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 좋고 맛 좋은 생선, 고등어
농어목 고등어과에 속하는 고등어(高登魚)는 등이 둥글게 부풀어 오른 고기라는 뜻이다.
옛 문헌 <동국여지승람>에서는 옛 칼의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고도어(古刀魚)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자산어보>에는 푸른 무늬가 있다고 하여 벽문어(碧紋魚)로 기록되어 있다. 등푸른 생선의 대표인 고등어에는 질 좋은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특히 고등어에 들어있는 오메가3은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고 EPA와 DHA는 고혈압과 동맥경화의 원인이 되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두뇌활동을 촉진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랫말처럼 어머니께서 밤새 소금에 절인 고등어를 구워주던 것도 이 좋은 영양 때문이리라. 고등어는 주로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의 온대 및 아열대 해역에 군집을 이루며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동해 주문진, 포항, 부산과 남해 제주도, 완도, 청산도, 여수, 거문도 근해가 주요 어장이다. 최근에는 고등어 물량의 90%를 부산대형선망수협에서 어획하고 약 70% 이상이 부산을 거쳐 위판 된다고 한다. 부산은 고등어를 시어(市魚)로 지정할 만큼 고등어와 친숙하다. 2008년부터는 ‘부산고등어축제’를 개최하고 있기도 하다. 부산 남포동 일대에는 1980년까지만 해도 고갈비집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었다. 고갈비는 고등어를 갈비처럼 구워내는 데서 붙여진 이름으로, 밥반찬으로도 좋지만 구수한 막걸리와 더없이 잘 어울리는 메뉴다. 뱃일에 지친 일꾼들의 고단함을 달래주는 최고의 음식이기도 했다.
시어머니가 35년, 막내며느리가 9년. 오래도록 같은 맛을 유지하며 찾아오는 손님들을 맞이하는 <할매집>
어머니의 손맛 그대로의 <할매집> 고등어구이정식.비린맛 없이 짭조름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소박한 어머니 밥상 그대로
사실 고등어는 부산에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 생선이다. ‘국민생선’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가격도 저렴하고 영양도 풍부하고 맛이 좋아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식품. 조림으로 먹었을 때는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고 구이로 먹었을 때는 짭조름하고 고소한 맛이 그만이다. 지금도 부산 자갈치시장 인근에 생선구이집과 고등어정식집이 여러 곳 장사를 하고 있다. 고등어, 갈치, 민어, 서대, 조기 등을 모둠으로 구워주는 생선구이집이 있는가 하면 고등어만 구워 파는 집이 있다.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44년 동안 고등어구이를 메뉴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는 ‘할매집’을 찾았다. 자갈치역에 내려 수협으로 가는 골목길로 들어서면 똑같이 생긴 고등어구이집 3곳이 나란히 있는데 그중 한곳이다. 시어머니가 35년, 막내며느리가 이어받아 올해로 9년째 고등어를 구워 한상차림으로 내고 있다. 엄마가 집에서 차려주는 집밥 그대로다. 고등어구이, 밥, 된장찌개, 된장국, 콩나물무침, 고추장아찌, 무생채무침, 미역무침이 나오는데 소박하지만 맛은 일품이다.
할매집 맛의 비밀은 뭐니뭐니해도 신선한 고등어에 이 집만의 간하는 법 그리고 연탄불이다. 또 한가지 있다면 그것은 시어머니 방법을 올곧게 지키는 막내며느리의 착한 심성이 아닐까 한다.
“고등어 굽는 방법, 밥이며 찌개, 반찬까지 어머니가 하셨던 그 방식 그대로 하고 있어요. 그래야 맛이 제대로 나기도 하고, 안심이 돼요. 손님들은 아직도 맛이 그대로라고, 변함이 없어 좋다고들 하세요. 대부분 오래된 단골들이시죠.”
할매집 2대 주인장의 말이다.
<할매집> 고등어구이 맛의 비밀은 시어머니 때부터 써오던 연탄난로의 불맛이 한몫하고 있다.
생고등어와 꽃소금 그리고 연탄불
할매집은 매일 새벽 자갈치시장에서 생고등어를 사다 직접 간을 한다. 일반적으로 굵은소금으로 간을 하는데 비해 할매집은 꽃소금으로 간을 한다. 감칠맛이 좋고 짠맛이 덜하다는 것이 주인의 말이다. 천일염의 꽃소금으로 간을 해서 하루 이틀 숙성을 한다. 살이 단단해지고 육즙도 풍부해진단다. 숙성한 고등어는 시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연탄불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굽는데 안쪽을 먼저 굽고 등쪽의 푸른색이 짙어지면 뒤집어 또 한번 굽는다. 살이 흐트러지지 않고 본래의 모양이 잘 유지된다고 한다. 연탄불은 가스불과 달리 은은하게 속까지 익혀주어 고등어의 맛을 더 풍부하게 해준다고. 또 식당 밖에서 굽다 보니 바람에 따라 자연스럽게 화력이 조절되고 구울 때 나는 비린내도 식당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아 맛은 맛대로 지키며 비린내를 잡는 효과까지 있다고 한다. 한쪽에서는 연탄불 위 솥에서 밥이 보글보글 끓고 있다. 밥 끓는 물(옛 어른들은 눈물이 흐른다 고도 함)이 흐르니 솥뚜껑을 열어 밑바닥까지 여러 차례 잘 저어준다. 타지 않고 구수하게 밥맛을 좋게 하기 위해서다. 그렇게 끓고 나면 쇠꼬챙이 3개를 연탄화로에 올리고 그 위에다 밥솥을 올려놓는다. 따로 불을 조절할 수 없는 연탄난로라 불 조절을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어머니의 지혜에 며느리는 아직도 놀라울 따름이라고 한다. 나머지 두개의 연탄불 위에서는 국과 찌개가 은은하게 끓고 있다. 찌개는 무와 멸치로 육수를 내어 집된장으로 맛을 냈다. 푹 익은 무와 두부를 한 숟가락 떠 넣으니 구수한 맛이 입안에 가득하다. 무는 달고 두부는 부드럽다. 된장국은 제철재료로 그때그때 끓여내는데 멸치육수와 쌀뜨물로 맛을 내어 맛의 깊이가 다르다. 손맛과 좋은 재료, 정성이 어우러져 4천원짜리 한끼 식사라지만 오래도록 배가 든든하다. 갖가지 나물반찬도 특별할 것 없이 보여도 맛깔스러운게 자꾸 젓가락이 간다.
“하루에 150마리의 고등어와 많게는 24장의 연탄을 써요. 간단하게 쉽게 하려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겠지만 맛은 어머니의 맛을 따라갈 순 없겠죠. 할 수 있다면 지금 이대로, 어머니가 하셨던 대로 할 겁니다. 그게 오랜 단골에 대한 예의고 또 새로 찾아주시는 손님들에 대한 보답이 아닐까 해요.”
주인은 그렇게 연탄불 앞에서 고등어를 굽는다. 맛이 다른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고 할매집 고등어구이가 유별나게 맛 좋은 것도 이 같은 주인의 마음 때문이리라.
고등어정식 할매집
051-245-9397.
부산광역시 중구 자갈치로23번길 6
부산 자갈치시장 소문난 생선구이
+ 명동정식식당
고등어 반마리가 1인분 정식으로 네댓 가지 반찬과 국, 된장찌개가 한상차림으로 나온다. 4천원. 짭짤한 고등어구이에 밥 한 그릇이 금방 뚝딱이다. 무를 아끼지 않고 넣어 끓인 된장찌개도 맛있다. 바로
앞 진주식당과 오복식당에서도 고등어구이정식을 판다. 할매집과 이웃해 있다.
주소 부산광역시 중구 자갈치로23번길
+ 자갈치시장 생선구이골목
자갈치시장에서 충무동 어시장 골목에 생선구이집 골목이 형성되어 있다. 고등어, 갈치, 가자미, 서대,
빨간고기, 민어, 조기, 꽁치 등 계절에 많이 나는 생선들을 구워 한상차림으로 낸다. 집마다 함께 곁들여 나오는 선짓국 맛도 전문점 맛 못지않은 칭찬이 이어진다. 모둠구이는 중 30,000원, 소 20,000원, 단품구이는 7천원이다. 부산횟집 생선구이가 많이 알려졌다.
주소 부산광역시 중구 자갈치로 30
믿을 수 있는 고등어 구입하기
우체국쇼핑(mall.epost.go.kr)
1588-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