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한방에선 '머리는 차갑게, 발은 따뜻하게 하라'고 전해진다. 몸 속 기의 흐름을 원활하고 조화롭게 하려면 상반신이 차고, 하반신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는 것. 그러나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들은 머리와 가슴에 열이 많아 상반신이 뜨겁고 기의 흐름도 좋지 못하다.
이 같은 현대인에게 적합한 목욕법으로 반신욕이 인기다. 반신욕은 하반신을 따뜻하게 하고 상반신의 열을 내려 인체의 기온을 조화롭게 하기 때문이다.
반신욕 제대로 하는 방법
반신욕을 제대로 하려면 어깨나 팔 부분은 물 속에 넣지 말아야 한다. 10분 정도 지나면 머리나 팔, 얼굴, 가슴에서 땀이 나기 시작하고 몸이 더워져 욕실 밖으로 나와도 찬 기운을 느끼지 않는다.
물 온도는 따뜻한 수준에서 차츰 올려 38도에 이르게 하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물이 너무 뜨거우면 몸에서 방어벽이 생겨 열기가 몸 속으로 충분히 전달되지 못할 수 있다. 반신욕을 끝내고는 땀 정도만 씻어도 무방하다.
목욕 후에는 발의 따뜻한 기운을 보전하기 위해 두꺼운 양말을 신고 반면 상의는 최대한 얇게 입는다. 반신욕 하기에 가장 적당한 시간은 하루의 긴장을 풀어줄 수 있도록 잠들기 1시간 전이다. 아침에 반신욕을 하면 땀을 많이 뺀 후라 지치기 십상이다.
반신욕을 하기 어렵다면 족탕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40~43도의 약 간 뜨거운 물에 발목 아랫부분을 10~20분 정도 담그는 족탕법도 반신욕과 비슷한 효과가 있다.
욕조에 솔잎과 녹차잎을 넣으면 효과가 더욱 크다. 솔잎은 심신을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하고 지쳐 있는 사람에게 좋다. 녹차잎은 열을 내려주는 효과가 있어 반신욕 효과를 더욱 크게 한다.
· 수온은 체온보다 조금 높은 38~39도가 적당.
· 물이 배꼽에서 명치 사이에 오도록 몸을 담근다.
· 어깨와 팔은 물에 넣지 않는다(추우면 가끔 몸에 물을 적셔준다).
· 반신욕 시간은 30분 정도(건강할수록 짧은 시간에 땀이 난다).
· 식후 1시간 이내, 격한 운동 30분 이내는 피한다. 자기 전에 하면 좋다.
· 땀이 많은 체질이거나 허약한 사람들은 다량의 땀을 쏟는 것을 피한다.
· 집 욕조에서 할 경우 온수가 조금씩 나오게 해 적정 온도 유지.
· 반신욕 후 온수로 샤워, 미지근한 물로 수분 보충, 물기 제거 후 양말을 먼저 신고 상반신보다 하반신 보온에 신경 쓴다.
반신욕의 효과
반신욕은 무엇보다 혈액순환에 좋다. 혈관이 열려 온몸의 혈액 순환이 좋아지고 몸의 독소가 밖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몸에 열이 많은 고혈압 환자나 심장에 열이 많은 심장 질환 환자도 반신욕이 도움이 된다. 이들은 전신욕을 하면 몸 전체의 열이 높아져 좋지 않다.
반신욕을 하면 천식의 발작이 완화되고 숨이 막힐 듯한 증세가 줄어드는 대신 기침과 가래가 나온다. 기관지에서 나오는 가래도 몸 안의 독소이므로 계속 내뱉는 것이 좋다. 감기는 냉(冷)으로 생긴 병독을 몸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나타나는 현상인 만큼 냉을 치유하는 반신욕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전신욕은 감기에 좋지 않다.
반신욕은 가벼운 복통의 진정에도 도움이 된다. 따뜻한 물로 배를 따뜻하게 해 경련을 일으키는 내장의 근육을 풀어주기 때문이다.
방광염이나 만성전립선염에도 반신욕이 좋다. 혈액 순환이 좋아지고, 환부 세포 하나 하나가 활기를 띠어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생리불순이나 생리통, 냉증 등의 부인병을 치료하는 건강법으로 도 반신욕이 권장된다. 부인병은 대부분 하반신이 차서 오는 질환이기 때문에 반신욕이 좋은 치료법이 된다.
반신욕을 도와주는 제품
반신욕을 도와주는 제품에는 물 온도를 유지해 주는 제품, 센물을 연한물로 바꿔주는 연수기 물살과 기포를 만들어주는 가정용 스파기, 각종 입욕제 등이 있다.
반신욕 적정 온도를 비롯 35도에서 45도까지 원하는 물의 온도를 유지시켜 주는 온수 정화기는 정화 기능도 있어 목욕 후 더러워진 물을 다시 쓸 수 있게 해주는 제품. 원전 커머스 온수정화기 '입욕생활F'의 경우 설치공사비(부가세 포함)가 350만원 정도다.
가정용 스파기는 욕조에 물살과 기포를 만들어 줘 체내 수분 순환을 원활하게 해주고 물살에 의한 에너지 소모로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 가격은 8~17만원선. 피부를 부드럽고 매끈하게 만들어 주는 연수기는 가정에서도 온천욕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해준다. 가격은 30만원선. 정신과 몸을 맑고 개운하게 해주는 입욕제를 사용하면 반신욕이 한층 즐겁다. 스파용품 전문점 바디숍 · 오리진스 등 매장에선 반신욕 때 함께 사용하면 좋은 피부보습제, 몸을 이완시켜 주는 아로마 오일 등을 판매하고 있다.
반신욕을 하는 동안 지루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제품도 있다. 반신욕 헬스커버는 수증기 침투를 막고 한 쪽 편에 홈을 두어 목욕중 신문이나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다. 가격은 3만 5,000~4만원선. 습기 가득한 욕실에서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방수 CD플레이어도 시중에 나와있다. 가격은 10만원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