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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新) 단양 그리고 단양우체국
서울에서 단양은 동서울터미널에서 가야 한다. 두 시간쯤 흘렀을까, 매포읍을 지나 단양군의 중심인 단양읍 시외버스터미널에 닿기까지 버스는 남한강을 옆에 두고 달린다. 작년부터 개장해 많은 이들이 찾는다는 남한강 절벽 아래 산책로 잔도(棧道)도 눈에 들어온다. 상진 수변거리에는 1985 숫자가 눈에 띄는데 이 조각은 신 단양으로 이주한 지 30주년을 기념하는 ‘기억하라 1985’ 조형물이다. 1980년대 초반, 충주댐 건립 당시 많은 지역이 수몰되어 현재 단양읍 소재지를 ‘신 단양’이라 부르고, 현재 단성면을 ‘구(舊) 단양’(수몰 이전 군청 소재지)이라고 한다.
구단양에 있던 단양우체국도 1985년부터 지금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머릿돌의 ‘1985’ 라는 숫자가 단양 주민들뿐만 아니라 우체국 직원들에게도 여느 해와는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이유다. 이종배 국장을 포함하여 약 서른 명이 근무하고 있는 단양군의 총괄국, 단양우체국은 남한강과 양방산을 지척에 두고 있다. 그래서일까? 자연을 벗 삼아 마주하는 시간이 길어지니 시가 저절로 써진다며 시 쓰기가 취미라는 이 국장이 몇 편의 자작시를 보여주었다. 이처럼 매일같이 마주하는 풍경, 그 안팎의 좋은 기운은 서로 통한다. “단양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면 패러글라이딩 하시는 한두 분은 매일 꼭 보게 돼요.” 이곳에서 일한 지 3년 차라는 송현경 주무관이 말했다. 대화가 오가는 사이에도 양방산 활공장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고 있는 이들이 하늘 위에 보였다. 창 너머로 유유자적 하늘을 나는 사람들과 만나는 단양우체국.
만천하스카이워크에서 본 풍경
단양의 아홉 번째 볼거리, 단양 구경시장
우체국 근처엔 단양을 찾는 이라면 누구나 찾아가는 시장이 있다. 단양팔경에 하나 더한 아홉 번째 볼거리라 하여 ‘단양 구(9)경시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단양은 마늘이 유명한 것 아시죠? 하지 (올해는 6/21) 전후로 출하돼요. 그때는 시장 양쪽에 마늘이 주르륵 걸려 있는 진풍경을 볼 수 있어요. 1일과 6일에는 오일장도 열리고, 시장에는 단양 마늘을 이용한 음식도 많이 팝니다”라며 단양이 고향이고 이곳에서 삼십여 년 근무 중이라는 영업팀 박미예 주무관이 말을 잇는다. 만두소에 마늘을 넣어 만든 단양의 명물 ‘마늘만두’는 새우, 김치 등을 버무려 만들어 인기가 좋다. 특히 시장 안쪽에 위치한 가게 <단고을마늘만두>를 추천한단다. 배우 박보검이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다녀간 곳이라더욱 유명하다고. 이 외에도 단팥과 치즈의 조화가 일품인 <단골수제고로케>의 다양한 크로켓도 단양우체국 직원들의 든든한 간식이 되어준다고 전했다.
두산과 양방산의 패러글라이딩
패러글라이딩이란 파라슈트(낙하산)와 글라이딩의 합성어로, 하늘을 나는 체험을 할 수 있는 레포츠다. 체험자들은 대부분 자격증이 있는 조종사와 함께 2인 1조가 되어 십여 분 동안 하늘 위를 난다. 날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레포츠. 단양은 지리적 특성상 연중 300일 이상 비행이 가능하여 멀리서도 이곳으로 패러글라이딩을 하기 위해 찾아온다. 단양군 가곡면의 두산 정상에는 많은 사람이 찾는 <카페산>(CAFE SANN)이 있다. 이곳 2층에서 패러글라이딩 체험을 할 수 있고, 안팎에 포토존이 많아 소위 ‘인생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보면 파라슈트를 입고 하늘을 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단양 토박이 택시기사 황광훈 씨는 “두산 활공장보다도 양방산 활공장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더 멋집니다. 커피를 마시거나, 활공장 위에서 시간을 보내려면 두산도 좋지만 직접 패러글라이딩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양백산(양방산의 다른 이름)으로 가야 해요. 산 정상에서 보이는 양쪽 풍경이 예술입니다”라며 재차 양방산 예찬을 늘어놨다. 양방산은 해발 664m로 두산 정상보단 백여 미터 더 높다. 그의 말처럼 오른쪽으론 남한강이 굽이치는 모습이다. 신 단양 전체가 내려다보이면서 왼쪽으론 소백산의 형제봉을 시작으로 남쪽 산맥을 따라 신선봉, 국망봉, 비로봉, 연화봉, 형제봉 등이 이어지는 산세가 무척이나 아름답다.
날씨 좋고 구름이 두둥실 떠 있는 오후, 양방산 위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타려고 준비하던 우명옥 씨는 딸과 함께 별다른 계획 없이 단양 여행을 하다 이곳에서 보이는 소백산 자락이 너무 멋져서 이 위를 날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60대에 도전하기 조금 겁나기도 하지만 같이 타며 도와주는 분이 있으니 단양에 온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꼭 한번 도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풍경이 멋있어서 날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곳. 태어나서 처음 패러글라이딩에 도전하려는 이들은 모두, 단양의 양방산으로 가자.
두산 활공장 패러글라이딩
단양강잔도
만천하스카이워크
만천하스카이워크와 단양강잔도
2017년 단양 관광의 큰 획을 그은 두 곳이 있다. 남한강의 절벽길을 따라 이어지는 만천하스카이워크와 강줄기를 품은 단양강잔도가 바로 그것. 만천하스카이워크는 단양군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다. 나선형 보행로를 둥글게 돌아 걸으며 정상에 서면 소백산과 월악산, 금수산 등 단양이 품은 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곳에서 맞는 바람은 한여름의 더위도 모두 날려 보낼 수 있다. 나무 갑판 보행로가 정상에서는 유리로 바뀌는데 발밑으로 투명한 유리를 통해 펼쳐지는 단양의 모습이 아주 오싹할 정도.
험한 벼랑 같은 곳에 선반을 매달아 놓은 듯이 만든 길을 잔도(棧道)라고 한다. 한자로 ‘사다리 잔’을 쓰는 이 길을 직접 마주하면 왜 그런 이름인지 알 수 있다. 대부분 그 지역의 이름과 함께 불러 이곳은 일명 ‘단양강잔도’이다. 총 1.12km의 길에는 그동안 접근하기 어려웠던 암벽을 따라 길이 펼쳐져 있다. 많은 대화를 하지 않더라도 그저 함께하면 편안하고 좋은 사람과 같이 걷자. 긴 말이 필요 없는 이곳. 길 중간의 나무 벤치에는 ‘고요함을 배우고 한가로움을 훔친다’라고 적혀있다.
이길은 운동하는 단양 주민, 나들이 온 여행객, 데이트 중인 연인들도 모두 품는다. 강가의 좁고 긴 길이 주는 시원함과 짜릿함! 여름의 더위는 이곳에서 모두 날아간다. 자연과 물아일체 된 기분을 바로 여기에서 느낄 수 있다. 풍경과 시간을 소유하는 사람. 잔도를 걸으면 모두 시인이 될 수 있을 것만 같다. 진정한 관광은 그 지역만이 가진 풍경임을 다시 한번 느껴본다. 잔도는 특별히 입장 시간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일몰 후부턴 은은한 조명이 켜져 낮과 밤의 다른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단양팔경과 충주호 유람선
‘단양’이란 단어를 들었을 때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단어는 ‘팔경’이다. 단양팔경 중 구담봉과 옥순봉을 비롯해 충주호 주변의 바위와 봉우리를 보다 쉽게 바라볼 방법이 있다. 바로 충주호 유람선을 타는 것. 충주호 유람선은 육지 속의 바다로 불릴 만큼 담수량이 큰 호수인 충주호를 건넌다. 배는 장회나루 선착장에서 출항하며, 우천 시에도 정상 출항한다. 더운 여름날 아침 또는 해 질 무렵 타면 참 좋다.
특히 단양팔경 중 하나인 도담삼봉은 단양우체국의 관광 일부인에도 담겨있는데, 남한강 수면을 뚫고 솟아오른 세 봉우리가 그 자체만으로도 신비스럽다. 조선의 개국공신인 정도전이 은거하며 자신의 호를 도담삼봉에서 본떠 ‘삼봉’이라 지었다는 일화도 있다. 이곳을 찾는다면 가파른 고개 위 석문을 보는 것도 잊지 말자.
숲속의 중고서점
단양 적성면의 숲속 깊은 곳에는 차에서 내려서도 200여 미터를 걸어가야 하는 서점이있다. ‘정말 이런 곳에 서점이 있을까?’ 의심하다 보면 나오는 새한서점. 서울 고려대앞에서 1979년에 시작한 서점이 오랜 시간을 거쳐 주인장의 고향과 가까운 곳에 터를 잡았다. 개울물소리, 새소리가 책방의 배경음악이 되어준다. 현재는 이금석 대표의 아들도 매니저로 함께하며 단양의 문화 프로그램 개발에 힘쓰고 있다. 대략 10만 권이 넘는 이곳의 중고책들은 물론 상태가 썩 좋지 않은 것도 있지만, 책을 사랑하는 개인의 진심과 마주할 수 있어 의미가 깊다.
새한서점
자연 치유를 위한 여행지
‘치유’ 또는 ‘힐링’이라는 단어를 과용하는 요즘이지만 단양을 떠올리며 ‘힐링’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저마다 자신의 몸을 움직이며 쾌감과 전율을 느낄 수 있는 곳. 높이 올라서 마주하는 풍경으로부터 전달받는 좋은 기운. 그 빛과 그 풍경에 깊이 감동한다.기차나 버스로 두 시간이 조금 넘는 단양에서 만나는 여름은 분명 다른 곳에서의 시간보다 더욱 시원할 것이다. 풍경에 취해 시가 저절로 써지는 곳, 산세에 반해 하늘을 가르고 싶게 하는 곳. 올여름 우리가 단양에 가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여행 Note
단양은 휴식을 원하는 이들을 반긴다. 자연을 벗 삼아 쉬고, 그 안에서 다시 도시로 되돌아갈 힘을 주는 곳이다. 단양이 고향이고, 단양 우체국에서 삼십여 년 근무 중인 영업과 박미예 주무관에게 추천받은 공간을 소개한다. 단양이 가진 것, 단양의 맛과 공간을 공유한다.
고수동굴
Ⓒ단양군청
대부분이 석회석 지질로 이루어진 단양. 천연기념물 제256호로 지정된 고수동굴은 길이 1,700m에 이르는 자연동굴로 동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동굴로 손꼽힌다. 여름철 동굴투어는 최고로 시원한 관광이 될 것이다.
단양군 단양읍 고수동굴길 8
043-422-3072
드림레저 패러글라이딩
단양에서 가장 높은 활공장인 양방산 활공장에서 패러글라이딩 체험이 가능한 곳. 사무실에서 만나 함께 차를 타고 이륙장으로 이동하고, 체험 후 사진이나 촬영한 영상 등을 바로 받을 수 있다. 패러글라이딩은 보통 일출 후부터 일몰 전까지 가능하니 자신의 일정에 맞춰 미리 전화 등으로 예약해놓으면 좋다.
단양군 단양읍 수변로 65
043-421-7331
송이마을
소고기 버섯전골, 자연 버섯전골 등으로 버섯을 중심으로 한 메뉴를 판매한다. 맛이 깔끔하고 간이 세지 않아서 건강식으로 먹기에 좋다. 이외에도 버섯 육개장, 능이 해장국 등의 단품 메뉴도 판매한다. 단양 구경시장, 시외버스 터미널 가까이에 있다.
단양군 단양읍 별곡 9길 7-1
043-423-9700
베이커리 카페 하이디
가곡면의 아름다운 경치에 반한 주인장이 조용하고 사람들이 많지 않은 이 동네에 작은 빵집을 열었다. 소금으로 맛을 낸 시오빵, 산딸기 크림이 들어간 산딸기빵, 통밤이 들어간 밤빵 등이 인기다. 가을철에는 많은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오는 남한강 갈대숲 탐방로가 가까우니 커피 한 잔, 빵 하나와 함께 그 길을 걸어도 좋겠다. 단양우체국 직원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빵집.
단양군 가곡면 사평3길 6-3 (휴무 일,월)
043-421-7022
소백산 화전민촌
Ⓒ소백산 자연휴양림
온달산성, 구인사를 찾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곳. 소백산 자연휴양림 안에 있는 이곳은 풍경도 가격도 훌륭하다. 복잡한 도심을 떠나 진정한 휴식을 즐기려는 관광객이 찾는다며 단양 우체국 박미예 주무관이 강력히 추천했다. 휴대전화가 잘 터지지 않는 곳. 도시에 지친 이들을 위로하는 곳이라고.
단양군 영춘면 하리방터길 180 화전민촌
www.forestventure.co.kr
043-423-3117
구인사
Ⓒ단양군청
소백산 연화봉 아래 자리 잡은 구인사는 대한불교 천태종의 총 본산이다. 특히 이 절에는 5층 높이의 900평 넓이에 1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법당과 135평의 목조 강당인 광명당 등이 멋지다. 좁고 신비로운 산세를 훼손하지 않고 가파른 언덕을 따라 가람을 배치한 것이 특이하다. 템플스테이도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살펴볼 것.
단양군 영춘면 구인사길 73
guinsa.templestay.com