계는 생략하고 결론만 살펴보면 어처구니가 없다. 조사 대상 소비자 268명 중 부업으로 소득이 발생한 사람은 14명에 불과하고 254 명은 오히려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손익 현황을 살펴보면 더 심하다. 부업하기 위해 투자한 평균 비용은 62만여원에 평균 소득은 2천여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사업자에게 돌려받은 평균 환급액 7만 8천여원을 합해 정산해 보니 평균 손해액은 54만여원에 이른다. 부업으로 돈을 벌기는 커녕 손해만 본 것이다. 유형별로는 부업하고자 수강 신청을 했다가 발생한 손해 금액이 94만 2천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인터넷 부업으로 89만 3천원. 색칠하기가 5만 2천원으로 손해 금액이 가장 적었다. 사업자들은 주로 생활정보지의 줄 광고, 인터넷, 전화로 부업 희망자를 유혹한다.
광고로 유인해 대금 챙기고 부업 포기 유도
부업 제공 광고는 유형별로 다양하다. 최저 비용과 최저 노력으로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것처럼 광고한다. 광고를 보는 순간 호기심을 갖기 쉬운데 이것이 함정에 빠지는 첫 걸음이다.
광고 문구는 최대한 눈길이 가도록 만든다. '인터넷 재택근무, 시간 자유, 월 200만원 이상 가, 대학생 · 주부 · 직장인' '교육생 모집, 교육 후 100% 취업 가능, 월수입 100만~200만원 이상, 선착순' '가정 부업, 간단한 워드 작업, 초보 가, 시간 자유, 재택 가 2~3시간, 월 30만~70 만원' '가정 부업, 색연필 색칠, 장당 1천~1만원, 당일 결제, 선착순, 배달 가' '간단한 도안 십자수, 재료지원비 10만원, 배달가능' '상자 무늬 오리기, 지역 상관 무, 배달 가, 우편비 지원' 등이다.
부업 상술 사업자들의 영업 방법을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유인→대금 요구→부업 포기 유도 등 3단계로 진행된다. 생활정보지, 인터넷 등에 '월수 100백~200만원 이상' '평생 일거리 제공' '초보 가능' '재택근무' 등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광고를 낸다. 일감 제공에 대한 전제 조건으로 물품 구입, 회비 또는 보증금을 요구한 후 당초 약속한 사항을 이행하지 않거나 까다롭고 힘든 부업거리를 제공해 소비자 스스로 포기하도록 유도한다.
부업을 구하려는 사람들은 사기를 당해 얼굴빛이 사색이 되지 않으려면 생각(사색)을 많이 해야 한다. 세상에 쉽게 돈벌 수 있는 부업은 없다. 정말 사업성이 있는지, 내가 만든 제품이 다른 사람이 살 정도로 상품성이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비정상적인 부업 제공 사업자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부업 선택의 판단 기준이 작업의 용이성이나 광고에 실린 수입 가능액이 아닌 실현 가능성이다. 사업자가 말하는 부업이 확실한 수익 모델을 가지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일감을 받을 수 있는지 판단한 뒤 선택해야 할 것이다.
닭이 먼저인지, 알이 먼저인지 생각해야 사기를 당하지 않는다. 악덕 사업자는 부업을 내세우지만 사실은 소비자 주머니의 돈을 노린다. 무지개를 보여주면서 가질 수 있다고 현혹하는 사업자의 감언이설에 속지 않으려면 생각은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