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나무그늘을 여럿이 나눈 청년
어느 마을에 한 부자영감이 살았는데 지독한 욕심쟁이였다. 영감의 집 바로 앞에는 수백 년 묵은 커다란 느티나무 한 그루가 있었는데, 여름만 되면 영감은 나무 아래 평상을 놓고 한참을 즐겨잤다. 어느 여름날, 마을 총각이 뙤약볕에서 김을 매다가 땀을 식히려고 나무그늘로 찾아들었다. 그러자 영감이 낮잠을 자다 말고 눈을 번쩍 뜨면서 청년을 내쫓았다. 자신의 그늘인데 감히 허락도 없이 누우려 했다는 것이다. 영감은 자신의 고조부가 심은 나무이기 때문에 그늘도 자신의 것이라고 우겼다. 나무그늘 가지고 욕심사납게 구는 영감의 심보가 고약했지만 청년은 생각한 것이 있어 자리를 물러났다.
며칠 후, 이 청년은 영감을 찾아가서 나무그늘을 팔라고 했다. 나무그늘을 돈 주고 사겠다는 총각의 말에 영감은 귀가 솔깃해졌다. 나무그늘 값으로 열 냥을 불렀는데, 청년은 군말 없이 이리저리 돈을 구해 열 냥을 갖다 주고 나무그늘을 샀다. 다음 날부터 총각은 일을 하다가 나무그늘에 가 쉬었다. 한참 자다보면 나무그늘이 서서히 자리를 옮겨갔다. 총각도 자리를 옮겼다. 나무그늘은 조금씩 자리를 옮겨 영감네 집 마당으로 들어갔고, 마침내는 안방 깊숙이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청년이 안방으로 들어가 눕자 욕심쟁이 영감이 화를 벌컥 냈지만, 청년이 나무그늘의 주인은 바로 자신이라는 말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영감은 자신의 생일 날, 귀한 손님들을 청해 하루를 흥겹게 놀기로 했다. 많은 손님이 사랑채에 모여 흥에 겨울무렵, 그늘이 서서히 안방으로 옮겨 왔다. 이때 흙투성이 청년이 성큼성큼 안방으로 들어가 벌렁 드러누웠다. 뒤를 이어 농부들이 들어와 잔치 상에 흙 묻은 발을 툭툭 터는가 하면 코를 힝힝 풀기도 했다. 청년은 손님들에게 나무그늘은 자기 것이니 언제든지 와서 쉬고 가라며 선심 썼다.
어처구니없는 광경에 어리둥절해진 손님들에게 청년이 일이 이렇게 된 까닭을 이야기하자, 손님들은 너나없이 욕심쟁이 영감을 나무랐다. 모처럼 모였던 귀한 손님들은 기분이 잔뜩 상해서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날 이후 마침내 부자영감은 마당 앞에 느티나무가 우뚝 서 있는 기와집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고 말았다. 그 뒤 마을 사람들은 마음 놓고 나무그늘에서 땀도 식히고 쉬기도 했다. 젊은이의 꾀 덕분에 이제 나무그늘은 마을 사람 모두의 것이 되었다.
목표와 계획이 장밋빛 미래를 잉태한다
얼마나 어리석은 영감인가. 코앞의 편안함에 눈이 어두워 곧 후회하게 될 일을 만든다. 우리도 살면서 당장의 편안함에 다른 중요한 일에 슬쩍 한쪽 눈을 감고 모른 척하고 싶어진다. 늘 결과를 미리 예측하고 가자. 그러면 치밀한 중장기 계획을 세우지 않을 수 없다. 궁극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다는 꿈을 잘 가꾸고 있었지만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내딛어야 할 한 발짝 한 발짝에 대한 치밀한 계획이 없이 주먹구구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무리 직장생활이 힘들어도 꿋꿋하게 얼마만큼 지내면서 경력을 쌓아야 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설정하지 못하곤 한다.
자기 인생의 지도는 구체적으로 세밀해야 한다. 목표의식을 직장생활 안에서 좁게 생각하기보다는, 내 인생 전반에 걸쳐 하나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 다음 시기별 목표를 함께 세우면서 간다. 현재 내 위치가 늘 고정적이라고 못 박아두는 일은 가장 어리석다. 나의 위치는 영원한 것도 아니고 이것으로 나를 평가하는 잣대로 고정시켜서는 안 된다.
일단 밑그림을 크게 그려야 한다. 그리고 뚜렷한 색으로 확실하게 실선을 그려야 한다. 시기별로 나누고 연도별로 나누고 월별로 나누어 치밀하게 자기 계획을 이룰 목표를 중장기적인 과제에 포진시키고 나아갈 때 성과가 있고 결과가 있다.
자신의 계획이나 목표를 실현하려면 당장의 즐거움을 포기하고 집중하고 헌신해야 한다. 나무그늘을 산 청년이 그늘주인이라고 우기는 부자영감과 맞붙어 다투지 않고 일단 돌아간 것처럼. 현명하게 내가 세운 목표는 나를 당장이라도 행동할 수 있게 뚜렷한 동기 부여를 해주어야 한다. 분명한 성취가 있고 소중한 보람이 가득한 목표가 아니라면 목표는 다시 세워져야 한다. 나의 목표가 올바른가, 아닌가를 판단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기준은‘이 목표가 나를 움직이게 하는가’이다.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지금 준비하라
목표는 미래를 어느 정도 그려보면서 세우게 마련이다. 보통 결과를 예측한다거나 목표를 달성했을 때 달라진 자신의 변화나 위치에 대해 그려보면서 동기 부여가 되고 열정에 불붙는다. 록펠러는 유전을 보면서 원유를 생산하기보다 그것을 정제하고 또 저렴하게 수송하면 큰 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카네기는 나무로 놓인 다리들을 보면서 앞으로는 모든 다리가 철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그들은 떠오르는 산업을 완전히 장악해 버렸다.
그들은 그들이 있는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뭐든지 했다. 직장에서는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고, 사업의 기회가 왔을 때는 주저하지 않고 도전적으로 뛰어들었다.‘ 부를 구축하고 말리라’는 가슴 깊이 타는 뜨거운 열망이야말로 그들이 부의 제국을 건설하는 든든한 초석이었던 것이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 내가 가진 능력이 미래에도 효용가치가 있는지, 만약 없다면 어떤 능력을 새로 채워야 하는지, 또 어떤 분야로 방향을 틀어야 하는지가 무엇보다 중대한 관심사가 되어야 한다.
서점에서는 10년 후를 예측하는 책이 보인다. 10년은 얼핏 길게 느껴지고 멀리 있는 시간처럼 보이지만 만약 지금 하고 있는 일과는 동떨어진 분야를 준비하는 데는 부족한 시간일지 모른다.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정확한 방향에 초점을 맞춰서 미래를 준비하자.
지금부터 준비해도 늦지 않다. 무조건적인 자격증 따기, 남들 다하니까 뒤처지지 않기 위해 나도 하는 공부는 소용없다. 지금의 상황을 넘어 먼 바다의 움직임을 내다볼 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