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를 기다렸다가 온몸을 던지는 유충렬
명나라 때 개국공신이었던‘유심’이라는 사람은 늦도록 자식이 없어 한탄하다가 부인 장 씨와 아들을 얻기 위하여 기도를 드렸다. 다행이 곧 태기가 있어 귀한 아들을 낳았는데,‘ 충렬’이라 이름짓고 잘 키우게 된다. 충렬이 7세 되던 해에 조정의 신하들 중 역심을 품은 정한담과 최일귀 등이 정적인 유심을 모함하여 귀양 보내고, 일찍이 충렬의 영웅성을 알고 그마저 죽이려 하였으나 장 부인이 한 꿈을 얻어 미리 도망한다.
천우신조로 살아난 충렬과 장 씨 부인은 그 후로 많은 고난을 겪게 되는데, 회수 가에서 만난 수적들이 충렬을 물에 던지고 장부인은 데려간다. 도둑의 대장이 아내로 삼으려 하나 장 씨 부인은 무사히 탈출한다. 여러 번 고난을 겪으나 남해 용왕의 도움으로 금릉 활인동의 이인학이라는 사람 집에서 은거하게 된다. 회수에서 죽을 뻔한 충렬은 장사치들의 배에 의해 구출되어 영릉 지방의 승상 강희주의 도움을 입어 의탁하는데, 강 승상은 유심의 오랜 친구이기도 하다. 충렬은 여기에서 강 승상의 딸과 결혼을 한다.
강 승상은 유심을 귀양 보낸 것이 부당하다는 상소를 올리는데, 오히려 정한담의 모함을 받아 그마저 귀양 가게 되고, 강희주의 가족들은 난을 피하여 모두가 흩어진다. 충렬은 아내와 작별하고 백룡사에서 노승을 만나 무예를 배우며 때를 기다린다. 강 승상의 부인과 딸도 여러 가지 고통을 겪는다.
이때 조정에서는 정한담과 옥관 도사가 천자 되기를 도모할 즈음에 호국이 침입해 온다. 정한담은 호왕과 은밀히 내통하여 대군을 끌고 나갔다가 다시 황성을 친다. 천자는 금산성으로 피신하지만 위기에 빠진다. 정한담에게 여러 번 패한 천자가 항복하려 할 즈음에, 백룡사에서 수학하던 충렬은 도승의 지시를 받고 갑옷과 칼과 명마를 얻어서 순식간에 금산성에 도착하여 천자를 구해낸다. 이렇듯 유충렬은 거의 단신으로 반란군을 쳐부수어 정한담을 사로잡고, 호왕에게 잡혀간 황후·태후·태자도 구출한다. 충렬은 또한 적소로 가서 부친을 구해내고, 장인 강희주도 구하여 개선한다. 그러나 유충렬은 어머니와 아내 생각에 마음이 무겁던 중 영릉 땅에 이르러 아내와 어머니를 찾아 함께 입성한다. 천자를 비롯하여 문무백관의 영접을 받은 그는 높은 벼슬에 올라 부귀영화를 누린다.
티핑포인트가 되는 타이밍을 잡아라
유충렬이 대군을 이끌지 않고도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때를 기다렸다가 급소, 핵심을 찌르는 기회를 만들어왔던 점에 주목할 수 있다.
무슨 일이든 행동으로 옮기려면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준비가 충실히 된 사람은 결정적인 타이밍을 잡는 데도 적극적이면서 신중하다. 결정적 장면은 반드시 극적일 필요는 없다. 많은 사람이 남들보다 앞서가고 싶고 남들보다 빨리 성장하고 싶을 때, 자신의 환경부터 바꾸려고 든다. 마치 공부 열심히 하겠다는 학생이 학용품을 새로 사고 학원에 등록하는 경우처럼. 그러다 보니 단숨에 현실을 뒤바꿀 만한 결정적인 사건을 찾아다니고, 지금 하던 일을 모두 접고 유학을 떠나기도 하며, 난생 처음 해보는 분야에서 용감하게 창업을 한다거나, 일하던 부서를 바꿔달라거나 한다.
그러나 진정한 결정적 장면은 지금 자기가 할 수 있는‘최선’을 찾아내는 것이다. 뭔가를 성취하겠다는 열정만 있다면 어떤 환경에서도 해낼 수 있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종일 복사만 시켜도 남들보다 뭔가 다르게 업무를 개선하고 창의력을 발휘한다. 열정이 가득한 사람은 환경을 변화시킨다. 환경이 자신에게 맞춰져서, 내가 환경의 중심이 돼야 한다.
하지만 환경이 급격하게 달라지는 티핑 포인트는 모든 상품이나 개선 활동마다 반드시 생기는 것은 아니다.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이어야 하고, 다른 개선 활동에 연쇄적으로 에너지를 전파할 수 있는 핵심적인 아이템이어야 놀라운 확산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대박을 기대한다면, 혁신운동을 성공시키려면, 무엇보다 먼저 이런 티핑 포인트를 불러올 수 있는‘핵심 아이템’을 찾아내야 한다.
가볍게 무시하는 곳에 급소가 있다
그러한 핵심 아이템은 어디에 있을까? 뉴욕의 전직 경찰국장 브래튼은 평소 강도·살인·마약 등 중범죄 단속을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경찰 간부들의 고정관념을 벗어나, 시민을 두려움에 떨게 하는 실제적인 범죄는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동냥배·소매치기 같은 경범죄라는 생각으로 공중화장실 단속을 시작한다. 공중화장실은 단속도 쉽고 예산도 많이 들지 않지만 중범죄에 쓰일 수 있는 총, 칼 등 흉기와 마약류를 적발할 수 있는 범죄의 온상이기도 하다. 공중화장실과 지하철 중심의 경범죄 단속은 살인사건을 절반으로 줄였고, 절도도 39% 감소시켰다. 경찰 신뢰도는 37%에서 73%로 높아졌다. 경범죄라는‘급소’를 찔러 중범죄까지 죽인 셈이었다.
우리나라 경찰의 정지선 단속도 작고 보잘것없는 일이 급소가되는 한 예다. 정지선 단속을 통해 횡단보도 사고, 교차로 정체 및 충돌 사고, 과속이 연쇄적으로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작은 단속으로 교통법규 준수율이 50%에서 80%로 높아졌고 사고율이 현저히 떨어진 것은 물론이다.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복잡한 세상도 간단하게 행복을 누리면서 살 수 있는데, 우리는 너무나도 복잡하게 생각하면서 세상을 살아간다. 의외로 간단한 곳에 핵심이 있음을 간과한다. 사람들은 뭐든지 대단한 것에 열광하고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화려하거나, 유명하거나, 똑똑하거나, 돈을 많이 벌거나 한 것들에 눈과 귀를 모은다. 그러나 대단한 성과는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오랜 시간 사소한 것들이 모아져 그러한 성공과 성과를 가져온다.
그리고 가볍게 지나치는 보잘것없는 것들에서 큰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급소를 만나게 된다. 직장 안에서의 말 한마디, 부드러운 눈빛, 활기찬 목소리, 긍정적인 자세, 적극적인 노력, 이러한 평소 생활습관이 오랜 세월 반영되어 자신의 이미지가 되고 브랜드가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