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 구매 요인이 많은 주요 품목
하루 1천명 이상의 소비자가 상담을 요청하는 한국소비자보호원 상담 창구는 소비자의 안타까운 사연으로 늘 북적거린다. 2003년 한 해 동안 접수된 소비자 불만과 피해는 자그마치 43만 7,935건에 이른다. 소비자 상담 1위 품목은 신용카드로 1만 5,372, 2위는 다이어트 식품을 포함한 건강 보조 식품(1만 1,591건), 3위는 어학 교재(9,897건), 4위는 할인회원권(9,835건), 5위는 이동 전화 서비스(9,292건)로 나타났다.
소비자 상담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사용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원인이 되지만 품목에 따라서는 사기 또는 악덕 상술이 개입될 여지가 많은 경우도 있다.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기와 악덕 상술에 속지 않아야 하고 충동 구매를 피해야 한다. 충동 구매 요인이 특히 많은 품목이 건강 보조 식품과 할인회원권이다.
건강 보조 식품
2003년은 광우병 · 조류독감 발생 등으로 축산물 소비가 격감하고 웰빙 (well-being) 붐이 일면서 건강 보조 식품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져 '품질' 문제에 대한 상담이 급증했다. 건강 보조 식품의 '품질' 관련 상담은 2002년 870건에 서 2003년 2,530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건강 보조 식품은 방문 판매, TV 홈쇼핑, 전자상거래, 텔레마케팅을 통해 노인 · 미성년자 등 취약 소비자 계층에게 충동 구매 유도 혹은 강매 후 소비자의 정당한 청약 철회 및 반품을 거부하는 둥의 피해가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건강 보조 식품의 '계약 해제 · 해지'를 요구하는 상담이 61%로 매우 높았다.
· 충동적으로 건강 보조 식품을 구입하면 십중팔구 후회한다. 방문판매원은 제품을 팔아서 돈을 버는 프로들이므로 소비자의 심리와 행동을 훤히 꿰고 있다.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 건강 보조 식품의 포장을 뜯도록 유도하는 방문판매원의 상술에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제품 훼손을 핑계로 청약 철회를 거부하고 과대한 위약금을 요구하는 악덕 상술에 속아 피해를 입는 소비자들이 많다.
할인회원권
충동 구매는 소비자가 구입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데 사업자가 권유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사업자가 파는 서비스나 상품을 소비자는 잘 모른다. 소비자는 서비스나 상품을 구입할 경제적 · 심적 준비가 돼 있지 않다.
적(사업자와 사업자가 파는 상품이나 서비스)을 알지 못하고 나(소비자)를 알지 못하는 이런 계약이나 상품 구입은 백 번이면 백 번 다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피해가 발생하고 뼈아픈 후회가 따르게 마련이다. 다행히 소비자 단체의 도움을 얻어 계약을 철회하더라도 상처가 남는다.
'화장품 · 가전 제품 구입시 할인 혜택 제공' '호텔 · 콘도 할인 예약 서비스 제공' 등 할인 혜택을 내세우며 수십만원 상당의 가입비를 받고 회원을 모집하는 할인회원권 업체와 이와 관련된 소비자 피해는 해마다 되풀이된다.
정보 수집 등의 사전 준비가 없는 무방비 상태에서 주로 텔레마케터의 권유로 가입하는 것이 할인 회원이다. 할인회 원권이라는 생소한 업종을 잘 알지 못하고 충동적으로 가입하는 경우 대부분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
할인 회원권 소비자 상담은 2002년 2만 3,737건에서 2003년 9,835건으로 급감했지만 여전히 상담 다발 품목 4위를 차지하고 있다.
텔레마케터에게 신용카드 번호를 불러주면 계약 체결로 해석하므로 알려줘서는 안 된다. 매출 수기 특약이 체결돼 있으면 소비자가 매출 전표에 사인하지 않아도 매출이 발생한다.
· 할인회원권 업체는 회원 모집을 위해 과장 또는 사실과 다르게 설명하기도 한다. 구두로 약속한 내용은 사후에 입증하기가 어렵다. 물품 및 서비스 내용 · 계약 금액 · 해약 요건을 면밀히 검토해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해약 의사가 있을 경우 청약 철회 기간 이내에 내용증명 우편을 발송한다.
· 사은품으로 받은 물품이 있으면 훼손시키지 않는다. 사은품을 훼손하거나 잃어버리면 업체에서 이를 빌미로 과다한 위약금을 요구 하거나 해약을 거절하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신종 악덕 상술
무료 샘플 제공 상술과 관련된 소비자 피해 상담이 급증했다. 건강 보조 식품 · 인삼 엑기스 등을 판매하면서 텔레마케터들이 무료 샘플을 보내준다고 설명하고 주소를 알아낸 후 정품을 보내 대금을 청구하는 소비자 피해가 크게 늘었다. 2002년 128건에서 2003년 432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무료 체험 상술과 관련된 피해 상담도 크게 늘었다. 어학 교재 무료 체험 학습 광고를 낸 뒤 신청자에게 신용카드 번호를 알아내 일방적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교재를 강매한 소비자 피해 상담도 2002년 37건에서 2003년 507건으로 폭증했다.
· 길거리의 방문판매원이나 당첨, 경품, 무료 샘플 제공 등으로 유혹하는 텔레마케터에게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날이면 날마다 오지 않는다며 횡재의 기회를 강조할수록 더욱 조심해야 한다. 충분히 알아보고 계약해도 절대로 늦지 않는다.
·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공짜로 유혹하는 충동 구매를 멀리 하면 소비 생활에서 발생하는 피해는 훨씬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