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의 준비 기간
서민들의 꿈인 내 집 마련은 소비자로서 좀더 철저하게 준비해야 실패할 확률이 줄어든다. 저녁 반찬으로 먹을 콩나물도 요모조모 따져보고 구입하는데, 수억 원이 드는 아파트는 '돈이 된다'는 남의 말에 너무 쉽게 휘둘리는 모순을 보이는 것이 사람이다.
내 집 마련은 꿈을 갖는 것부터 시작된다. 10년 후에 살 집, 혹은 20년 후에 살 집도 지금 이 순간부터 그리는 것이다. 마음에 그리는 것보다는 그림으로, 그림보다는 사진으로도 붙여놓고 꿈꾸는 것이 더 좋다. 내 집에 관심을 가지고 행동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전세를 살면서 내 집 마련의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이 기회에 삼사천 원 투자해 클리어파일을 한 권 장만하고 정보를 수집 · 축적하라고 권하고 싶다. 내 집은 마련했지만 가족의 변화에 따라 평수를 넓히려는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신문에 게재되는 각종 부동산 정보 중 본인과 관계되는 것은 날짜별 · 내용별로 분류해 정리해야 한다. 모르는 내용이 나오면 주위 사람들이나 전문가에게 묻는 것이 좋다.
세상 이치가 다 그렇듯 아는 만큼 보인다. 내 집 마련 정보도, 부동산 정보도 아는 만큼 보인다. 개인차는 있지만 자주 보고 많이 보면 지식이 쌓이게 마련이다. 10만원 씩 붓는 청약저축도 세월이 쌓이면서 목돈이 되고, 청약의 자격이 확보되며, 운때가 맞으면 상승 작용을 일으켜 큰 힘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준비 과정에 세월이라는 인내가 점화되면 전문가 못지않은 내공이 쌓인다. 청약 자격과 어느 정도 자금이 준비되면 일단 행동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되는 셈이다. 당첨과 당첨 뒤 웃돈의 여유는 준비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적극적인 행운인 것이다.
서울의 경우 1년에 10여 차례 아파트를 동시 분양한다. 분양 일정이 잡히면 분양 공고가 신문에 실리는데, 이때 모델하우스 오픈 일정도 함께 공개된다. 당장 아파트를 장만할 계획이 없더라도 놀이 삼아 모델하우스에 자주 가는 것이 좋다. 자주 보면 안목이 생기고, 모델하우스와 실제 아파트와의 차이도 깨닫게 된다.
모델하우스 보는 법
평소 공부한 내 집 마련 지식과 사전 정보를 바탕 삼아 학생이 모의고사를 치듯이 살펴보면 더 흥미가 생긴다. 모델하우스에 도착하면 미니어처로 만든 단지 안내도와 주변 현황도를 먼저 챙겨본다. 교통 환경, 단지 간격, 향과 경사도, 주차 시설, 상가 위치까지 자세하게 나오므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안내도에 나와 있는 평형별 가구수, 용적률, 난방 방식, 현관 구조 등을 자세히 살펴본다. 거실 바닥재, 싱크대, 벽지 등의 재질을 눈여겨보는 것은 기본이다. 방 배치, 발코니 설치 여부도 반드시 챙겨봐야 할 사항이다.
아파트를 분양하는 업체는 아파트를 지어 파는 전문가 이지만, 모델하우스 인테리어와 분양 업무는 그 방면의 전문가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다. 아파트를 청약하려고 오는 소비자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하려는 아마추어에 지나지 않는다.
벽지 · 창호재 · 조명기구 등 아파트 시설물은 분양하는 아파트와 동일하지만, 조명과 인테리어 등은 모델하 우스가 돋보이게 기술이 들어간다. 전시품으로 갖다 놓은 책상 · 소파 . TV는 최상의 제품들이다. 벽에 걸어 놓는 액자도 거의 작품에 가깝다.
실제 아파트는 모델하우스와 같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모델하우스와 실제 아파트를 분리해 보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모델하우스는 늘씬한 도우미와 최첨단 가전제품 그리고 세련된 인테리어 등으로 마치 호텔에 온 듯한 착각이 들게 만든다. 선택 사양인 빌트인 가전과 화려한 전시 가구는 착시 현상을 일으키는 요소이므로 경계 대상이다.
일부 모델하우스는 불법으로 발코니와 거실을 연결해 공간이 넓어 보이도록 소비자의 눈을 속이는 경우도 있다. 거실의 실제 넓이를 보려면 베란다 바깥쪽에서 안을 보는 것이 더 정확하게 보인다. 주부들의 생활 공간인 주방은 수납 공간, 동선 등을 꼼꼼하게 살펴본다.
아파트 분양 현장에 모델하우스를 설치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다른 교통이 편리한 곳에 모델하우스를 마련한다. 모델하우스를 본 다음에는 반드시 아파트 건설 현장을 방문해 주위를 살펴봐야 한다. 안내도나 분양 안내 책자에는 분양에 유리한 내용은 표시하지만 불리한 내용은 생략하거나 축소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 집 마련 전략
아파트를 장만하는 것은 시중에서 가전제품을 구입하는 것과는 다르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실수요자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다. 내가 청약해 당첨된 아파트의 가격이 오르면 기분 좋지만 내려도 별 부담이 되지 않는다. 시세 차익을 노리고 투자한 경우에는 문제가 복잡해진다.
● 시세 차익보다는 실수요자 측면에서 아파트를 선택한다.
● 청약 자격, 자금 등을 미리 준비해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는다.
● 살고 싶은 동네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정보를 수집한다.
● 경쟁이 치열한 1등 아파트보다는 차별화 된 2등 아파트에 관심을 갖는다.
● 조망권 등 주변 아파트와 차별성을 가진 아파트에 주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